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좋은 징조(?)..잃어버린 마을에 대나무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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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좋은 징조(?)..잃어버린 마을에 대나무꽃이 피었습니다.."
  • 고영철 명예기자
  • 승인 2024.04.09 22: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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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철(제주흥사단 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대나무 꽃(무등이왓 마을 터 2024.04.09.)

 

한국화에서는 4군자라고 하면 ‘매란국죽’이라 하여 대나무가 이에 속한다. 예로부터 그림의 소재가 되어 왔다. 곧음의 상징이다.

우리 나라 속담에 ‘평양 사람 대 우김’이라는 말이 있다. 대나무는 온대성 식물이라 평양에는 대가 자라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자라는지 모르면서도 대 마디를 세어서 몇 년 되었다고 우긴다는 것이다.

남한 지역에서는 대가 자라는 곳으로 유명한 곳도 많다. ‘담양’ 하면 죽제품이요, ‘울산’ 하면 십리대숲. 온 국민이 알 정도이다.

별로 친척처럼 보이지 않지만 대나무와 가장 가까운 친척은 벼이다. 대나무는 벼목/벼과/대나무아과에 속하는 식물이다. 게다가 ‘나무’라고 부르지만 나무가 아니고 풀이다.

제주도에서는 대나무가 잘 자란다. 한 번 뿌리를 뻗기 시작하면 제거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필자가 20대가 될 때까지도 시골에서는 거의 집집마다 대나무를 심었었다.

여러 가지 생활용품을 만드는 재료였고, 바람막이 역할도 했기 때문이다. 어릴 때에는 대나무로 연을 만들기도 하고 공기딱총을 만들어 송악 열매를 넣어 쏘는 놀이를 재미있게 했다. 이걸 송악총이라고 했다.

1703년에 완성된 『탐라순력도』‘비양방록’에는 비양도에 대나무숲이 그려져 있다. 화살을 만들기 위해서 비양도의 대나무를 베어다 썼다고 한다.

마디가 굵은 왕대도 있지만 화살대에 쓰이는 대는 이대(제주에서는 수리대)라고 한다. 마디가 굵지 않고 매끈한 특징이 있다.

대나무의 수세(樹勢)가 환연히 다르다. 왼쪽에는 대나무 꽃이 피지 않았고, 오른쪽에는 잔뜩 피었다.

 

제주도에서는 말총과 대나무를 이용해 갓, 탕건 등을 만들었으니 제주의 특산품이었다. 그런 특산품의 고장이 바로 동광리 무등이왓이었다.

오늘은 답사차 무등이왓 마을터에 갔다가 대나무꽃이 매우 많이 피어 있는 광경을 보았다. 대나무는 꽃을 거의 피우지 않는 식물이기 때문에 필자도 34년 전에 한 번 본 이후 평생 2번째로 본 것이다.

그런데 길을 사이에 두고 양쪽이 모두 대나무숲인데 한 쪽에는 엄청나게 많이 피고 다른 쪽에는 거의 피지 않았다. 대나무는 꽃을 피우면 죽는다는 속설이 있다.

관찰해 보니 꽃을 피운 대나무들은 녹색 잎이 거의 없고 꽃이 피지 않은 쪽은 잎이 무성했다. 살아가는 환경이 나빠지니 후손이라도 남기려고 꽃을 피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대나무들이 속설처럼 죽는지는 다시 가서 봐야겠다.

그런가 하면 대나무 꽃이 피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속설도 있다. 잃어버린 마을에 피어난 대나무꽃이니 이 마을 후손들에게 좋은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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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숙 2024-04-10 07:59:05
대나무 꽃 처음봐요~
멋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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