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삼 제주시장, 획기적 발상 '차 없는 거리' 추진..제주, 꾸리찌바로 도약할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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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삼 제주시장, 획기적 발상 '차 없는 거리' 추진..제주, 꾸리찌바로 도약할지 주목”
  • 김태홍
  • 승인 2023.02.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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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과 상인들, 반대 아닌 반대가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내다봐야’
제주시가 2019년 10월 대한민국 문화의 달 행사 기간 차 없는 거리 운영 모습
제주시가 2019년 10월 대한민국 문화의 달 행사 기간 차 없는 거리 운영 모습

‘발상의 전환’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그 시도는 엄청난 시련과 저항에 직면하기 일쑤다.

뭔가 기존의 것과는 확실히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차 없는 도심 거리 구상도 분명 획기적 발상이다.

강병삼 제주시장이 지난 14일 제주도지사 연두방문 자리에서 관덕정 일대 차 없는 거리 조성 계획을 하고 있다고 밝혀 과연 추진될지 주목된다.

하지만 꾸리찌바에서 추진했던 차 없는 거리를 배끼기에 몰두할게 아니라 창조적인 결과물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주시는 2020년 1월 9일 서문로~중앙로 500여m 구간의 정기적인 차 없는 거리 운영에 대한 지역주민 201명을 대상으로 면접 인식조사를 발표한 바 있다.

인식조사는 2019년 11월 19일부터 12월 3일까지 상가를 운영하는 업주 107명과 인근 거주민 94명 등 20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차 없는 거리 운영 시 부정적 요소로는 ‘교통 및 주차 불편’(57%), ‘행사소음 불편’(48%), ‘행사 쓰레기 문제’(28%) 순으로 답했다.

차 없는 거리 운영 횟수는 분기당 1회(28%)와 한 달에 1회(24%), 2주에 한번(19%), 1주일에 1회(9%) 순이다. 그러나 응답자의 20%는 운영 자체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차 없는 거리 운영에 대한 찬반 의견에서는 인근거주 지역주민들의 경우 찬성 38.3%, 반대 20.2%, 보통 41.5%다.

상가를 운영하는 상인들은 반대 30.8%, 찬성 26.1%, 보통 43.0%로 반대의견이 가장 많았다.

차 없는 거리 운영 질문 응답자 63%가 ‘지역활성화’, 지역정주환경 개선 23%, 지역 공동체의식 함양 13% 순이었다.

그러나 현재 제주시내는 어린이들의 놀이터였던 골목길을 자동차에 내어준 지 오래됐고, 차 사고의 위험 때문에 놀이터도 맘대로 못 내보내는 실정이 됐다

브라질 남부 상파울루에서 남서쪽 약 400㎞ 지점에 있고 총면적 432㎢인 ‘꿈의 도시’ ‘환경 도시’인 꾸리찌바(Curitiba)는 1970년대 초 당시 시장이 시내 상업지역의 혼잡한 자동차 도로 여섯 블록을 주변 상인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차 없는 거리’로 만들었다.

이 후 사람의 왕래가 늘어 장사가 잘되자 상인들은 오히려 차 없는 거리를 확대해 줄 것을 요청하게 됐고, 당시 차 없는 도로는 열다섯 블록까지 이르게 됐다.

외국의 도시 사례에서 보듯이 보행환경이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는 그 도시의 매력 포인트다. 도심에 차를 통제하고 보행하기 좋은 여건으로 조성하는 것이 주변 상인들에게도 처음에는 장사가 생각한 만큼 덜될지 모르나 중장기적으로는 매출이 크게 신장하는 선순환구조로 가는 사례가 많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꾸리찌바의 정책은 이처럼 가히 혁명적이었다. 그들은 가장 먼저 보행자 전용도로를 만들었다. 자동차보다 사람이 우선이라는 시장의 신념 때문이다.

그곳에서는 연일 많은 문화행사가 열려 소통의 장으로도 활용도가 높다고 한다.

꾸리찌바시의 이 같은 성공의 요인은 돈이 많이 들고 개발을 위한 개발만을 일삼는 도시계획은 바람직한 도시계획이 아니라 예산을 도로 건설과 확장에 쏟아부을 때 그 돈을 시민이 살기에 편하고 쾌적한 도시를 만드는데 사용했다는 점이다.

새로운 도로를 뚫는 대신에, 기존의 도로공간을 재배분해 이용하기에 편하도록 바꾸어 놓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도시들과는 달리 꾸리찌바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괄목한 성과를 이뤄냈다. 이렇게 꾸리찌바 지도자들은 분명한 철학과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대담무쌍한 일들을 이뤄냈다.

지도자와 공직자들의 시민에 대한 존중심이 먼저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차 없는 거리 조성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주차장 조성이 관건이다. 주차장을 외곽에 조성해 셔틀버스를 운영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강병삼 시장이 차 없는 거리를 야심차게 추진하는 만큼 제주 꾸리찌바로 도약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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