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들꽃] 아침 이슬 살포시 내려앉은..'잠자리난초'
상태바
[제주의 들꽃] 아침 이슬 살포시 내려앉은..'잠자리난초'
  •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
  • 승인 2021.11.15 08: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

잠자리난초

 

우리나라에서 현재 사용되고 있는 "난초과의 국명에 국어의 어문 규정이 전혀 맞지 않는 이름들이 있다."고 장양섭 야생화 사진작가(국어교사 출신)는 말한다.

앞으로 “수백 수천 년을 써야 하는 이름”을 바로 잡는데 식물학자나 관계기관의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을 한다.

우리 땅에서 자라는 풀꽃 이름에 일본의 식물학자 이름이 등장하는 경우가 있고 우리 꽃 이름 가운데는 일본 무사들의 무기에서 따온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들도 있다.

'칼송이풀'은 일본 무사들이 쓰는 긴 칼인 나기나타와 닮았다고 해서 일제가 나기나타시오가마라는 이름을 붙였고 해방이후 일본 이름을 우리말로 그대로 번역하여 사용되고 있다.

 

'큰개불알꽃'은 일본 식물학자가 열매가 개의 음낭(이누노후구리, 犬陰囊)을 닮았다고 하여 붙인 이름을 우리말로 그대로 번역한 것이다.

그리고 '며느리밑씻개'라는 풀은 마마코노시리누구이(繼子の尻拭い)에서 유래한 것으로 원래는 '의붓자식의밑씻개'라고 했는데 우리말로 번역하면서 '의붓자식'이 '며느리'로 바뀌었다고 한다.

'큰개불알'이든 '의붓자식의밑씻개'이든 '며느리밑씻개'든 하는 말은 요즘 시대에서 볼 때 성추행에 해당하는 말이므로 하루속히 순화해야 할 이름들이다.

'중대가리풀' '알며느리밥풀' '도둑놈의갈고리' 등 순화해야 할 이름을 가진 식물들이 많이 있다.

"일제가 자기식대로 이름을 붙여놓고 이 땅을 떠났음에도 우리나라 학자들이 일본말을 그대로 베껴서 이름을 짓고 여전히 그 이름을 부르고 있다."며 "우리 정서에 맞는 이름으로 바꾸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일본 연구가인 이윤옥 한일어울림연구소장은 말한다.

 

식물이름이 한글맞춤법에 어긋나게 붙인 경우들도 많다.

한글 맞춤법 두음법칙 관련 규정에는 “란(蘭)”은 우리말과 결합할 경우에는 한자어로 두음 법칙에 따라 '○○난' 또는 '○○난초'로 적어야 한다. 고 명시하고 있다.

또, 한자와 결합할 때는 “○○란”또는 '○○난초'로 표기해야 한다고 했다.

식물 이름에 '애기제비란', '탐라난', '병아리난초' 등 일관성 없이 뒤죽박죽 섞여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는 모습들은 쉽게 접할 수 있다.

어떤 경우에 '란'을 쓰고 어느 경우에 '난초'를 쓰는지 제대로 설명이 된 이름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아침 이슬 살포시

내려앉은

희고 고운 네 품안

아기잠자리 한 마리

하늘하늘 날갯짓하듯

작은 바람에도

설레는 네 마음

(이고야 시인의 시 “잠자리난초”에서 옮겨옴)

 

힘들게 날개 짓하던 아기잠자리가 잠자리난초에 살포시 내려 앉아 잠시 쉬고 있는 모습을 아름답게 적은 글이다.

잠자리와 잠자리난초는 닮은 점이 많은 생물체인 것 같다.

잠자리난초.

잠자리난초는 난초과 해오라비난초속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꽃에 꿀주머니가 길게 나와 있는 모습이 잠자리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해오라비아재비, 선엽옥풍화, 잠자리란, 십자란, 큰잠자리란이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 곳곳의 풀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양지바르고 습기가 있으며 풀이 긴 풀밭에서 자라는데 자기와 키가 비슷한 경쟁자가 있는 풀밭에서 더 잘 자라는 난초과 식물이다.

꽃은 7월에 흰색으로 피는데 입술 모양의 꽃잎이 가운데에서 3개로 갈라지고 아래로는 길게 꼬리와 같은 것이 붙어 있으며 잠자리처럼 생긴 꿀주머니가 있다.

잎은 2∼3개가 어긋나게 달리는데 선 모양의 잎은 끝이 뾰족하다.

줄기는 곧게 서고 원줄기는 높이 50cm 내외로 자란다.

열매는 심피(心皮)의 등이나 심피 사이가 터져 씨가 나오는 삭과로 9월에 익는데 원기둥 모양이고 꼭대기에는 꽃잎이 남아 있다.

 

 

 

한비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은..

   
한비 김평일 선생

한비 김평일(金平一) 선생은 지난 40여년동안 도내 초등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했다.
퇴직 후 (사)제주바다사랑실천협의회를 창설, 5년동안 회장직을 맡아 제주바다환경 개선에 이바지 했으며 지난 2015년도 한라일보사가 주관한 한라환경대상에서 전체부문 대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전국 실버인터넷경진대회(2002년)에서도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교직근무시에는 한국교육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에 취미를 가지고 풍경사진 위주로 제주의 풍광을 담아 오다 제주의 들꽃에 매료되어 야생화 사진을 촬영하고 있으며 현재 한라야생화회 회장을 맡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