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당선인 '도민 프렌들리' 소통법 7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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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당선인 '도민 프렌들리' 소통법 7가지
  • 제주환경일보
  • 승인 2014.06.2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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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심부름꾼 투어 시즌 2' 수행담당자가 지켜본 '원희룡'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인이 마을투어 과정에서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인의 소통 스타일은 ‘친근함’이다. 권위와 격식, 체면을 모두 벗어 던졌다. 소박하고 소탈한 것을 넘어 친근함으로 다가온다. 도민들이 스스럼없이 먼저 말을 걸고 사진을 찍고 농담까지 한다. 이러한 친근함의 바탕에는 조용하고 꼼꼼하고 철저한 자기관리가 있다.


1. 높은 것은 싫다

권위는 체질에 맞지 않는다. 상대방의 눈을 보며 소통해야 한다는 게 기본 원칙이다. 도민과 얼굴을 맞대고 눈을 보며 대화해야 친밀도도 높이고 상대 의중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선거 때는 유권자들이 우러러봐야 하는 연단과 대형 유세차량을 없앴다. “돈 들이지 말고 상자하나 가져다 놓으라”고 해 ‘감귤 컨테이너 박스’유세가 시작됐다. 당시 정책발표 기자회견도 연단 없이 대화하는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진행했다.

 

당선후 진행하고 있는 마을투어 시즌2 과정에서 마을회관의 상석에 앉으라는 배려에 “그 자리는 마을 대장님 자리”라고 극구 사양한다. 그리고 주민들과 섞여서 앉는다. 밤에 열리는 무제한 주민토론의 의자 배치도 상당히 신경을 쓴다. 연단뿐만 아니라 당선인과 주민사이의 장애물이 되는 탁상까지 없애라고 주문했다. 자유로운 토론과 대화 분위기가 중요한 것이다. 이렇게 되니 정말 상호간에 ‘말’이 쏟아진다.

2. 캐주얼 청바지와 면바지, 단화는 ‘작업복’

격식과 체면보다는 일이다. 기자회견이나 공식장소에 가는 일을 제외하면 소탈한 의상을 즐겨 입는다. 활동성 뛰어난 청바지 또는 면바지에 캐주얼 자켓을 걸친다. 단화를 즐겨 신고, 현장에 뛰어나갈 것을 대비해 운동화도 항상 가지고 다닌다. 마을현장에서 흙바닥에 앉고, 콘크리트 바닥에 무릎을 꿇고, 팔을 걷어붙이고, 신발을 벗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16일 마을투어로 방문한 한림읍 지역에서 한 이장이 이례적으로 넥타이에 정장 차림을 하고 나왔다. 처음 있는 일이다. 당선됐다고 예의를 갖춘 것이다. 원 당선인은 “저 때문에 정장을 입고 오셔서 너무 죄송하다”고 농담을 던졌다. 원 당선인은 “평소에 기관장이 방문한다고 풀 베고 청소하는 일이 있는 데 그것은 형식적이고 낭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밤에 열리는 토론에 오실 때는 편한 복장으로 편하게 대화하자”고 신신당부했다.
 

 

3. 아무거나 먹지만, 아무와 밥을 먹지 않는다

소식을 하고 음식은 가리지 않는다. 선거기간 때는 점심을 거르는 일이 많았고, 차량에서 김밥, 샌드위치로 대부분을 때웠다. 상당히 살이 빠졌다. 옷이 맞지 않을 정도다. 당선된 이후에는 더욱 일정이 빡빡해져서 식사시간이 많지 않다. “일정을 잡는 게 우선이고 식사시간을 최소화하라”는 지시에 저녁시간은 30분 정도가 잡힌다. 안덕면 투어 때는 시간이 모자라 산방산 주차장에서 도시락을 먹었다.
식사를 하지 못할 것을 대비해 보통은 버스에서 간단히 먹을 샌드위치와 빵을 준비한다. 잘 나간다는 지역유지들이 밥을 사겠다고 하면 단호히 거절하고 국밥집이나 설렁탕집으로 향한다. 식사 시간에 이르러 마을주민들이 보리빵 하나를 내놓으면 그것을 먹고 저녁을 생략할 때도 있다. 요즘 가장 많이 먹는 것은 마을 곳곳마다 내놓는 드링크제이다. “힘은 나지만 화장실을 자주가게 된다”며 사양하지만, 유독 어르신이 내밀면 거절을 못하고 가는 곳 마다 ‘원샷’을 한다.

