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로(美路)에서 힐링 캠프.....
상태바
(기고) 미로(美路)에서 힐링 캠프.....
  • 오지은
  • 승인 2014.03.20 13: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지은 표선면 주무관

오지은 표선면 주무관
순순히 와준다면 그건 새봄이 아니라고, 누군가는 이렇게 얘기한다. 요즘 날씨를 보면 성큼 다가 왔다 냉큼 사라져다가 불쑥 찾아와선 이내 숨어 버리는 게 변덕이 심한 애인처럼 ‘밀당’을 하 게 요즘 봄인지라..


그래도 봄은 한겨울 내내 꽁꽁 얼렸던 이내 마음을 눈 녹듯이 꽃과 초록으로 그 화려한 자태를 뽐내면서 우리 곁에 성큼 자리 잡고 있다.


눈부신 햇살을 마주한 나른한 주말오후에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봄꽃처럼 깔깔대고 흐드러지게 내 코끝을 간지럽히며 도망간다.


겨울내내 구석에 내버려두었던 먼지 쌓인 자전거를 끌고 거리로 나와 본다. 내가 자전거를 즐겨 타는 이 길은 번영로(표선~성읍 간)구간으로 2011년에 녹지 쉼터공간으로 새롭게 조성되었고 지난해 3월 표선면에서는 공공자전거 무인대여 시스템을 구축하여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성읍민속마을을 관람할수 있도록 10대, 푸른바다를 가르며 달리 수 있는 해비치 해변 10대, 그리고 바람을 벗삼아 달리수 있는 번영로 구간에 10대가 각각 거치 되어 공공자전거 홍보 캠페인 시작으로 현재 4,800 여건을 넘는 이용객들이 이용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서 자전거로 인해 놀라운 생활의 변화들을 가져옴은 물론 두개의 바퀴가 주는 선물은 컸다. 자전거를 타며 여유가 생겨 무심코 지나쳐 버린 새로운 풍경들 앞에서는 조금은 느리게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변화를 가져왔고, 햇살과 바람을 가르며 달려가는 자전거는 유산소 운동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최고의 다이어트로 생활의 즐거움과 건강한 삶의 변화를 주었고, 또한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자전거는 공해나 오염을 일으키지 않아 녹아내리는 빙하로부터 지구를 지킬 수 있는 슈퍼맨이 될 수 있는 아주 기본적인 생활의 변화이다.


이처럼 자동차가 아닌 자전차(車)는 무심코 지나쳐 버린 길위에서 나를 또 다른 세상으로 안내한다. 바람이 느리게 놀다 가면 구름을 벗 삼아 천천히 쉬어가고, 돌담사이로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형형색색의 꽃들과 아기자기하게 펼쳐져 있는 오름. 양옆으로 솟아있는 푸른 가로수와 가만히 귀 기울여 들러오는 바람의 소리는 이 길 위에서만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으며 마음과 마음을 오가며 다정스레 휴식을 권한다.


요즘 너도 나도 힐링을 외치고, 조금 쉬어가라하고, 느리게 가라며, 멈춰서 돌아보라고 목소리를 외친다. 이 아름다운 길(美路) “친환경명품도로”에서 만나는 따사로운 햇살과 바람은 바쁜 세상 종종걸음을 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작은 쉼표로 다가올 것이며 나를 충전하는 에너지가 될 것이다. 바로 이것이 자연 힐링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