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나는 나뭇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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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나는 나뭇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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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5.23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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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나는 나뭇가지야!   

                                               

 

  

푸른 하늘에 뭉게뭉게 떠다니는 하얀 구름을 바라보는 나무가 저도 따라가고 싶은지 나뭇잎을 바람이 시키는 대로 살랑거려 보는군요.

하지만 뿌리가 깊게 박힌 나무는 도무지 구름을 따라갈 수가 없어 그저 하늘을 향해 마음만 흘려보냅니다.

그런데 나뭇잎이 살랑일 때마다 붉은 빛이 설핏설핏 보이는군요.

 

다름 아닌 산뽕나무 열매였습니다.

4월과 5월 사이 꽃이 피었던 자리에 어느새 열매가 맺혀 붉게 변해가고 있네요.

산뽕나무는 암수딴그루입니다.

6월쯤이면 검붉게 익은 열매를 따먹을 수 있겠는걸요.

 

산에 자라는 뽕나무라 하여 산뽕나무(Morus bombycis Koidz.)라 불리지요.

어린잎과 열매는 식용하고, 잎을 누에의 사료로 이용합니다.

이는 학명(Morus bombycis Koidz.)에도 나타나는데 종소명 bombycis는 ‘누에의, 명주의’ 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지에는 붉은 빛으로 변해가는 열매들도 많지만 간혹 하얀 고리가 눈에 뜨입니다.

재미있게 생겼지요? 개미가 궁금하여 열심히 더듬고 있네요. 무엇일까요?

하얀 고리는 줄솜깍지벌레의 알주머니입니다.

알주머니 속에는 약 3,000개의 알이 들어 있으며 6월에 부화하게 되지요.

부화한 약충은 기주식물의 잎 뒷면의 잎맥을 따라 기생하여 흡즙을 합니다.

암컷 성충의 깍지 길이는 3~7mm로 넓은 타원형이며 긴 고리 모양의 알주머니를 형성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산뽕나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곤충이 있습니다.

가지에 달라붙은 애벌레가 보이시나요?

 

애벌레를 살짝 건드렸더니 마치 자기가 나뭇가지인 것처럼 머리와 가슴부분을 바짝 들어 올려 뻣뻣한 자세를 취하네요.

멧누에나방 애벌레입니다.

아무래도 애벌레의 몸 색과 무늬가 산뽕나무의 가지와 닮아서 천적의 눈에 잘 뜨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멧누에나방 애벌레는 주로 뽕나무 잎을 먹기 때문에 산뽕나무와 이어질 수밖에 없는 관계인 것이지요.

 

이 애벌레는 자극을 받으면 가슴을 한껏 부풀려서 눈알 무늬를 도드라지게 하여 적에게 위협을 줍니다.

그렇다고 하여도 나뭇잎 위에서 머리와 다리를 잔뜩 웅크리고 있는 애벌레의 모습은 귀엽기만 합니다.

 

멧누에나방의 애벌레는 가지에 사선으로 달라붙는 반면 어떤 애벌레는 아예 몸을 쭉 뻗어 가지와 밀착된 상태로 있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아채지 못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곤충들의 생존 전략이 재미있지요?

 

햇살이 점점 따가워지는군요.

마침 갈색날개노린재가 산뽕나무 잎 뒷면에서 볕을 피하고 있습니다.

몸은 전체적으로 초록색인데 앞날개만 갈색이어서 갈색날개노린재라고 불립니다.

 

볕이 조금씩 조금씩 뜨거워질수록 열매가 무르익을 것이고,

지금 잎을 갉아먹고 있는 애벌레들 또한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겠지요?

 

 

(글 사진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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