4. 많이 듣고 열심히 말한다

언변도 유창하지만 듣는 것도 열심이다. 마을주민과의 무제한 토론에서 밤이 깊어지자 사회자가 “그만해도 될 것 같다”고 몇 번을 말려야 겨우 끝이 난다. 14일 추자도로 가는 배안에서는 앞좌석의 아주머니와 도착할 때 까지 내내 이야기를 나눴다. 세상 돌아가는 소소한 이야기다.


대화의 대상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상당한 달변가지만 어르신 앞에서는 주로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비슷한 연배의 주민에게는 마치 친구랑 대화하듯이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으며 끊임없는 이야기를 이어간다. 내용은 다양한 경험담으로 채워지기도 하고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스스럼없이 전하기도 한다.
원 당선인의 대화의 강점은 상대방의 경계를 순식간에 무장해제하는 농담이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의 딱딱한 분위기가 금새 풀린다. 결혼식장으로 사용하는 토론회장에 들어갈 때 일이다. “(제가)마치 신랑이 입장하는 것 같다”고 말해 주민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한 이장이 TV로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원 당선인은 ‘디지털 이장님’이라는 농담으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반면 현안 문제가 나오면 바로 진지해지며 상대방의 입장을 많이 이해하려고 한다.
 

5. 사진은 무조건 ‘OK’

원 당선인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바로 사진이다. 사진은 또 하나의 소통 전략이다. 사진 촬영은 주로 도민들의 요청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여성의 인기가 높다. 본인이 사진 촬영을 유도하기도 한다. 촬영할 때는 구도와 조명까지 신경을 쓰는 세심함을 보여준다. 원 당선인은 사진을 찍은 뒤 “많이 퍼뜨려 달라”고 말하기도 한다. SNS에서 공유되고 퍼지는 본인의 사진이 홍보에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사진뿐만 아니라 방송 카메라 앞에서도 강하다. 시원시원한 보이스에 항상 미소를 짓는 마스크도 호감형이다. 여기에다 ‘말발’까지 겸비하고 있으니 TV프로그램을 하나 맡아서 진행을 해도 충분할 정도다. 촬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NG 없는 훌륭한 ‘액터’다. 정치 경력은 그냥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6. 체력은 국력(國力)? 도력(道力)?

원 당선인이 아마추어 마라토너인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풀코스를 8번이나 완주한 경험이 있다. 10km코스는 몸 풀기 수준이다. 도지사 후보 당시 평화국제마라톤에 참가해 10km를 뛴 후에도 오후 일정을 아무렇지 않게 모두 소화했다.


170개 마을을 모두 방문한 마을투어 시즌 1에 이어 현재 진행하고 있는 마을투어 시즌 2는 상당히 힘든 여정이다. 하루에 많게는 20개 마을, 230km를 뛴다. 23일 현재까지 시즌 1투어를 포함하면 마을을 306번이나 찾았다. 이동거리는 3576km. 하루 참가해본 사람들은 ‘살인적’인 일정이라고 손사래를 친다. 밤이 되면 투어버스 뒷좌석의 수행진들은 꾸벅꾸벅 세상을 향해 ‘인사’를 하지만, 원 당선인은 스마트폰으로 일정이나 언론보도를 체크한다.


그는 마라톤에서 버티는 방법을 배웠다. ‘투어가 힘들지 않나’라는 질문에 원 당선인은 “버티고 있다. 체력 유지의 비결은 따로 없다. 버티는 것뿐”이라고 담담히 말한다. 지금 그에게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도민들의 답답한 속을 조금이나마 뚫어주는 일이다. 도민의 맘속에 서운함으로 눌려있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소통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도 보통사람이다. 마을투어 시즌 1에서는 입술이 터졌고, 시즌 2 막바지인 20일, 조천읍에서 저녁식사를 하다 코피를 쏟았다.
 

7. 스마트 기기의 달인

스마트 기기의 달인이다. 같이 다니려면 스마트 폰은 필수다. 카카오톡을 깔고 스마트폰용 일정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 배우는 수행원들도 적잖다. 원 당선인은 삽시간에 퍼지는 SNS의 위력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 등 SNS의 운영에 심혈을 기울인다. 자신의 메시지나 느낌을 SNS로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셀카의 달인답게 즉석에서 사진을 찍어 업로드하며 소통한다.


원 당선인은 “도민들이 제가 높다는 인식을 하는 순간 절반의 소통밖에 안된다”면서 “저를 낮추고 먼저 다가가면 도민들도, 심지어는 당과 이념이 같지 않은 사람들도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며 앞으로도 현장의 소통을 계속 이어갈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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