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여 년에 걸친 제주 지방관 명부..국립제주박물관, '관풍안' 번역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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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여 년에 걸친 제주 지방관 명부..국립제주박물관, '관풍안' 번역서 발간
  • 김태홍
  • 승인 2023.10.1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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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제주박물관(관장 박진우)은 고려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제주에 왔던 지방관의 이름과 주요 행적을 살펴볼 수 있는 '관풍안觀風案'을 번역·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관풍안'은 고려 의종毅宗(재위 1146~1170) 때 탐라령耽羅令으로 부임했던 최척경崔陟卿(1120~1186)부터 일제강점기 1940년대 제주도사濟州島司로 온 사카모토 니고이치[坂本二五一](생몰년 미상)까지 제주에 왔던 지방관(목사, 판관, 현감 등)의 이름과 임면任免 시기, 행적을 기록한 명부이다. '관풍안'은 국립제주박물관이 2010년 한학자 오문복吳文福(1940~현재)님으로부터 기증받은 책이다.

국립제주박물관은 2021년부터 제주 역사 연구에 보탬이 되고자 소장 고문헌을 고전총서로 발간하고 있다. 2021년에는 첫 번째 '지영록'을, 2022년에 두 번째로 '표해일기'를 발간, 2023년에 세 번째 고전총서 '관풍안'을 펴내게 됐다.

국립제주박물관 소장 '관풍안'은 20세기 초 제주에 목사로 부임했던 홍종우洪鍾宇(1854~1913)의 서문이 있고, 제주 출신으로 벼슬길에 오른 인물을 정리한 '과환科宦'처럼 다른 제주 지방관 명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기록들이 포함되어있어 사료적 가치가 있다. 이 책은 번역문과 색인, 탈초脫草를 거친 원문과 원본 사진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책의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중간중간 제주 지방관과 관련한 유물 ‧ 유적의 사진을 삽입했다.

'관풍안'에 따르면 1581년(선조 14) 3월부터 1582년(선조 15) 8월까지 재임한 제주목사濟州牧使 김태정金泰廷(1541~?)은 재임 당시 성산에서 왜선을 나포하고, 서귀포에서 서양인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이는 '선조실록'이나 '선조수정실록'에서는 확인되지 않는 사실이다. 이처럼 중앙의 기록만으로는 알 수 없는 여러 가지 제주 관련 사실들이 제주의 기록인 '관풍안'에 드러난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를 교차 검증한다면 고려~조선시대 제주 통치 과정에서 나타난 역사적 사건들의 의미를 더 깊이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앞으로도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소장자료를 발굴하여 그 내용을 지속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이 책자는 비매품으로 국립제주박물관 누리집(https://jeju.museum.go.kr)에서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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