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수목원】 암꽃이 피었네요 - 사스레피나무
사스레피꽃이 만발했네요.
코를 킁킁거리지 않아도 될 만큼
쩌는 듯한 짙은 향내가 콧속으로 훅 들어옵니다.
냄새 때문에 얼른 여기를 벗어나고 싶은데 조롱조롱
빽빽하게 달린 종 모양의 꽃들이 예뻐서 잠시 들여다봅니다.
어, 이상하네요.
꽃의 크기가 서로 달라요.
가만히 살펴보니 가까이 서 있는 두 나무의 가지가 닿아 있네요.
둘 다 사스레피나무인데 한 쪽 나무엔 보다 큰 꽃이,
다른 쪽 나무엔 보다 작은 꽃이 피어 있어요.
혹시,,, 암꽃이 아닐까?
사스레피나무는 암수딴그루랬는데...
확대해 보았습니다.
보다 큰 꽃엔 수술만 가득 들어있습니다.
수술을 세어 보니 어떤 건 13개, 어떤 건 15개까지 들어 있네요.
암꽃엔 암술만 들어 있어요.
사스레피나무, 암수딴그루 맞네요!
수꽃은 정말 풍성하게 달립니다.
종 모양의 꽃도 동그스름~ 참 귀엽고요
흔들면 딸랑딸랑 소리가 날 것 같습니다.
암꽃은 수꽃에 비해 덜 빽빽하게 달리고
꽃부리도 좀 더 벌어집니다.
사스레피나무는 수꽃이 하나 둘 먼저 피기 시작해서
날씨가 좀 풀리고 꽃냄새가 많이 쩐다 싶을 즈음에야
암꽃이 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독특한 꽃냄새도
이제 얼마 가지 않겠지요.
엊그제 내린 비에다 완연해진 봄기운에
왕벚나무 꽃눈들이 터질 듯 부풀어 올랐거든요.
아직 쌀쌀했던 시기에 일찍 꽃망울을 터뜨려 함께
추위를 견디며 따뜻한 봄날을 기다렸던 사스레피나무
참 고맙습니다!
대견합니다!
사랑스럽습니다!
(글 사진 한라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