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수목원】 이름도 참 별난 까마귀베개
까마귀베개나무(Rhamnella franguloides (Maxim.) Weberb)에
완성품들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까맣게 익은 열매가 바로 완성품입니다.
노래진 열매가 붉어졌다가 까매지면 다 익은 거지요.
까만 열매의 얇은 과육을 벗기면 단단한 씨가 하나 나오는데
옛날 어른들이 베는 목침처럼 가운데가 약간 우묵하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름을 까마귀베개라고 한대요.
이 열매를 보면 딱 떠오르는 게 있지 않나요?
맞습니다. 대추랑 많이 닮았지요?
까마귀베개 한 30개쯤 붙이면 대추 한 알만큼이나 할까요?
까마귀베개는 잎지는작은키나무로 남부지방의 산에서 자라고
대추나무와 함께 갈매나무과에 속하는 한 가족이랍니다.
갈매나무과에 속하는 다른 나무들처럼 까마귀베개도 잎짬에 자잘한
연노란색 꽃이 피는데, 보통 꽃이 핀 줄도 모르고 지나치기 일쑤지요. 가을이면
가지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열매가 독특해서 열매로 기억되는 나무 중 하나입니다.
열매가 익어감에 따라 잎은 점점 제 색깔을 잃어가네요.
동박새들이 정답게 날아와서 잘 익은 과일을 고르고 있네요.
그러더니 금방 한 마리가 검은 열매를 똑 따서는 길 건너에 있는
커다란 고로쇠나무 그늘 로 화살처럼 날아갑니다. 이내
또 한 녀석이 열매를 입에 물고 뒤를 쫓아가네요.
고로쇠나무 가지에다 밥상을 차릴 모양이지요.^^
반면에 직박구리는 다른 직박구리가 날아들면 숨돌릴 새도 없이 바로
쫓아내는군요. 찍 찍 큰 소리를 지르면서 말이지요.^^
몇 걸음 내려가니 아름드리 무환자나무가 폭넓게 가지를 펼치고
넓은 그늘을 만들고 있네요. 바닥에는
연두빛 고운 열매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습니다.
모양은 제법 나지만 아직 설익은 열매들이라
지나가는 발길에 어김없이 으스러집니다.
곱게 익어서 씨앗 하나가 되는 것도 참 쉽지 않은 일인가 봅니다.
다시 생생해진 제주상사화 꽃밭.
제비나비가 커다란 날개를 펄럭이며 날다 슬며시 날아든 호랑나비를
발견하곤 단박에 달려가 쫓아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노란 빛 선명한
남방노랑나비는 풀 사이를 낮게 날며 저 혼자 숨바꼭질을 즐깁니다.
한동안 심심하던 교목원에 나비와 새들이 자주 날아들면서 활기가 되살아나는군요.
(글 사진 한라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