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올레걷기) 올레길에서 만난 기적같은 일..'소나무를 살린 관심과 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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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올레걷기) 올레길에서 만난 기적같은 일..'소나무를 살린 관심과 정성'
  • 고현준
  • 승인 2021.11.22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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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16코스 항파두리토성-광령1리사무소, 자연에 감동 준 기적의 길

 

올레를 계속 걷다보니 ..

이제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도 가고 싶고, 일본 시코쿠순례길도 걸어보고 싶어진다.

걷기의 지평을 넓혀, 앞으로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가까운 일본 올레길이라도 걸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제주올레도 좋지만, 다른 나라 올레길은 또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고대하면서 오늘도 올레길을 걷는다.

매주 토요일마다 걷는 올레길..

늘 오늘은 또 어떤 사연이 만들어질 것인지 기대감을 갖고 걷기에 나선다.

사실 매번 걸을 때마다 꼭 한가지씩은 얘깃거리가 있다.

기자의 눈으로 보게 돼서 인지..

눈에 거슬리는 일은 문제의식을 갖고 보게 되는 것이리라..

 

 

 

처음에는 건강을 위해 홀로 걷기에 나섰지만 걷다 보니 남에게 자꾸 올레길을 걸어보라고 권하게 된다.

제주에서 올레길 만한 보고 즐길 꺼리가 드물기 때문이다.

걷는 즐거움 외에도 제주를 다시 알아가는 과정..

특히 매해 변하는 제주의 다양한 모습을 보면서 위기까지도 느끼게 되는..

그래서 더욱 제주환경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길이 올레길이다.

제주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색다른 재미가 올레길에는 분명히 있다.

처음 제주올레1코스가 시작되는 성산읍 시흥리에서 시작된 4번째 올레걷기가 드디어 지난 13일 광령리에 도착한 후 지난 20일 17코스가 시작되는 이곳을 지나 또 한번 제주시로 진입했다.

이제 4코스 정도만 더 걸으면 또 한번의 올래걷기를 마무리하게 된다,

3번째 걸을 때 처음에는 지금은 프로 올레꾼이 된 고광언 선생과 둘이 시작했고 4번째 걸을 때는 중간에 안건세 선생이 합류해 지금은 매주 셋이 함께 걷는 중이다.

고광언 선생은 이미 두 번째 걷고 있는 중이지만 아직 추자도를 가지 못해 완주증은 받지 못한 상태다.

이제 추자도만 다녀오면 두 번 째 완주까지 마치는 대장정의 묘미를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실 올레를 걸어보면 3-4명이 가장 걷기에 좋은 숫자 같다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함께, 때로는 홀로 올레를 걷는 기회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올레걷기는 고광언 선생과 둘이서만 걸었다.

안 선생은 추자도 올레를 걷는 기회가 생겨 이날은 단체여행을 갔기 때문이었다.

이날 광령리까지는 걷는 길이가 6km도 되지 않아 1시간 30여분 만에 간단히 끝났다.

지난 20일은 올레17코스 시작점인 광령리사무소에서 무수천과 외도 월대천을 지나 내도 알작지를 보면서 이호해수욕장까지 걸었다.

요즘은 주말마다 날씨가 좋아 걷기에 알맞은 분위기가 되어서인지 올레를 걷는 사람들이 꽤 많아졌다.

항몽유적지 토성을 지나고 한적한 들길을 걷는 올레16코스는 이날 매우 고마운 일을 만나 올레를 걷는 보람을 느끼게 했다.

2년전 애월읍 고성리-광령리 경계부근에서 생활하수에 신음하던 소나무가 2년 만에 무성한 가지를 뻗으며 우람하게 자란 모습을 발견했던 것이다.

2년전 이 길을 걸을 때 만난 이 소나무는 세제 등이 섞인 폐수를 뿌리에 머금고 곧 죽을 것 같은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 소나무 옆으로 하수가 나가는 길을 따로 만들어 소나무 뿌리 쪽으로 가는 폐수를 차단한 모습이 발견됐다.

제주시나 애월읍 등 관계기관 누군가가 이 기사를 보고 처리한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소나무는 비실비실하던 2년전의 모습이 아니라 무성하게 자라 우람한 모습으로 변해 가는 중이었다.

그동안 폐수에 신음하던 뿌리쪽도 안심이 될 정도로 굳게 뻗어가고 있었다.

우리의 조그만 관심이 가져다 준 기적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더욱이 이날은 눈 덮인 한라산의 모습이 마치 히말라야의 산봉우리처럼 하얗게 빛나고 있어 발걸음을 더욱 보람있게 만들었다.

한라산의 또 다른 얼굴이 이 올레길에는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 아름다운 겨울을 앞둔 한라산의 정경이 이 올레길에서는 계속 이어졌다.

그러나 실망스런(?) 일도 있었다.

절물이라는 용천수가 나오는 길을 지나 광령초등학교 옆길로 들어서는데 광령초등학교에 담벼락은 사라지고 철조망을 치듯 오방색으로 꾸며져 있었다.

학교가 무슨 감옥소도 아니고..

이렇게 꽁꽁 학교에 철벽을 쌓는 이유가 무엇인지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올레를 걷다가 학교에 들어가 쉬기도 했던 곳인데..

이번에 보니 학교는 아예 들어 가면 안 되는 곳으로(?) 변해 있었다.

실망감을 안고 16코스 종점인 광령1리사무소에 도착하니 이곳은 또 17코스 시작점이 있는 곳이다.

 

 

 

 

 

 

 

 

 

(이 기사 계속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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