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수목원】 이런 희한한 꽃을 보았나
죽절초에 꽃대가 올라오길래 ‘꽃이 언제 피나’하고 기다렸죠.
겨울까지 빨갛던 열매는 색이 바래고 조글조글 말라가네요.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달라지는 게 별로 없어 보여서 도감을 찾아봤더니
세상에.....저게 다래요. 그래서 돋보기로 살펴보았습니다.
동그란 자방 하나에 자방옆구리쯤에서 나온 수술 하나.
수술 양 옆이 벌어지면서 노란 꽃가루가 몽실몽실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단순한 구조를 가진 꽃도 있다니, 식물의 세계는 참 오묘하군요.
뒷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습니다.
오늘은 치자꽃향기 은은히 풍기는 화목원을 지나 약용식물원쪽으로 길을 잡았습니다.
호, 가죽나무가 화사해졌네요. 납작한 열매가 점점 익어가나 봐요.
그 아래에 사는 황벽나무에는 동글동글한 열매가 풍성하게 달렸군요.
어깨가 마구 가려워져서 날씨가 후덥지근해서 그러나했더니
모기 두 마리가 주변을 돌다 가슴팍에 앉습니다. 딱!
한 방에 두 마리 다 잡았습니다^^
대숲 동쪽에 위치한 특산식물원 쪽으로 가니
지난 주초부터 봉긋하게 올라온 예덕나무 암꽃은 점점 붉은 빛을 더해가고
몇 발짝 떨어진 곳에 있는 예덕나무 수그루엔 빈 꽃대만 앙상하게 남아 있습니다.
소귀나무도 풍성하게 열매를 맺었네요.
빨간 열매가 먹음직스러우신가요?
호호, 저 열매는 새콤한 맛의 대표라고나 할까요?^^
그래도 직박구리와 동박새는 부지런히 나무속을 들락거리면서 열매를 따먹는군요.
저도 어린 시절, 내창에서 멱 감고 집에 갈 때면 한두 방울 따서 입에 넣으며
그 새콤한 자극을 즐기곤 했지요. 생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입니다.
저희 많이 닮았나요?
어미노루가 어린노루를 핥아주다 바라보는 사람들을 구경합니다.
자꾸 긁고 핥는 행동을 한참이나 하기에 가만히 바라보니
목 부위에 붙어있는 진드기가 여럿 보입니다.
여름이 깊어가면서 진드기와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저는 모기잡이선수가 다 되어가네요.
무궁화꽃 피는 7월입니다.
덥고 습한 날씨에도 맑고 화사한 무궁화처럼
밝게 웃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글 사진 한라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