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보리수나무와 무당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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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보리수나무와 무당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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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6.0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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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보리수나무와 무당벌레  

               

 

 

보리수나무가 파란 하늘을 여유롭게 흘러 다니는 하얀 구름떼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군요.

그러다가 선뜻 지나가는 바람의 힘을 빌려 은빛 반짝이는 잎 뒷면을 내보이며 인사를 하기도 합니다.

날씨가 참 좋습니다.

 

그러고 보니 잎이 바람에 펄럭일 때마다 잎겨드랑이에선 갓 모양을 잡은 열매들이 보이는군요.

올해는 맛있는 보리수나무 열매를 배불리 먹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가져봅니다.

 

그런데 열매를 뒤로하여 바라보니 보리수나무를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있는 무당벌레 유충들이 많네요.

성충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 놀랍지 않은가요?

 

활발히 돌아다니는 유충이 있는가 하면 나뭇잎 위에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유충도 있습니다.

 

아, 놀랍게도 나뭇잎 위에서 미동도 하지 않았던 유충이 갑자기 머리를 들었다 내렸다를 반복하더니만 그 사이 껍질 안에서 하얀 물체가 슬슬 고개를 내밉니다.

허물을 벗고 있는 중이었던 것입니다.

 

배 끝은 나뭇잎에 찰싹 붙이고 허물을 벗으면서 계속 몸을 들어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더군요.

 

허물을 벗고 한 시간 정도 지나자 하얗기만 했던 몸 색이 점점 짙은 주황빛으로 변해가고 곳곳에 까만 점들도 생겨납니다.

번데기가 되어가는군요.

 

하늘을 향해 뻗은 가지의 잎 위에는 그 보다 저 짙은 빛깔의 번데기가 보이네요.

 

암컷은 알 20-50개 정도를 나뭇잎 뒷면에 가지런히 낳아 붙입니다.

봄에 낳은 알은 1주일쯤 지나면 유충이 난화를 하지요.

유충의 시기는 보통 2주 정도 되고 총 4번의 탈피과정(허물벗기)을 거친 후 번데기가 됩니다.

처음 옅은 색이었던 번데기는 차츰 몸이 단단해지면서 짙은 주황색으로 변해가고 5-7일 정도가 지나면 번데기를 뚫고 성충이 나옵니다.

갓 나온 성충 또한 몸 색이 연하고 아무 반점이 없어 보이지만 2시간쯤 지나면 화려한 빛깔과 무늬가 생겨나지요.

 

참, 무당벌레는 성충과 유충 모두 진딧물의 천적으로 육식성이지요.

먹이(진딧물, 깍지벌레, 잎벌레의 유충 등)가 부족하면 난화되지 않은 알을 먹기도 하는데 이런 잔혹성은 알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충끼리 혹은 유충과 번데기 그리고 성충 사이에서도 나타납니다.

 

물론 이런 유충에게도 기생벌과 기생파리와 같은 기생곤충이나 침노린재, 게거미 등의 천적이 있기 마련입니다.

 

간혹 번데기 근처에서는 짙은 빛깔의 성충이 되어가는 무당벌레들도 보입니다.

조만간 고이 접어두었던 날개를 펼치며 하늘을 향해 날아오를 것 같네요.

 

보리수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가는 사이 무당벌레 또한 보리수나무에서 알을 낳고 알에서 깬 유충이 번데기를 거쳐 성충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짧은 기간 동안 둘은 많은 변화를 겪었네요.

무당벌레가 보리수나무에서 떠나간 후 보리수나무는 열매를 점점 살찌우겠지요?

가을 쯤 빨갛게 익을 보리수나무 열매가 다시 기대됩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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