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올레걷기) 제주올레길, 하프코스 올레 걷기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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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올레걷기) 제주올레길, 하프코스 올레 걷기를 마치며..
  • 고현준
  • 승인 2022.02.2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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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1-21코스 하프걷기로 만 2년여만에 완주..다양한 이야기 넘치는 올레길 추억으로

 

 

 

지난 2020년 3월부터 시작한 4번째 하프올레걷기를 지난 12일 21코스를 모두 걷고, 일단 제주올레 걷기를 마치기로 했다.

성산 시흥에서 시작한 제주올레 1코스-21코스 걷기는 하프코스로 나눠 종달리까지 다시 걷는데 거의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중간에 여러 사람이 합류하긴 했지만 올레꾼 고광언 선생은 2번째 2년을 걷는 동안 단 한번도 빠진 적이 없어 모범적인 올레꾼이라고 칭찬해 주고 싶다.

고광언 선생은 추자도를 가지 못해 아직 완주증만 받지 못한 상태다.

곧 추자도를 다녀 오게 되면 안건세 선생과 함께 3명이 하프코스를 걸어 완주증을 받는 완주자가 된다.

 

 

 

지난 12일은 봄의 시작을 알리듯 곳곳에 유채꽃이 피어 우리를 반기고 있었고,공기가 주는 포근함이 벌써 봄기운을 느끼게 했다.

이날 21코스 출발점인 해녀박물관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21코스 안내소에서 근무중인 오미영 올레길동무님이 우리를 보고 다시 밖으로 나와 반갑게 맞이해 줬다.

“전에 쓴 올레길 기사를 잘 읽었다”는 인사와 함께..

다시 즐거운 올레걷기의 시작이었다.

해녀박물관을 가로질러 뒷길로 시작하는 작은 오름은 예전과 달리 길이 예쁘게 닦였고 팔각정 까지 세워져 있었다.

이 길은 면수동. 즉 낯물밭길이라는 들판으로 이어졌다.

아직 제주도의 개발전 모습을 간직한 채 길게 늘어선 밭길..

 

 

 

이곳 한 켠에 유채꽃이 가득 피어 봄을 맞이하는 중이었다.

이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니 별방진이다.

 

별방진

별방진은 조선 중종5년(1510년) 제주목사 장림이 이곳은 우도와 함께 왜선이 와서 정박하는 곳과 가깝다 하여 김녕방호소를 철폐하고, 이곳 하도리로 옮겨 구축한 진이다.

해당 진성은 지형적으로 남쪽은 높고 북쪽은 낮은 타원형 성곽으로, 규모는 둘레1,008m, 높이 3.5m 정도이며, 동.서.남쪽에 문 3개와 옹성 3개소, 치성 7개소가 있었다.

성안에는 진사, 객사, 공수, 사령방, 군기고, 대변청을 비롯, 흉년에 백성에게 곡식을 빌려주는 별창을 갖춘 조선시대 제주 동부지역에서가장 큰 진성이었다.

1702년 제주목사 이형상이 순력하면서 그린 탐라순력도 중 별방조점에는 조방장 1명, 성정군 423명, 목자와 보인은 187명, 말은 946필, 흑우는 247마리, 창고의 곡식은 2,860여 섬이라고 기록되어져 있다. (현장안내판 설명)

 

이곳은 예전에 걸을 때 보면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장관을 이루고 있었는데...이번에는 봄이 오기 전이라 유채꽃의 장관은 볼 수 없었다.

 

 

 

마을을 지나 다시 들길로 나서서 조금 걸어가니 해안도로가 나온다,

이윽고 중간스탬프가 있는 지점에 도착했다.

이날은 올레코스를 걷는 마지막 날이라 21코스를 전부 걷기로 했기 때문에 종점을 향해 다시 걷기 시작했다.

이곳 해안길은 길이 참 예쁘다.

누런 자연잔디와 푸른 바다가 어울리면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그런 곳에 떠 있는 작은 섬 하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문주란이 자생하는 토끼섬이다

토끼섬을 옆으로 두고 걷는 환해장성길도 걷는 이의 마음을 포근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 토끼섬이 보이는 곳에 작은 포구가 하나 새로 만들어졌는데..

보니, 뭔가 조금 이상했다.

제주도의 포구는 원래 작은 배를 세워 두는 안캐가 있고 중캐 그리고 큰 배들이 서는 밖캐가 있는데..

이 포구에는 안캐를 통해서는 밖을 나갈 수가 없게 만들어져 있었다.

제주의 전통포구와는 전혀 다르게 안캐는 아예 사용도 하지 못하도록 병신을 만들어 놓은 것이 참으로 놀라울 정도였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보여주기식 탁상행정의 표본 그 자체였다.

이처럼 돌에 관한 한 제주에는 이상한 현상이 많이 생긴다.

앞서 본 별방진도 예전의 성곽과 이어지지 않게 만들어져 있어 비판을 많이 받는 중이고..

이 포구도 마찬가지였다.

고증 없는 돌문화재의 보존은 이처럼 제주에 이상한 괴물만 만들 뿐이다.

 

 

 

제주올레 21코스 해안도로는 아기자기한 곳이 많아 볼거리가 풍성하다. 하지만 걷는 내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곳도 걷는 내내 참 많았다,

이번에 보니 하도어촌계체험마을이 있는 영등의 바다는 모래사장을 걷지 못하도록 코스가 바뀌어 있었다.

금빛 모래사장이 아름답기만 한 이 모래사장을 왜 걷지 못하게 만든 것일까..

너무 아쉬워서 중간에 길을 벗어나 모래사장으로 내려가 걸어 봤다.

지미봉이 보였고 우도가 그 바다 앞에 서 있었다.

