(탐방) 90년대 20개체, 50여 촉 남아있던 제주한란..7천여촉으로 증식, 희망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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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90년대 20개체, 50여 촉 남아있던 제주한란..7천여촉으로 증식, 희망 보았다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22.11.06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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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한란전시관, 올 제주한란축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애도로 취소..제주한란분재전 이틀만 열어

 

 

매년 이맘때 서귀포시 소재 제주한란전시관에서 열렸던 제주한란 축제가 올해는 예기치 않았던 이태원 참사로 희생되신 분들을 애도하기 위해 당초 계획했던 축제를 모두 취소했다.

따라서 축제 기간에 함께 열었던 제주한란분재전시회도 5일(토요일)과 6일(일요일) 이틀간으로 축소, 개최됐다.

다만 제주담원선묵화연구회(회장 김한수) 18명 회원이 참여한 제주한란도(濟州寒蘭圖) 선묵화 61점은 오는 12월 6일까지 제주한라전시관 기획전시실에서 전시된다,

제주한란전시관은 제주한란의 가치 정립과 관광 자원화를 통해 경제·수익적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 제191호로 지정된 제주한란의 희귀성과 가치를 확립하고 탐방객들에게 제주한란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조성된 2층 규모의 전시관이다.

지상 1층에는 사무실, 매표소, 화장실이 있고 지하 1층에는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영상실, 수장고, 자료실을 갖추고 야외에는 주차장, 야외공연장, 야외화장실이 갖추어져 있다.

 

 

 

부대시설로 제주한라 분재를 재배하는 유리온실이 있고 돈내코 주변에 제주한란 자생지가 조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제주한란전시관은 탐방객들에게 제주한란 자생지를 둘러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자생지에 탐방로를 조성해 놓았다.

제주한란 탐방을 희망하는 탐방객들에게는 탐방신청을 받은 후 문화관광해설사가 동행하며 제주한란에 대한 가치를 설명하고 탐방로가 설치된 구간에 한해 자생지를 체험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제주한란은 지난 1967년 7월 11일 천연기념물 제191호로 지정됐다.

제주한란 자생지는 지난 2002년 2월 2일 한란자생지 북방한계선인 서귀포시 상효동 1,611번지일대(돈내코계곡 일대) 389.897㎡를 천연기념물 제432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자생지를 보호하기 위해 자생지 주변에 울타리를 설치하고 지속적인 개체증식을 위한 연구를 실천, 지난 20여 년간 활동해 왔다.

그 결과 지난 1996년 제주한라자생지에 남아있던 20여 개체 50여 촉에 불과했던 제주한란이 현재는 7,000여 촉으로 불어나 자생지에서 제주한란이 풍성하게 자라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게 됐다.

 

 

 

제주한란은 잎이 길고 부드러우며 꽃은 일경다화성(一莖多花性)으로 하나의 긴 꽃대에 5~10여개의 꽃이 어긋나게 붙어서 밑에서부터 피기 시작하여 끝까지 피는 총상화서(總狀花序)다.

보통 10월에서 이듬해 1월 사이에 꽃이 피는데 제주한란 꽃은 아침나절 햇볕을 받고 나면 청아하고 맑은 향(청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란(蘭)으로 예부터 사군자(四君子)중 하나인 란(蘭)은 문인화(文人畫)의 소재가 되고 있다.

제주한란전시관 운영 책임을 맡고 있는 세계자연유산본부 자연문화재과 강승태 연구사는 “제주한란은 자연 상태에서는 종자 번식이 매우 어려운 신비디움속 난초과 식물로 우리나라, 일본, 중국남부지방, 대만 등에서 자생하는 상록성 초본식물인데 한라산 남쪽 해발 120m~850m 상록수와 낙엽수 혼합림 지대에 자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구온난화에 의한 주변 환경의 변화와 관광지나 택지 조성 등으로 인한 무분별한 개발, 사람들에 의한 남획 등으로 자생지에서 개체수가 멸종위기에 이를 정도로 급격히 감소, 환경부에서 법적보호종 1급으로 지정했고 산림청에서도 제주한란을 멸종위기 희기식물 1급으로 지정, 법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식물”이라고 설명했다.

 

 

 

설명을 들은 후 제주한란 자생지를 찾아 탐방로에서 제주한란이 서식환경과 개화상태를 확인하려고 했으나 올해는 가을 가뭄이 너무 심해 제주한란이 개화를 하는데 영향을 미쳐서인지 자생지에는 개화를 한 제주한란을 한 촉도 볼 수가 없었다.

무척 아쉬웠는데 유리온실에 몇 개의 개체가 꽃을 피우고 있어 이를 바라보며 아쉬움을 대신했다.

한편 지하 1층 기획전시실에는 제주한란보존회(회장 이태훈) 회원들이 심혈을 기울여 가꾼 제주한란 분재 100여분이 전시돼 있었다.

전시된 분재는 모두 개화, 자생지에서 볼 수 없었던 만개한 제주한란을 보면서, 제주한란이 풍기는 은은하면서도 도도한 이미지가 기품(氣品)을 지닌 선비의 기상(氣像)을 닮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의 노력으로 제주한란이 자생지에서 개체수가 크게 늘어난 일은 무척 고무적이다. 희망을 보았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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