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올레걷기) 1년에 딱 한번, 음력 3월 보름 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특별한 바위가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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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올레걷기) 1년에 딱 한번, 음력 3월 보름 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특별한 바위가 있는..
  • 고현준
  • 승인 2022.01.20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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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20코스 김녕-행원 어등포구, 바다도 하늘도 올레길도 다 아름다운..더럭산이 있는 '환희의 길'

 

 

 

 

제주올레20코스가 지나는 김녕리는 참으로 특이하고 정겨운 곳이다.

마을은 나지막이 고즈넉하게 앉아 있고..바다와 모래사장과 다양한 해안가의 모습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포스가 대단한 지역이다.

특히 김녕 해수욕장 모래사장은 빛이 곱기로 유명하다.

하늘과 바다가 이곳에서 만나면 그 자체로 그림같은 풍경이 만들어진다.

지난 15일 제주올레20코스가 시작되는 김녕서포구에 도착했을 때 날씨는 흐렸지만 걷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였다.

다 걷고 난 후에는 날씨까지 봄날처럼 좋아져 걷기의 마무리도 참 좋았다.

처음 들어선 마을 안길..

돌담과 해녀그림조차 아름다운 서김녕 마을 안길을 돌아 해변으로 나섰다.

해변으로 나서서 이곳에서 처음 만난 광경은 김녕포구를 밝히던 도대불이었다.

 

 

 

도대불

도대불은 바다로 나간 배들의 밤길을 안전하게 밝혀주는 제주도의 민간등대를 말한다.

도대불은 제주도 해안가 마을의 포구마다 하나씩 있었는데, 그 모양이 원뿔모양, 원통모양, 사다리꼴 모양 등 저마다 달랐다고 한다.

김녕 도대불은 원래 상자모양이었으나 1960년경 태풍으로 허물어져 지금의 원뿔모양으로 다시 만들어졌다.

김녕 도대불의 등불은 해질 무렵 바다로 나가는 어부들이 켜면 아침에 들어오는 어부들이 껐다고 한다. 등불의 연료로는 생선기름이나 송진을 쓰다가 나중에는 석유를 이용했고, 1972년 마을에 전기가 들어오면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김녕 도대불앞 안내판 내용)

 

도대불을 지나자 곧 영롱한 해안이 보이면서 구좌라는 영어표지판이 이 지역이 구좌읍에 속한다는 사실을 안내했다.

드디어 성세기포구가 있는 해변 입구에 아름다운 모래사장이 나타났다.

김녕 월정 세화 등 구좌읍 해변의 모래사장은 너무나 고운 색깔이다.

이날도 하늘과 그 색이 닿아 비취빛 아름다운 색을 자랑했다.

 

 

 

멀리 보이는 풍력발전시설도 그림처럼 자리를 잡은 모습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곳 해안가에 끊임없이 나타나는 해안쓰레기였다.

도무지 치운 흔적이라고는 없는 쓰레기 잔치가 이곳 해안에 계속되고 있었다.

김녕리는 안동우 제주시장의 고향인데..하는 아쉬움이 컸다.

더욱이 김녕해수욕장에 도착했을 때는 실망감마저 들기 시작했다.

모래가 바람에 날려 도로를 덮고 있는데도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고 야영객이 있는 잔디밭 옆 화장실은 2개가 다 문이 잠겨 사용할 수 없게 돼 있었다.

급한 사람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난이었다.

여름에만 수입을 올리기 위해 사용해서인지..

오직 돈을 벌기 위한 목적만 있을 뿐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보이지 않아 제주시장의 얼굴이 따끈따끈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화장실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지 돈을 벌기 위한 목적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당장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녕을 지나는 올레길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길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모래사장을 지나면서 보는 한라산도 일품이고 바다를 끼고 걷는 해안 올레길도 압권이다.

자연은 아름답기만 한데 사람들의 좁은 인식이 문제인 것이다.

이곳을 지나면서 정말 많은 사진을 찍었다.

도무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올레길이 연속 되었기 때문이다.

아마 지구상에 이처럼 아름다운 산책길도 더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정말 아름답기만한 해안 올레길을 지나 들길 올레길로 들어 서서 월정리로 가는 동안 당근을 수확하는 농부들의 모습을 만났다.

이 지역은 모래가 많아 다른 지역 당근보다 더 깨끗하다고 한다.

멀리 한라산이 보이는 아래 쪽 이곳 농지는 더 할수 없이 평화로운 광경이었다.

 

 

 

월정리 조그만 골목길을 따라 월정해수욕장에 도착했을 때..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해수욕장에 가득 했다.

워낙 유명한 해수욕장이기도 하지만 이곳의 도시화된 변화는 제주도 전체로 봐서도 놀라운 일이다.

수년 전만 해도 월정리는 하얀 모래가 고운 해수욕장 하나만 달랑 있던 곳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지금의 모습으로 변해 버렸다.

이날 하늘색과 만난 월정해수욕장은 바다가 더 빛이 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곳도 도로에는 바다에서 날라온 모래로 가득 했다.

바다색이 너무 아름다운 이곳을 지나 다시 들길을 따라 행원으로 향했다.

제주올레20코스의 중간지점은 행원 어등포구에 있다.

중간포스트에 앉아 있는데 올레꾼 여러 사람들과 만났다.

한 젊은이는 홀로 한달살이를 하면서 올레를 걷고 있다고 했다.

오늘은 세화에서 자고 내일 또 걷는다며 올레가 끝나는 지점에서 자고 걷고 있다고 했다.

올레길에서 젊은 사람을 만나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올레를 걸었던 그 경험이 그의 앞으로의 인생길에도 도움이 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켜켜이 도로가에 쌓여가는 모래톱들은 이곳이 바람 많이 부는 제주도임을 말해주듯 차곡차곡 쌓이는 중이다.

인생도 그처럼 켜켜이 쌓아가는 여정임에 틀림없다.

이날 월정리에서 만난 농부들의 바쁜 손놀림을 보면서도 젊은이의 발걸음처럼  봄이 멀지 않았음을 보았다.

서서히 따뜻한 바람이 불어옴을 느낄 수 있었던 날이었다.

봄을 1월에 맞이한다는 그런 생각이 드는 산뜻한 올레길이었다.

한편 김녕이 얼마나 특별한 곳인가는 김녕해수욕장을 지나 해안 한쪽 후미진 곳에 쓰러질 듯 서 있는 안내판에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용암언덕과 두럭산

 

김녕리 해안 주변에는 시럽처럼 점성이 낮은 용암으로 형성된 넓은 용암지대가 발달해 있다.

용암이 흐르는 동안 장애물을 만나거나 앞부분이 먼저 식으면 뜨거운 용암 내부가 빵처럼 부풀어 올라 언덕 형태의 지형을 만들게 된다. 이런 평탄한 용암대지 곳곳에 언덕처럼 솟아있는 지형을 투물러스라고 부른다.

한편 이곳에서는 1년에 딱 한번, 음력 3월 보름날에 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특별한 바위를 볼 수 있다.

두럭산이라 불리는 이 바위는 오래전부터 한라산, 청산(성산리), 영주산(성읍), 산방산(화순)과 더불어 제주의 5대 산 중에 하나로 알려져 있다.

 

올레꾼 고광언 선생
올레꾼 고광언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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