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계획적인 제주비전, 모순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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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계획적인 제주비전, 모순투성이“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3.04.3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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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인 교수, ‘세계평화의 섬과 해군기지 양립 안돼'지적

 

"세계평화의 섬을 지향하는 제주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것은 모순투성이다."


제주법학전문대학원 리걸클리닉, 함께 꿈꾸는 제주는 30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제주미래비전과 특별법'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이 같은 주장이 제기 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신용인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오늘날 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 훼손과 지역사회의 갈등, 경제 저성장에 늪에 빠지는 등 총체적인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제주의 총체적인 위기는 올바른 비전의 부재가 가져온 결과"라고 지적하면서 "비전이란 배가 망망대해를 항행할 때 목적지를 향해 제대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하는 나침판과 같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제주가 내세우고 있는 대표적인 비전은 국제자유도시와 새계환경수도, 세계평화의 섬 등이지만, 각양각색의 비전들이 무계획적으로 산만하게 제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자유도시는 이상적인 자유시장 경제모델의 구축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신자유주의를 이념적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신자유주의의 경우 호불호를 떠나 기본적으로 강자의 논리"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제주가 거대자본과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제주를 신자유주의의 메카로 만들게 되면 제주도민들은 원주민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주가 국제자유도시가 될 수 있는 인적.물적 기반을 갖추고 있는지도 회의적인데다가 천혜의 자연환경은 국제자유도시 실현에 보완적인 역할을 할지 몰라도 필수조건은 아니"라고 꼬집었다.
 

신 교수는 "제주는 국가권력의 횡포에 의해 수많은 도민들이 학살당한 4.3의 아픔과 한이 서려있지만, 세계평화의 섬 지정에는 이에 대한 진지하고도 치열한 성찰이 담겨있다고 보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해군기지가 건설되는 섬을 두고 어떻게 평화의 섬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한 신 교수는 "한국 외의 다른 국가나 국민으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가슴에 손을 얹고 자문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제주 비전인 국제자유도시, 세계평화의 섬, 세계환경수도, 제주특별자치도 등은 여러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며 "이제라도 기존 비전들의 한계를 뛰어넘은 새로운 비전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생명평화의 섬 비전은 제주 내에서 자생적으로 부각된 비전일 뿐 아니라 제주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 지정학적 위치, 천혜의 자연환경을 잘 담아냈다"며 비전 실현을 위해 '제주생명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통한 제도화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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