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량취수,도의원들이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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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량취수,도의원들이 수상하다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1.04.13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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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집중진단에서 바라본 (주)한국공항 증량취수 논란


"(주)한국공항의 증량취수 요청은 욕심이다. 특허권도 15년이면 끝나는데 그동안 너무 많이 이용했다. 이번 기회에 아예 (주)한국공항의 취수 자체를 금지시켜야 한다"

KBS-TV가 지난 12일 방송한 '집중진단 제주/(주)한국공항의 지하수 증산 어떻게 볼것인가'는 제주지하수 정책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인사 중에는 지하수 심의위원 2명도 토론자로 함께 나와 제주지하수 정책에 대해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다.

문제의 핵심은 "제주지하수는 공수개념으로 봐야 하며 (주)한국공항의 증량취수는 먹는 샘물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어서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골프장이나 호텔 농업용수로 사유화돼 쓰고 있는데 왜 우리는 쓸 수 없느냐" 하는 것이 한진측 주장이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주)한국공항의 K상무는 "제주도의 공수개념에 잘 알고 있으며 공수개념하에서 취수를 하고 있는데 수요가 많아져 더 많은 물이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증량취수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알려진 사항중에는 몇가지 짚고 갈 만한 사항이 더 있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제주도의회 의원들의 움직임이다.

양시경 제주경실련 대표는 이날 "증량취수와 관련 제주지하수 문제에 대해 도의원들에게 질의를 했지만 답변을 해 온 도의원은 없었다"고 말하고 "유선상으로 알아 본 결과 심각한 상태"라는 사실을 언급했다.

또 하나의 문제는 한진 측의 먹는 샘물 판매 문제.

한진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주퓨어 워터는 삼다수의 3배나 더 받고 팔고 있는데 이는 마케팅의 힘이라는 주장을 이 회사 상무는 언급했다.

"에비앙은 그다지 좋은 물이 아니지만 마케팅을 통해 가장 많이 팔리는 생수가 됐다"는 주장처럼 "한진은 마케팅을 통해 고급수로 만들어 가격을 더 받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마치 제주삼다수는마케팅 능력이 없어  2급수로 판매하지만 , 한진의 물은 마케팅을 잘해 1급수로 비싸게 팔고 있다는 말과도 같다.

이날 토론회에서 관심을 끈 부분은 일종의 증량취수 허용에 대한 책임 떠넘기였던 것 같다,

이날 참석한 지하수위원이기도 한 K교수는 "지하수위원들은 기술적인 부분만 심사하기 때문에 증량취수를 허용할 수 밖에 없었다"는 논리를 폈다.

이에 대해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증량취수 심의는 기술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지하수 상태 이용계획 등을 꼼꼼히 살펴보도록 돼 있다"고 지적했고 "그러면 그 자리에서 반대를 하지 왜 반대를 하지 않았느냐"는 등의 반론에 맞서는 상황이 되기도 했다.

마치 이 사무국장도 증량취수에 찬성한 것처럼 비쳐지게 된 것.

이에 이 사무국장이 "나는 분명한 반대의사를 표명했다"고 말했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사실과 다른 얘기를 할 수가 있느냐"며 감정적인 대립까지 다다르자 사회자가 이를 만류, 더 이상 논쟁이 확산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증량취수 찬성교수의 발언은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보여진다.

"우리는 찬성을 할 수 밖에 없었지만 앞으로 도의회의 동의가 필요하고 도의회 동의를 거치더라도 도지사가 반대하면 된다"는 논리였다.

이는 우리는 찬성했지만 도의회가 반대하든가 도지사가 반대하면 된다는 식의 책임 떠넘기기로 보여지는 것은 왜일까.

특히 한진측 당사자의 주장은 더욱 설득력이 없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이다.

이 K상무의 이론은 "우리보다 물을 더 많이 쓰는 골프장이나 호텔 농업용수는 그냥 쓰게 하면서 왜 우리는 쓰지 못하게 하느냐는 주장"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 반대 토론자들은 "만약 한진이 제주지하수를 통해 세계적인 의약품을 만들거나 사회를 위해 공헌하는 사업을 만든다면 누가 반대를 하겠느냐"는 것.

먹는 샘물로 판매만하겠다는 취지여서 전혀 다른 입장이라는 문제 제기에 입을 다물었다.

(주)한국공항의 제주지하수 증량취수 문제는 이제 도민의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도의회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 입장이다.

증량취수를 찬성한 사람들의 입장은 도의회와 도지사에게 책임을 떠 넘기면 그만이지만 이들 심의위원들의 잘못된 정책 결정으로 도민들만 머리가 아프게 된 것이다.

한진 측은 누구나 쓰는 물인데 우리도 조금 더 쓰겠다는 것이고, 그렇게 다 봐 주다 보면 제주지하수의 공개념이 대한 정책이 훼손된다는 주장이 팽팽한 대립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이번 토론회를 보면서 제주지하수는 무한정 쓸 수 있는 자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면 아직도 뭔가 부족한 지하수 정책에 대한 뚜렷한 방향 제시 또는 공개념 정립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와 도의회는 이번 중량취수 문제를 해결하면서 어떤 논리로도 제주지하수를 공수개념에서 바꿀 수 없는 정책 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사실을 이번 사태를 통해 만들어야 할 책임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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