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중국 자극 동북아 군비경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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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중국 자극 동북아 군비경쟁 격화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5.11.3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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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군사기지 동북아 평화 말한다’ 정책토론회 개최

 
강정마을회(회장 조경철)와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는 30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제주 군사기지와 동북아 평화를 말한다'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이날 ‘제주 해군기지의 역할과 문제점’이란 주제 발표에서 “정부와 군은 ‘만일의 사태’, ‘불확실한 위협’을 거론하면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정당화해왔다. 그런데 여기에는 두 가지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하나는 위협 평가의 타당성이고, 타당성이 결여된 위협론은 공포와 불안을 조장해 자신의 목적을 달성 제주 군사기지와 동북아 평화를 말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주 해군기지는 막연하고도 실체가 불분명한 위협론을 바탕으로 진행되어왔다. 또 하나는 ‘불확실한 위협’에 대비한다는 제주기지가 ‘확실한 위협’을 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정 대표는 “제주 해군기지에서 이어도 초계 활동에 나서는 것은 ‘미래의 불확실한 위협’을 ‘확실한 위협’으로 만드는 극히 어리석고도 위험한 선택이 될 것”이라며 “양국 해군이 이어도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상황 전개에 따라 그 외교적·안보적·경제적 손실은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치달을 수 있다. 양국 내에서는 반중·반한 감정이 고조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 해군 장교인 데이비드 서치타(David J.Suchyta)는 2013년에 작성한 ‘제주 해군기지: 동북아의 전략적 함의(Jeju Naval Base: Strategic Implications for Northeast Asia)’라는 보고서에서 “제주 해군기지는 센카쿠 열도에서 일본과 중국의 무력 충돌 발생 시 일본을 지원할 수 있다”며 “게다가 중국 동부 대륙붕의 약 70%는 서해와 동중국해에 있다”고 했다.

정 대표는 “대만 해협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제주 해군기지를 이용하는 미국 함정과 잠수함, 그리고 항공모함은 남쪽으로 향하는 중국의 북해함대를 막을 수 있다“며 “또한 중국의 동해함대의 측면을 공격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며 서치타는 이러한 분석에 기초해 “제주 해군기지는 미국에게 커다란 유용성을 제공할 것”이고, 반대로 “제주기지 건설로 가장 위협을 받을 나라는 중국”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그는 “미국 정부는 제주 해군기지에 대해 철저하게 침묵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제주 해군기지 문제가 잘 다뤄지지 않으면 제주기지는 중국을 자극해 중국의 전략적 억제력을 증강하고 그 결과 동북아 군비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고 했다.

정 대표는 “많은 사람들은 이 기지가 건설되면 미국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해왔다. 정부와 군 당국은 이 역시 일축해왔다”며 “그런데 얼마 전까지 주한 미 해군 사령관을 지낸 리사 프란체티 준장은 공개적으로 제주 해군기지를 기항지로 삼고 싶다고 밝힌 것은 건설반대 논리가 뒤늦게 정당화된 것 같아 씁쓸한 느낌을 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오키나와·한국 민중연대, 후텐마폭음소송단의 다카하시 토시오 사무국장은 “미국의 ‘아시아로의 회귀’ 전략이 오키나와에서는 후텐마 기지 오스프리 배치와 헤노코 신기지 건설로, 한국에서는 평택의 미군기지 이전 및 확장, 제주 해군기지 착공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전략에 의해 동아시아의 주민들은 평화적 생존권을 위협당하고, 군사기지로 인한 일상적인 피해에 노출됐다”고 말했다. 또한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 등 미일동맹 강화, 한미일 MD 구축 등 최근 일련의 흐름이 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카하시 사무국장은 “헤노코 신기지 건설은 오키나와를 다시 전장을 몰아넣는 결정이며, 일본 재무장은 일본 국민을 다시 ‘동양의 악마’로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를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제주 4·3의 희생, 한반도 분단에 의한 비극을 고착화하고 있는 것이 오키나와의 미군기지라고 생각한다”며 “그 원인에 대항해 싸워나가겠다”고 평화를 위한 아시아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삼성 한림대학교 정치행정학과 교수는 ‘동아시아 대분단선의 긴장 심화와 깊어지는 제주도 군사화의 함정’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미일동맹이 주축이 된 해양 연합과 중국 사이의 해상 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중국은 전략 무기에 대한 현대화를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급속히 진행해왔고, 이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해상 패권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주 해군기지는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의 토대이자 오키나와를 보완하는 의미를 가지며, 한국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태평양 군사동맹 체제의 하위 파트너로 보다 분명하게 편입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주 해군기지가 한미일 군사동맹의 전초기지로 향후 유사시 대륙과 해양 세력 사이의 갈등 가운데서 ‘대분단체제의 제물’이 되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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