이 바다를 걷지 못하게 만드는 건 일종의 횡포(?)나 다름이 없다.

그 길을 따라 더 나아가면 하도해수욕장이 나온다.

 

 

 

하지만 산책로 곳곳에 있는 난간은, 안전을 위한 줄이 끊어져 방치돼 있었다.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하도해수욕장 역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아 겨울바다를 즐기는 중이었다.

그러나 올레길 코스에 이런 정비불량은 실망감을 안겨준다.

그 길을 벗어나면 이제 하도 철새도래지다.

이날 예전처럼 수많은 새떼를 보지는 못했지만 간간이 호수 안쪽으로는 새떼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길을 지나니 다시 시작된 들길..

지미봉으로 향하는 길이다.

이 지역은 제주놈삐(무)가 풍년을 이루고 있었다.

아직 수확하지 않은 놈삐(무)가 밭에 가득 했다.

 

 

 

지미봉에 도착한 후 우리는 지미봉 정상이 아닌 옆길을 돌아나가기로 했다.

지미봉 뒷길에는 용천수가 나오는 곳이 몇 개 있다.

에전에는 사람이나 마소가 함께 사용하기도 했었을 물이겠지만, 지금은 이미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버려진 상태였다.

그 물 옆에는 또 폐비닐이나 비료포대 등을 버리는 집하장이 있는데..

창고가 작아 각종 쓰레기가 넘치듯 쌓여 삐어져 나온 상태였다.

그 모습 그대로가 지금 제주도의 현실을 보여주는 쓰레기섬이 돼 가는 모습이었다.

이 길을 나와 지미봉 입구를 향해 걷는데 호젓한 숲길이 다가왔다.

 

지미오름(지미악)

구좌읍 종달리마을 북동쪽에 있는, 표고 166m(비고 160m)의 오름이다. 일찍부터 지미오름이라 불렀고, 이것을 한자로 지미악, 지미산, 지미봉(지미오름)으로 표기하였으며 지미봉의 표기를 중시하여 제주목의 땅 끝에 있는 봉우리라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 오름 정상에는 조선시대 때 정의현 소속의 지미망이라는 봉수대가 있었다.

말굽형 굼부리가 북쪽으로 벌어져 있으며 돌담 둘린 밭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굼부리의 일부 지역은 풀밭을 이루지만 대부분은 활엽수가 우거져 있다. 굼부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오름 둘레에는 삼나무, 소나무(해송)가 우거져 있다.

 

 

 

 

지미봉길을 나와 해안도로로 접어들자 이제 곧 종점이다.

그러나 종점을 앞둔 바다에는 누렇게 변한 파래 더미가 바다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더럽기만 한 현장..

제주바다는 그렇게 야금야금 썩어가는 중이다.

이날은 올레를 걷는 마지막 날이라 그랬을까.. 올레길은 우리가 그만 걷는다는 게 못내 아쉬웠던지 우리를 조금 더 걷게 만들기도 했다.

당초 이날은 지미봉을 나와 종달항에서 점심을 먹고 오름오로미들(회장 이동남) 회원들과 함께 21코스 종점까지 같이 걷기로 약속이 돼 있었다.

그런데 중간에 전화로 대화를 하는 중에 약속장소를 잘못 알고 우리는 계속 종점을 향해 걸어간 것이었다.

종점에서 얘기를 나누는 중에 종달항에서 점심을 먹는 장소를 잘못 알아듣고, 다시 약속장소로 돌아가야 했던 것인데..

해안도로 제주올레21코스 종점에서 종달항 까지 거리가 짧아, 가겠다는 택시가 오지를 않아 다시 그곳까지 되돌아 걸어가야 했다.

하프코스의 마지막을 멋있게 장식하고자 했던 일이 그만 어긋나고 말았다.

 

 

오름오르미들 회원들과 함께 기념사진..

 

겨우 다시 거꾸로 걸어 종달항 가까이 걸어 왔을 때, 차를 타고 지나던 김승태 회장을 비롯한 오름오르미들 회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약속대로 모두 함께 마지막 남은 올레길을 더 걷지는 못했지만..

잠시  인사를 나누고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다만, 귀한 사진을 오름오르미들 회원들과 함께 남길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닐 김승태 회장은 “종달에서는 택시잡기가 힘들다”며 회원들에게 걷고 있으라고 전한뒤 우리를 출발점인 해녀박물관까지 태워다 주셨다.

종달이 고향이기도 한 김승태 회장은 차를 타고 가는 동안 식량증산을 위해 제주에서 처음 만들어졌지만 염분 때문에 실패했던 논 이야기와 함께 소금을 생산하던 곳에 대한 설명과 매립된 지역 등을 모두 보여 주며 바다가 마을로 변한 상전벽해의 놀라운 현장을 세세하게 설명해 주셨다.

지면을 빌어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제주올레를 걷기 시작한 후 걷기는 이제 거의 생활이 됐다.

토요일이면 으레 걷는 것으로 모두가 알게 됐다.

제주올레는 이야기 꺼리도 많지만, 앞으로는  제주에 새로 생긴 다른 길도 걸어볼 생각이다.

그동안 ‘올레길. 나도 걷는다’ 시리즈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고 격려해 주신 모든 독자 여러분에게 감사를 전하며 다른 길에서 다른 이야기를 전할 것을 다짐해 본다.(하프올레걷기 끝)

 

2년 동안 하프올레걷기에 한번도 빠진 적이 없는 모범올레꾼 고광언 선생
제주올레21코스 사무실 올레동무 오미영 선생과 함께 한 고광언 선생
제주올레21코스 사무실 올레동무 오미영 선생과 함께 한 고광언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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