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수목원】 비린내 나는 풀, 약모밀
약모밀 Houttuynia cordata Thunb.
언뜻 보면 꼭 고구마밭 같습니다.
벌써 저렇게 무성하게 자랐나싶어 가만히 보니
하얀 꽃들이 오똑 오똑 위를 향해 서 있네요.
산딸나무꽃처럼 넉 장의 총포에 얌전히 얹혀 있는 꽃. 참 특이한 모습입니다.
대부분 나무그늘 등의 어두운 습지에서 잘 자라는데
가는 줄기는 고구마 줄기처럼 기면서 가로로 벋어나가고 주로 이것으로 영양번식을 한대요.
잎만 보면 영낙없는 고구마잎이죠? 잎자루가 좀 짧긴 하지만요.
고구마잎 같아서 반갑다고 잎을 쓰다듬지는 마세요.
그러면 심한 비린내가 나거든요. 그래서
비린내나는 풀이라고 한방에서는 어성초라고 해서
전초를 그늘에 말려 해독제와 이뇨제로 씁니다.
바로 옆동산에는 자란과 해당화가 여지껏 피고지고
뒤를 돌아본 곳에는 붓꽃이 진 자리에 꽃창포(물붓꽃) 몇 송이가 쑥 올라와 있네요.
깊고 진한 자색 꽃잎 안쪽으로 노란 무늬가 선명합니다.
왼쪽에는 귀여운 꿀풀들이 말똥말똥 생글생글~
엎드려 있다가 상체만 들어 올려 태양예배를 드리는 듯
꼬마댄서들이 무대 위에서 군무를 추는 듯
햇볕이 따갑게 내리쬐는데도 보랏빛 작은 꽃들은 오히려 반짝 반짝 윤기를 더하네요.
야생화원에 서 있으면 마치 딴 세상에 와 있는 듯, 총천연색꿈처럼 선명하면서도
아련한 기분에 젖어듭니다. 햇볕 때문일까요?
(글 사진 한라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