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생기 넘치는 참빗살나무
애벌레 한 마리가 보이지도 않는 투명 줄을 타고 허공에서 곡예 중입니다.
아래로 내려오는 것 같던 애벌레는 안간힘을 쓰며 하늘로 향합니다.
바람이 불어도 끊어지지 않는 줄을 열심히 잡아당기며 기어이 나무 꼭대기로 향하는 애벌레의 투혼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심정입니다.
더불어 허공에서 바동거리는 사이 행여나 새에게 잡아먹히지 않기를 바래볼 뿐이지요.
애벌레가 있는 산열매나무숲에도 신록이 우거졌습니다.
옅은 녹색이었던 숲의 빛깔이 점점 짙어지고 있네요.
요즘 산열매나무숲에는 참빗살나무 꽃이 한창입니다.
가끔 꽃이 핀 가지에 노랑털알락나방 애벌레들이 잎을 갉아먹고 지나간 흔적들이 보이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나무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노랑털알락나방 애벌레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고 나니 잎과 잎 사이에 하얀 줄로 집을 짓고 그 안에서 나뭇잎을 갉아먹으며 생활하는 화살나무집나방 애벌레들이 나타나는군요.
이 애벌레들이 나뭇잎을 갉아먹고 있다지만 이 또한 나무를 해칠 정도로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이어서 다행입니다.
나방 애벌레들이 잎을 갉아먹는 사이 벌이나 꽃등에 등의 곤충들은 꽃을 찾아 날아듭니다.
우리가시허리노린재도 참빗살나무 꽃에 매달렸지요.
그리고 날아다닐 수 없는 개미 또한 엉금엉금 기어서 기어이 꽃을 찾아 왔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곤충들이 참빗살나무를 찾아오더군요.
자신의 일부를 곤충들에게 빼앗기기도 하지만 잊지 않고 꽃을 찾아와주는 곤충들이 많아 참빗살나무는 생기가 넘칩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