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올레걷기) 올레길에서 만나는 행복.."결국, 자연 이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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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올레걷기) 올레길에서 만나는 행복.."결국, 자연 이상은 없다.."
  • 고현준
  • 승인 2021.12.1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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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18코스, 조천만세동산-삼양해수욕장..할 말 많은 '고민의 길'

 

 

 

제주올레 18코스 하프코스인 조천만세동산에서 삼양해수욕장까지의 구간은 할 말이 참 많은 코스였다.

지난 11일 오전 백약이오름에서 열린 작은 행사에 참석한 후 바로 조천만세동산으로 달려 이번에도 거꾸로 걸어보기로 했다.

올레길은 날씨는 약간 추웠지만 걷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였다.

조천만세동산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중간스탬프 포스트를 찾았으나 보이지가 않았다.

내려서 확인하니 바로 앞 150m 아래 쪽에 올레안내소 앞에 있다는 안내판이 서 있었다.

조금 내려가 보니 이곳에 새로 생긴 올레안내소가 아주 멋있게 잘 지어져 있었다.

안내소 바로 앞에 중간스탬프를 찍는 곳이 서 있었던 것이다.

 

 

 

스탬프를 찍고 마을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마을 안으로 들어서자 마자 나타난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조천 3,1만세운동의 주인공 14인 중 한사람이라는 김창환의 생가터라는 표지석이 앞에 있었는데..보니 집은 다 허물어져 빈 터인데..찬바람만 부는 형국이었다.

도대체 독립유공자로 추서까지 되신 분의 생가터를 이렇게 관리한다는 건 진짜 부끄러운 일이었다.

지나가던 올레꾼들은 또는 동네 주민들은 이를 어떻게 생각할까 생각하니 낯이 참 뜨거울 정도였다.

이런 현상은 조천-신촌까지 가는 동안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왜 그리 빈 집이 많은지..

그 빈집들은 이미 거의 폐가로 변했고..쓰러지고 무너져 가는 중이었다.

이런 경우 개인 사유지라 우린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게 공무원들의 상투적인 말이다.

아마 적극적인 행정을 펴는 공직자라면 부지런히 주인을 찾아 시나 읍에서 인수하여 집을 헐고 요즘같은 주차난에 조그만 주차장이라도 만들면 좋은 일이겠지만 그런 바램은 아마 화려한 욕심같은 생각일 것이다.

 

 

 

 

특히 조천에서 신촌까지 가는 올레길에는 또 유독 용천수가 많았다.

조금만 걸어가면 나타나는 게 용천수였다.

그런데,,용천수 관리도 마찬가지로 엉망이었다.

용천수 탐방길까지 만들어놓아 자랑하고 있는 이 지역 용천수는 그 이름만큼 아름답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청소는 전혀 돼 있지 않았고 어떤 곳은 파래가 가득해 들어갈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아마 예전에는 이 지역 모든 사람들이 고맙게 사용하던 생명수였을 텐데..

지금은 버려진 추억의 장소로 남게 되는 것 같다.

그것도 모자랐다.

해안가를 걸으면서 보니..

해안에는 또 쓰레기가 가득 했다.

 

 

 

 

거의 청소를 하지 않는 듯..

해안에는 해양쓰레기가 넘쳐나고 파래까지 올라와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제주올레18코스 하프코스(조천-삼양)는 이렇게 보기 싫은 장면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가끔 만나는 푸른 바다와 제주돌담은 그런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주었다.

결국 자연 이상은 없다는 것이 올레길에서 느낀 감상이었다.

그렇게 걸어 신촌에 있는 대섬에 도착했다.

이 대섬 지역은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곳이지만 예전에 한양대재단이 야자수올레길을 만들었다가 논란이 됐던 곳이다.

지금은 모두 원상복구돼 야자수나무는 다 사라지고 길게 자란 풀이 들판에 가득 했다.

하지만 조천쪽에서 대섬으로 들어가는 구간의 길은 또 엉망이었다.

 

 

 

 

철새도래지인 이곳은 올레꾼도 지나지만 가끔 방역도 필요한 곳이다.

대섬으로 진입하는 시멘트로 만들어진 올레길은 다 무너져 내렸고 하수구를 막는 도구는 하나가 멀리 떨어져 굴러가 있는 등 관리가 안되고 있는 건 이곳도 마찬가지였다.

철새들이 오가는 호수를 잠시 보면서 이곳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입구로 나오면서 보니..

이곳에 예전에는 없던 철제봉 3개가 세워져 있었다.

대섬 입구에는 주차금지 표지와 함께 차량출입을 아예 막는 조치가 이뤄져 있었다.

개발을 못하게 막으니 몽니를 부리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알아보니 한양대재단에서 차량 출입을 막는다며 조천읍에 통보를 하고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예전에는 소풍도 가고 낚시도 했던 곳이지만..

이제 주민들의 대섬에 대한 추억을 모두 빼앗기게 된 것이다.

