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또 놀이..원희룡 그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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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또 놀이..원희룡 그는 누구일까
  • 문익순
  • 승인 2014.03.1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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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순 제주시 서광로 29길

문익순 씨
새봄으로 가는 길목 2014년 3월 16일 제주시 관덕정에서 출사표를 던진 도백출마자의 모습을 TV로 지켜보았다. 원희룡 전 국회의원. 그가 차기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장소가 왜 관덕정이었을까, 탐라의 역사가 오늘에 투영되며 그것이 과연 절묘한 선택이었을까. 내면이 혼란스러운 것, 오로지 지금까지 이 고장을 지켜온 토박이 제주인의 자존심이어서 그럴까.

대다수의 도민들은 알고 있다. 관덕정이 있는 목관아지는 과거 조선조 이래 목사(사또)와 아전들이 정사를 보던 곳으로, 육지(중앙)에서 온 목사들이 제주인(탐라인)들의 고혈을 짜내던 가렴주구(苛斂誅求)의 본거지요, 복마전이었던 곳임을. 이를 역사적 상상력에 현실을 투영해 보면, 그가 현대판 목사인 제주도지사를 꿰차고 난 다음, 전임목사들처럼 정치적 이득만 취하고 미련 없이 떠날 것은 아닌지.

하지만, 이제 조선시대가 아니다. 그 사또놀이에 들러리가 될 어리석은 도민은 많지 않다.
“제주는 저를 키워준 어머니입니다. 어머니! 제주의 아들, 원희룡이 왔습니다.” 운운… 서울의 찬가를 부르며, 제주도민을 외면하고 냉대하던 그가 이제 다급해졌나보다. 간교한 수사법으로 도민을 우롱하는 작태가 가증스럽다.

그는 1차 산업의 경쟁력 확보, 강정문제와 4·3을 말하며, 제주도지사가 대한민국 대통령도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사무총장 시절, 이 고장 1차 산업의 명운이 걸린 한·미 FTA 협상과정에 수수방관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 당내 최고 실세이면서도 4·3관련 대통령 공약이 파기되도록 방치했고, 본인은 4·3위령제에 단 한 번도 참석치 않았다. 강정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 도민 여론이 분열하고 수많은 강정주민들이 옥살이 극심한 고통을 겪을 때도 그는 바다건너 불구경이었다.

또한, 강정주민 대표들이 국회를 방문하여 협조를 구하려했으나, 두 번이나 문전박대했다고 한다. 이로써 그는 스스로 제주도민임을 포기했고 제주출신임을 부정했다. 이런 그가 강정문제의 해결을 운위(云謂)하는 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얄팍한 술수에 다름 아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번 선언에서 제주도지사를 징검다리로 대통령이 돼 보겠다는 터무니없는 야욕을 드러냈다. 서울에서 법조인과 3선 국회의원으로 수 십 년 동안 살면서 힘없는 고향사람들의 슬픔과 아픔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가 뜻하지도 않던 새누리 중앙당의 억지차출로 제주에 와서, 언제 그랬느냐는 듯 도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그 이중적 작태. 양심, 양식을 저버린 후안무치한 행태를 보며 마음 한구석이 몹시 씁쓸하다. 그래서 당신은 정치적 실향민이요, 정신적 이방인이라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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