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산박하를 바라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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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가장자리 햇볕이 잘 들어오는 곳에 자주색 산박하 꽃이 흐드러졌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꿀벌이 산박하 꽃주변을 맴돌더군요. 벌은 벌써 꽃가루주머니를 꽉 채웠으면서도 부지런히 작은 꽃들 하나하나를 방문합니다.
여름과 가을 사이에 피어나는 자주색 꽃은 참으로 앙증맞습니다. 꽃부리가 입술모양인데 위쪽 꽃입술은 짧지만 위를 향해 활짝 펼쳐져 있고, 아래쪽 꽃입술은 안쪽으로 포개져서 그 안에 암술과 수술을 감싸고 있습니다. 어쩌면 아래쪽 꽃입술의 모양이 고무신처럼 보이기도 하지요. 꽃이 지고 남은 꽃받침의 모양과 색 또한 가을빛이 묻어난 것처럼 곱습니다.
그런데 자주색 산박하 꽃 너머로 하얀 꽃이 보입니다.
자주색 꽃을 맴돌던 꿀벌이 흰색 꽃으로 이동을 하더군요.
벌이 작은 꽃의 아래 꽃입술을 부여잡고 얼굴을 꽃 속으로 밀어 넣는 모습이 야무지기도 합니다.
흰색 꽃은 자주색 꽃에 비해 청아한 매력을 지니고 있네요.
자주색 꽃에 둘러싸인 흰색 꽃이 그 지역의 주인공인 것처럼 그늘에서도 돋보입니다.
요즘 산책을 하다 보면 곱게 핀 산박하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흔해 보이는 꽃도 자세히 보아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없듯이 한번 들여다보면 그 꽃의 매력에 빠져들 수 밖에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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