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칠 문화칼럼)고향 가는 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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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칠 문화칼럼)고향 가는 길(3)
  • 강문칠
  • 승인 2012.01.2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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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칠(전 제주예총회장)


 

제주에 살면서 제주가 고향인 사람인 나는, 제주시에서 동남쪽에 위치한 고향을 찾는다. 제주시에서 고향 까지는 자동차로 한 시간 정도의 거리이다.

설이라서 꼭 가야 하는 길, 고향은 명절이라 형제자매와 친족들이 1년에 반드시 만나는 날이기도 하다.

부모와 친족과 가족들을 만나는 일은 나의 경우엔 1년에 자주 있는 일이지만, 만나서 좋은 일도 있고, 만나고 헤어지고 나면 해결이 안 되는 일이 일어나서 마음을 어둡게 하는 사건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이러저러한 염려를 하면서 이번 설에는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고대하며 고향을 향한다. 그러나 고향 가는 길 위에는 갖가지 풍경들을 감상하느라 나의 시선과 마음 그리고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이 더욱 그립다.

언덕을 올라가고 그 다음에 펼쳐지는 풍경들, 지금은 만날 수 없었던 그림들이 마치 비밀의 동굴에서 막 뛰쳐나와 신세계를 보는 황홀함과 아름다운 세계를 접촉하는 기쁨을 만끽한다.

그렇게 제주에서의 고향 가는 길은 언제나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이다.


지나간 시간 속에 만나 왔던 추억들, 사람은 추억과 함께 살고, 추억으로 미래를 만들어 간다고 하지 않는가, 그 추억이 반드시 우리 마음에 포근하거나 웃음을 주지 않는다 하드라도, 모든 추억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미래를 위한 나의 보루(堡壘)이다.

그래서 오늘 열심히 살거나 그러하지 않거나, 우리들 인간들에게는 그만큼의 추억을 만들고, 자신이 만든 추억을 안고, 그 바탕 위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계절 마다 언제나 변화무쌍한 나의 고향 가는 길, 개발과 발전에 의해 무수히 파괴 되고 변화한 길이지만, 지금은 그래도 고향에 간다는 설레임과 복잡한 나의 심경이 그저 아름답게만 느껴진다.

추억과 고향 가는 길, 이번 설에는 좋은 추억을 또 만들고 내 자신 만이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 모두가 평화롭고 행복한 추억거리를 만들어야 하겠지. 추억은 언제나 나와 너, 그리고 그것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언제나 그들과의 교제를 존중해야 하는 것, 그것을 언제나 믿고 생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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