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수목원】 여름엔 초본원으로 자주 나들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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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수목원】 여름엔 초본원으로 자주 나들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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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7.1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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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수목원

 

 

【한라수목원】 여름엔 초본원으로 자주 나들이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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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본원 언덕에 아주 늠름한 참느릅나무 한 그루가 서 있습니다.

풀꽃 피고 지는 언덕에 서서 바람을 타며 멋진 풍광을 연출하지요.

몸집은 크지만 잎이 작은 편이라 잔바람에도 사르락거리는 소리를 들으면

더위도 마음의 짐도 잘게 부서지며 산화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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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본원 동쪽이 환하네요.

왕원추리(Hemerocallis fulva f. kwanso (Regel) Kitam. )가 한창이군요.

6월에 피기 시작한 꽃이 한 달이 넘도록 피고 또 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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훤출한 키와 그에 어울리는 큼지막한 주황색 꽃이 참 맑아서

바라보고 있으면 계곡물에 발을 담근 것처럼 시원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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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요, 참 예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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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추리꽃밭에 서 있는데 이쪽 저쪽에서

“휘이 휘이 호이호이” 하는 소리가 들려오네요.

삼광조가 벌써 이소를 한 걸까요?

재빠르게 움직이는 새의 자취를 좇아 고개를 돌리다 보니

그만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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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을 꿀꺽 삼키고 뒤돌아 나오는데 아니 저게 누구지요?

어머나~ 매미 허물이네요! 벌써 매미가 나올 때가 된 건가요?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조용히 자글거리던 저 소리가 매미 우는 소리였군요.

꽃구경, 새소리에 홀려 7월도 중턱을 넘었다는 걸 잊고 있었네요.

그런데, 매미허물이 붙잡고 있는 풀줄기와 그 주변에 있는 것들 끝이 쌍둥 쌍둥 잘려 있습니다.

노루들의 입질이 눈개승마 순을 비켜가지 못한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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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 녹나무숲 갈림길에서 연보랏빛 어여쁜 꽃송이들을 만났습니다.

바위를 의지하고 좀비비추(Hosta minor (Baker) Nakai)가 꽃을 피웠네요.

비비추에 견주어 잎도 꽃도 작아서 좀비비추래요.

좀비비추도 먼저 자란 꽃줄기는 윗부분이 잘려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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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 안에서 노루들이 좀비비추 순을 아주 맛나게 먹는 걸

몇 번이나 목격한 적이 있지요. 아주 싹 다 잘라 먹어서 어쩌나 했는데

다른 순들이 올라와서 이리 꽃을 피워주니 참 대견하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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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비추, 뒤태도 참 예쁘지요?

쪽 곧은 모습과 말끔한 색감!

머리가 점점 맑아지는 것 같습니다.

 

 

(글 사진 한라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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