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조직개편 원점 재검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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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조직개편 원점 재검토하라
  • 김완근
  • 승인 2014.10.1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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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근 제주도교육청공무원노조 위원장

김완근 제주도교육청공무원노조 위원장
다수의 의견이 항상 옳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다수가 한 목소리를 낼 때는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어느 한 쪽이 일관되게 아니라고 할 때는 왜 그런지에 대한 분석과 이해가 뒷받침 될 때에만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석문 교육감은 그와 같은 수고를 하지 않으려는 듯하다.

지방공무원들은 한목소리로 조직개편이 결국은 교원업무경감을 위한 지방공무원 밀어내기라 말하고 있고 도교육청에서는 일관된 어조로 조직개편과 학교시스템 재구조화를 엄연히 별개의 사안이며 지방공무원들이 우려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그리고 종국에는 교육감이 직접 또는 대변인의 입을 빌어 교원업무경감을 위해 지방공무원을 일선학교로 재배치할 것임을 재확인 해준다. 조직개편 문제가 이슈가 되면서 항상 반복되왔던 모습이고 지난 10월 16일 학교시스템 재구조화에 대한 설명회 자리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설명회를 주도한 제주희망교육추진단 이병진 팀장은 조직개편으로 감축되는 도교육청 인력이 일선학교에 재배치되는 것이 확실하고 그 인력이 교원업무 경감(학교업무경감이 아님)을 위해 투입될 것임을 명확히 했다. 그 와중에 김병호 행정국장은 재배치되는 지방공무원의 사무는 충분한 논의를 거치고 결정될 것이며 그 과정에서 백지화될 수도 있다는 전혀 상반된 말을 꺼내들었다.

아마도 며칠 후면 제주도교육청에서 언론을 통해 이병진 팀장이 한 말을 뒷받침하는 취지의 발언을 할 것이다.

상황을 정리하자면 분명히 조직개편은 학교시스템 재구조화와는 형식적으로는 별개의 사안이다. 조직개편은 도교육청과 소속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학교시스템 재구조화는 일선 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형식적으로 이렇게 별개인 상황임에 틀림이 없음에도 왜 지방공무원들은 조직개편에 대해 반대할 수밖에 없을까?

아마도 교육청 외부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는 많은 분들은 의아해하고 지방공무원들이 교육감과 제주교육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조직개편과 학교시스템 재구조화는 지방공무원을 매개로 밀접하게 연결됨으로써 결국은 하나의 사안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게 된다.

교육감과 도교육청이 어떠한 미사여구를 사용하여 이 둘의 관계를 분리하려 해도 매개가 되는 지방공무원이 껴 있는 이상 절대 분리될 수 없는 필연적 인과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지방공무원들은 지방공무원을 매개로 한 이와 같은 조직개편과 학교시스템 재구조화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것이다.

이석문 교육감이 그리고 있는 학교시스템 안에서 이전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지방공무원들은 거의 없을뿐더러 그나마 남아있는 일말의 희망마저 점점 더 희박해져가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교육수장에 대한 신뢰감도 바닥나고 있다.
 

이석문 교육감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 앞으로 걷고 뛰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의 도움과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제주교육의 지도자로서 맨 앞에서 모두를 끌고 가겠다는 의지만으로는 멀리 갈 수 없다. 모두가 자발적으로 따르게끔 해야만 한다.

지금과 같이 지방공무원들을 등 돌리도록 만들게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주어야 한다.

그럴 때 교육감이 추진하고자 하는 교육정책들이 보다 빨리 그리고 안정적으로 제주교육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며 그것이야 말로 지방공무원들이 이석문교육감과 제주교육에 바라는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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