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후생가외(後生可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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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후생가외(後生可畏)
  • 홍기확
  • 승인 2015.07.2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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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확 서귀포시 생활환경과 주무관

홍기확 서귀포시 생활환경과 주무관
논어(論語)에 이런 글귀가 나온다. ‘젊은이들이 두렵다. 어찌 그들이 우리보다 못하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後生可畏 焉知來者之不如今也)’

올 초 서귀포 총무과로부터 공문을 하나 받았다. 직장교육 및 사내대학을 운영한다는 내용이었다. 사내대학의 이름이 참신하다.

'배워사대'사내대학이라는 뜻을 절묘하게 넣어, 은근히 제주어의 특성까지 살린 것이 신선하다. 이것을 9급 공무원이 제안했다는 것이 놀랍다. 하지만 내가 더 놀랐던 사실은 따로 있었다. 최하위직의 제안과 아이디어(語)를 수용한 상급자들의 인식변화였다.

몇 해 전만 하더라도 참신한 하위직의 생각은 위쪽으로 갈수록 희석되거나 사장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자연스레 뛰어난 아이디어는 누군가의 가슴속 깊숙이 묻혔고, 변화와 개혁이란 구호들은 과거의 ‘조금 색다른’ 답습에 이르는 경우가 허다했다.

2,500년 전 공자의 시대에도 후배들은 두려운 존재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후배들은 두렵다. 무섭게 성장한다.

다년간의 경력에서 우러나오는 ‘경험’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우리는 ‘창의력’에 기대야 한다. 이런 창의력은 기존 경험의 간섭을 받는 선배보다, 어이없고 때로는 엉뚱하지만 환경에 물들지 않은 후배에게 맡겨보자.

후배들이 달려오고 있다. 선배들이 두 팔을 벌려 환영하고 있다. 긍정적 변화의 물결은 파고가 높지 않지만 은은히 조직을 철썩인다. 공직의 미래, 아니 현재도 밝은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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