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올레걷기) 영등할망 신화와 '비단다리'.. 숨겨진 비경 금성해변 '알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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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올레걷기) 영등할망 신화와 '비단다리'.. 숨겨진 비경 금성해변 '알작지'
  • 고현준
  • 승인 2021.10.2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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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15코스 한림항-금성포구 하프올레는 가을을 만끽하는 짙푸른 바다가 춤을 추는 신나는 올레

 

 

아무리 오래 걸어도 덥지 않고, 바다색깔이 더 아름다운 가을올레가 나타났다.

요즘 여름에서 갑자기 겨울로 들어선 듯한 급변한 날씨에 조금 놀라기도 했지만, 가을이 되자 올레길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걷는 올레꾼들도 꽤 많아졌다.

드디어 걷기에 너무 좋은 가을 올레철이 우리 곁에 온 것이다.

지난 23일(토요일) 당초 추워질 것이라는 일기예보와 달리 올레길에 나설 때의 날씨는 맑고 따뜻했다.

추위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푸른 바다가 가장 먼저 우리를 반겼다.

 

 

 

이날 올레길에 함께 나선 올레꾼 고광언, 안건세 선생은 제주올레15코스 B코스를 걷기로 선택했다.

올레15코스는 원래 한림항에서 고내포구까지 해안도로를 걷는 코스지만, 하프코스를 걷는 우리는 애월읍 금성천의 끝자락인 금성포구까지만 가면 되는 코스였다.

처음 우리는 차를 놓고 가기 위해, 중간스탬프가 있는 금성포구를 찾지 못해 귀덕까지 차를 몰고 갔다가 길을 묻고 물며 읍면 경계인 금성천 다리를 사이에 두고 한림읍과 애월읍을 몇 번이나 왔다갔다 해야 했다.

겨우 찾아들어간 금성포구.

작지만 너무나 예쁜 해안이 숨어있는 절경인 곳이었다.

예전에도 몇 번 걸었던 길이지만, 지금은 한림읍과 애월읍을 잇는 다리가 금성천 해안 끝에 놓여 올레길이 훨씬 가까워진 것도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됐다.

 

 

 

한림항에서 시작되는 제주올레15코스는 A코스와 B코스로 나뉘어져 있다.

예전에 올레꾼 고광언과 함께 A코스를 걸은 바 있어 이번에는 해안도로를 걷는 B코스를 선택한 것이다.

A코스와 B코스는 마을 안길로 들어서 수원리사무소에서 따로 나뉘어져 걷게 돼 있었지만 코스를 착각했던 우리는 마을길로 들어서다 말고 다시 해안도로길을 따라 나와 걸었다.

“해안도로를 걸어야 하는데.. ”하며, A코스로 잘못 들어선 것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해안도로를 한참을 걷다 중간에 올레리본이 보이자 그때 고광언 선생이 “우리가 길을 잘못 온 것이 아니냐”고 물어서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그러나 잘못 들어선 길이었지만 해안도로를 걸으며 짙푸른 바다를 보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제주바다는 정말 아름다운, 짙푸르기만 한 바다색을 보여주었다.

 

 

 

그 바다를 배경으로 선 비양도와 한라산은 하늘 가득 억새와 함께 좋은 그림을 만들었다.

그런 바다에 파도가 치며 하얀 포말을 남기니 .. 제주바다는 이날 그야 말로 환상적인 올레길을 보여주었다,.

더욱이 이날 날씨는 바다만 보아도 만족스러운 그런, 특별한 날이었다.

그렇게 제주영등할망 신화공원이 있는 귀덕1리까지 오는 동안 그런 환상적인 바다는 계속 이어졌다.

다음은 '제주영등할망 신화' 에 대한 내용이다.

 

매년 음력 2월 초하루는 하늘의 북녘 끝 영등나라에서 이곳 제주에 1만8천 빛깔의 바람을 움직이는 바람의 신, 천하를 바람으로 움직이는 영등할망이 오시는 날이다. 영등할망은 마지막 꽃샘추위와 봄 꽃씨를 가지고 제주섬을 찾아오는데, 할망이 맨 처음 도착하는 바람 길의 올레가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복덕개이므로 제주사람들은 복덕개를 영등할망이 들어오는 ‘영등올레’라 부른다.

영등할망이 오면 한라산과 세경너븐드르 그리고 바당 밭 까지 씨를 뿌리고, 음력 2월15일 날 제주를 떠나가는데, 제주는 영등할망이 왔다 가야 새봄이 온다고 한다. 그 때문에 제주사람들은 음력 2월을 영등할망이 들어와 봄 꽃씨를 뿌리는 달이란 뜻에서 영등달이라 한다.

 

아름다운 포구 귀덕 복덕개에서는 옛적부터 영등할망이 제주에 들어오는 것을 환영하는 영등신 맞이가 마을 당굿으로 성대하게 치러졌다.

때문에 귀덕 복덕개는 영등할망과 할망을 수행하여 따라 온 영등신들이 모두 모여오는 곳으로 귀덕리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영등이 들어온 초하루에 하던 영등신 맞이를 복원하면서 복덕개를 신화공원으로 조성하고, 귀덕리가 자랑하는 아름다운 포구, 할망당, 도대불, 돌담, 올렛길, 수선화 등 귀덕리가 보존하고 있는 민속유산을 활용한 영등신 맞이 신화축제 복원계획을 추진해 왔다.(귀덕리 제주 영등할망 신화공원 표지석에서..)

 

 

그래서 그런지 귀덕리 해안에는 영등좌수를 비롯 영등우장, 영등딸, 영등할망, 영등며느리, 영등호장, 영등별감 등 다양한 조각상들이 커다랗게 만들어져 전시되고 있었다.

복덕개 포구를 지나는 동안 정결한 마을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다.

제주올레 15코스의 장점은 중간중간 팔각정이 만들어져 누구나 쉬어 갈 수 있도록 조성돼 있다는 점이 참 좋았다.

다른 코스와 달리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해안도로라서 그런지 곳곳에 쉼터를 많이 만들어 놓아 걷다가 쉬다가 하면서 많이 쉬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전설과 이야기꺼리가 많은 귀덕리를 지나 해안도로를 조금 더 걸으니 드디어 금성천이다.

 

 

예전에는 일주도로로 올라가 다리를 건너 한림읍에서 애월읍으로 넘어가야 했지만 이번에 걸어보니 금성천 끝자락에 이름도 아름다운 비단교라는 다리가 놓여져 있었다.

폭은 2.5M로 사람만 걸어갈 수 있는 다리로 지난 2019년 4월에 완성된 것이었다.

다리길이가 50m라는 의미는 금성천의 크기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드넓은 금성천 하구를 한라산과 함께 조망하니 그림같은 풍경이 나타났다.

중간스탬프를 찍고 금성포구 해안을 다시 살펴 봤다.

비록 해안쓰레기는 가득했지만, 아름답기만한 조그만 알작지가 그곳에 숨어 있었다.

제주올레15코스는 바다가 아름다운 코스다.

거기에 더해 영등할망의 신화까지 전하고 있으니 금상첨화다.

제주올레15코스 시작점에서 올레꾼 고광언(오른쪽)과 안건세 선생
걷기를 끝낸 후 금성포구 중간지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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