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 제2의 엉또..5호,6호 태풍이 제공한 천미천 '녹산폭포' 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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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 제2의 엉또..5호,6호 태풍이 제공한 천미천 '녹산폭포' 가 보니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22.08.03 0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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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교롭게도 태풍 5호 송다와 6호 트라세는 휴가의 절정에 이르는 7월 말과 8월 초에 걸쳐 제주를 지났습니다.

다행히도 다소 비켜 가면서 큰 피해는 없었는데요,

무엇보다 많은 비를 뿌린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제주는 화산섬인지라 계곡과 천(川)이 발달한 만큼 집중호우 때만 폭포가 형성이 되는 곳들도 있죠.

그 대표적인 곳이 엉또폭포인데요, 

 동부권에도 천미천 줄기에 녹산폭포가 있어 찾아봤습니다.

녹산폭포는 번영로 옆을 지나는 천미천 줄기 중에서 절벽을 이룬 곳이며,

 집중호우 때만 연출이 되며, 제2 엉또폭포라고도 부릅니다.

 

 

 

 계곡 근처에 도착하기 이미 전에 물이 흐르는 소리가 제법 크게 들릴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저절로 탄성이 나오는 장면이었는데요,

연중 몇 차례 정도만 폭포가 형성되는 곳이니 당연하겠죠.

계곡 자체가 미끄럽기 때문에 거리는 가깝지만,느리게 조심히 폭포의 근접거리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바야흐로 수순에 따라 1:1 만남의 순간이 이뤄질 차례입니다.

 

정면에는 머리를 아래로 향한 듯한 모습의 바위가 있어 눈길을 끌죠.

마치 폭포 지킴이라도 되는 양 의연하고 위엄 있게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자연의 힘은 위대하였습니다.

 시청각 현장의 분위기는 새삼스럽게도 탄성을 지르는 것이 전부가 되었습니다.

계곡의 한쪽은 붕괴가 되어 있습니다.

 이번의 많은 비로 인한 결과가 아니고,언제인가 무너져 내린 후 아직까지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떨어진 물은 작은 호수를 거쳐 하류로 향합니다.

 양이 말해주듯 급하게 흐르는 계곡물은 요란한 소리를 더했습니다.

높고도 먼 성널오름과 흙붉은오름 일대를 출발하여 부지런히 흘러온 물줄기는 이제 절벽에서 폭포를 연출하고 하천리를 향하여 마지막 순항을 하게 됩니다.

과연 제2 엉또폭포라 할만했습니다.

 폭이나 높이는 견줄 정도가 아니지만,깎아지른 절벽을 따라 굉음을 내며 떨어지는 물줄기는 시청각 현장이 되어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줬습니다.

 

정면에서 옆 방향의 포인트로 가기 위하여 이동을 하다가 '궤'를 이룬 현장을 만났습니다.

아래는 원형을 이뤄서 작은 호수를 방불케 하였고,오래전 함몰과 붕괴의 과정을 상상하게 하였습니다.

습한 기운이 넘쳐서일까요?

 함몰된 공간 바깥 주변에 기이하게 생긴 나무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관전이나 사진 포인트로는 옆 방향도 괜찮습니다.

촬영 외에 적당한 곳을 차지하여 안은 채 물멍때리기를 하기에도 안성맞춤이죠.

 

주인공인 녹산폭포 외에도 아래쪽은 굴곡이 이뤄진 곳에도 소폭을 이룬 채 4중창으로 굉음을 내고 있었습니다.

 

 

 연출자도 없고 메가폰을 잡은 감독도 없으며,지휘자가 없는 때문인지 박자도 안 맞고 그저 우렁차게 들렸지만 결코 싫지 않았습니다.

 

 

그냥 멍때리기를 하는 자체가 힐링이 될 정도였네요.

 수량이 말해주듯 폭도 충분했고, 절벽의 높이 역시 8m 정도라 소리가 요란했습니다.

 

 한라산 아래 자락 등 굴곡이 발달한 계곡을 따라서 집중호우 때만 생기는 폭포들이 있는데요.

명칭이 없는 이들을 보통은 비와사폭포라고도 부릅니다.

 방언이며 비가 와야. 비가 내려야 형성이 되는 폭포라서 편안하고 쉽게 부르는 용어죠.

 

 자연이 만든 환경이지만 아쉬움은 있습니다.

호수를 이룬 바닥 층이 현무암석 등으로 이뤄졌다면......

 너비가 좀 더 방대했으면......

 물빛이 투명하고 아름다울 텐데 그렇지 않은 입지이죠.

 

 

 상단에는 튀어나온 바위군이 있으며 이곳을 터전으로 삼은 나무들이 있습니다.

척박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버티는 모습은 차라리 신비스러울 정도이죠.

 

 

 화산섬인 제주의 대표적인 하천을 꼽는다면 천미천을 들 수가 있는데요,

 길이가 약 25.7km로서 가장 긴 하천입니다.

발원지는 한라산 동쪽 허리인 흙붉은오름과 성널오름 사이니까 지금의 위치는 하류 쪽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경로의 대표적인 곳으로는 사려니 숲길이나 삼다수 숲길 일대이며,바로 이곳 상류에는 제주도 명소 중 진수내(진숫내)가 있습니다.

 

 위쪽을 바라보다가 내킨 김에 폭포의 상단을 살피기 위하여 조심스럽게 올랐습니다.

 

 

 길게 이어지는 천미천 줄기의 한 부분이건만

 유독 급경사의 절벽을 이룬 상부가 되겠습니다.

얼마나 눈이 시원하고 귀가 행복한지 축축이 젖은 바위를 차지하여 아예 걸터앉은 채 한동안 보고 들었습니다.

폭포 자체는 제주도 볼거리로 충분하지만 아래의 호수 분위기는 보잘것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집중호우가 있어야 생기는 폭포이기 때문에 아래의 호수가 맑은 리는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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