 

 

 

 

알려진 바로는 제주시청에서 한양대재단에 대토로 이곳을 넘긴 것이라 하니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소식도 이번 취재를 하면서 듣게 됐다.

도민과 상생하는 차원에서도 이 대섬은 다시 주민들에게 개방해야 할 것이다.

이어진 길은 신촌의 닭머르길이다.

닭머르는 바다에 떠 있는 바위 하나가 우뚝 솟아 있는데 그 모습이 닭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바다위에 예쁜 팔각정까지 지어져 아름다움이 배가 되는 곳이다.

이곳 닭머르에는 늘 사람이 넘쳐난다.

이 날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겨울정취를 즐기고 있었다.

 

 

이곳을 지나 해안을 걷다보면 또 아름다운 해안 밭길 올레길과도 만난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길이 이곳에는 또 하나 숨겨져 있다.

그리고 그 길을 지나면 가로 길게 누운 큰 소나무와도 만날 수 있다.

바닷바람에 못견디게 힘들었을 그 소나무 아래에는 작은 벤치가 하나 놓여 있다.

여름에 이곳에 앉아 있으면 부러울 일이 없는 곳이다.

 

 

 

이곳에서 보는 바다 또한 일품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은 그렇게 제주의 아름다움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 많다.

그렇게 올레길 따라 들길을 오르면 신촌-삼양 옛 도로가 나타난다.

하지만 이제 이 도로는 굽이굽이 돌던 그 옛 도로가 아니다,

신작로가 아주 크게 만들어지고 있었다.

도로가 커진다는 건 개발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주민이나 관광객의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은 난개발의 원인이 되는 것이 다 새로운 도로건설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여기저기 만들어지는 도로로 인해 건물이 들어서고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온갖 곳이 다 파괴되는 중이다.

아마 예산이 가장 많고 건설을 해야 돈이 제주도에 돈다는 논리로 이같은 제주도에서의 도로건설은 영원히(?) 계속 될 듯 하다.

그래야 제주도에 돈이 돌아 경제가 돌아간다고 하는 얘기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막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망연자실 놓아두려니 갑갑한 마음만 드는 게 작금의 제주도의 도로건설 문제다.

조그맣고 마차 하나가 겨우 지날 만한 골목길 같은 도로가 예전 제주다운 것이겠지만..

제주도는 점점 그 면모를 잃어가는 중이다.

 

이는 돈에 환장한 사람들이 만드는 미래세대에 대한 횡포에 다름 아니다.

뷴명히 지금 이 시대의 우리는 미래세대로부터 왜 이런 거지같은 제주를 물려주셨나요?라고 물음을 받을 게 뻔하다.

돈벌레들이 다 사라지고 난 그 땅에 망연한 모습으로 서서 지금 우리 세대를 원망할 우리 후손들의 눈물이 보인다.

이렇게 개발하고 나면 제주도민이 갖고 있을 재산은 하나도 남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후손들은 밥이라도 벌어먹어야 하기에 주인의 자리를 잃고 외지인의 수하로 들어가 손을 비비며 살아야 할 지도 모른다.

그게 지금 이 시대의 돈벌레들이 하는 짓들 때문이다.

쉽게 벌어진 돈은 쉽게 잃는다는 것이 만고의 진리다.

지금 모아 둔 그 돈이 후손에게 온전히 돌아갈 리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점점 제주를 잃어가고 있다.

대섬도 뺐겼고..

웬만한 곳을 외지인이 소유한 후 문을 닫아 걸면 속수무책이다.

누구 좋으라고 이렇게 넓은 도로를 만들어 바치는가..

우리는 지금 그런 어리석고 바보같은 짓거리를 하고 있을 뿐이다.

개인의 작은 욕심이 천혜의 제주도를 허접한 곳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올레를 걷다보면..

진짜 해야 할 일은 놓아두고 엉뚱한 곳에 예산이 집중지원되는 모습을 많이 본다.

모두가 쓸데 없는 일에 쓰여짐이 많다는 얘기다.

올레길도 개인사유지가 많다.

언제가 그들이 길을 막아버리면 올레꾼도 올레길을 걸을 수가 없게 될 것이다.

제주도 전체가 위기인 시대가 이미 도래해 버렸다.

도로개살은 개발천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앞으로 우리 후손들이 갖게 될 것은 아무 것도 없게 될 것 같다.

거지같은 제주도를 물려받을 그 청춘들은 지금 힘이 없고..

힘 있는 자들은 다 돈에 미쳐 있어, 그렇게 제주도는 지금 방향을 잃고 좌초하는 중이다.

올레길은 그래서, 가끔 화가 나서 걷게 되는 그런 길이기도 하다.

올레길을 만든 고운 의도와는 다르게 제주도는 급격하게 변해버렸다.

올레길은 그래서 고민의 길이기도 한다.

올레꾼 고광언 선생
올레꾼 고광언 선생

 

 

연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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