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연재) 한민족의 혼(魂), 그 영원한 비밀의 암호 코드를 해독하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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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재) 한민족의 혼(魂), 그 영원한 비밀의 암호 코드를 해독하다!(7)
  • 조용호 박사
  • 승인 2022.08.0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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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호 박사/아리랑 원형과 제주 문화콘텐츠 연구-2(제3주제)
 

 

아리랑의 비밀을, 저서 ‘아리랑의 비밀話원’을 통해 밝혀낸 조용호 박사가 제주에서 이에 대한 내용을 처음으로 소개하는 뜻 있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 27일 한라산에 있는 사)제주도아리랑보존회(이사장 강소빈)가 주최한 '2022 한국아리랑의 원형연구 조용호 박사 초청강연회' 자리에서였다.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출신이기도 한 조용호 박사는 이날 모두 6개의 주제로 나눠 아리랑에 대한 모든 내용을 소개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조용호 박사는 아리랑에 대해 “‘아리랑’은 너무나 단순해 보이는 노랫말 속에 고도한 메시지를 숨기고 있는 특수한 문장이었다.”며 “그래서 아무도 다른 뜻이 숨겨져 있다는 생각 자체를 못한 것이었고, 아리랑이라는 뜻조차도 알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반도체, 정보통신(IT), 암호학 및 고대시가문학, 중세국어 등의 분야에 종사하면서 오랜 기간 아리랑과 민요, 고려가요 등에 나타나는 뜻 모르는 후렴구를 연구해 온 조용호(趙容晧) 박사는 아리랑을 600년 전의 한문과 고려어로 된 의사향찰구조로 재구함으로써 그 속에 숨겨져 있던 비밀을 풀어내게 된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본지는 이 자리에서 이에 대한 모든 원고를 긴급 입수, 조용호 박사로부터 연재를 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 차제에 아리랑과 제주아리랑의 대중화 및 세계화에 대한 폭넓은 발전을 염원하는 마음에서 이를 차례로 연재하기로 했다. 세번째 주제는 '아리랑 원형과 제주 문화콘텐츠 연구'이다.(편집자주)

 

 

 

(이어서 계속)

 

Ⅳ. 아리랑 원형의 재구성

후렴구 해석

아리랑 후렴구는 노랫말에서 문장 형태로 나타나므로 문장 단위로 풀이해야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아리랑’과 ‘아라리요’를 분리해서 풀이할 경우, 무한한 조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의미가 없게 된다. 그러한 측면에서 아리랑에는 문장을 기본 단위로 하여 다른 의미로 전환시킬 수 있는 대응규칙이 존재하고 있다.

 

아 리 랑 아 리 랑 아 라 리 요

[ㄹ -> ㄴ] 아 니 랑 아 니 랑 아 나 리 요

[니 -> 뉘] 아 뉘 랑 아 뉘 랑 아 나 리 요

‘아리랑’의 두 번째 음절에 있는 리을(ㄹ) 음소를 니은(ㄴ) 음소로 바꿔주면 ‘아리랑’과 ‘아라리요’에 동일한 변화를 가져오며, 세 음절로 되어 있는 경우는 두 번째 음절에 있는 ‘니’를 ‘뉘’로 바꿔주면 한어(漢語) 구어체 발음이 된다.

즉 ‘아리랑’이 ‘아뉘랑(啊女郞)’으로 바뀌면 “아가씨!”라는 뜻이 된다. ‘아(啊)’는 감탄사이며, ‘뉘랑(女郞)’은 ‘아가씨라’는 뜻이므로 ‘아뉘랑(啊女郞)’은 대화체에서 사용되는 표현이다.

따라서 암호화된 ‘아리랑’의 실제 발음은 ‘아아! 리랑’이 된다. 또한 ‘아라리요’의 두 번째 리을 음소를 니은 음소로 바꿔주면 ‘아나리요(啊那裏喲?)’가 된다. ‘아(啊)!’는 감탄사이고, ‘나리(那裏)’는 ‘어디에?’라는 뜻이며, ‘요(喲)’는 어조사이므로 “어디 계십니까?” 라는 뜻이다. 따라서 ‘아리랑’과 ‘아라리요’를 결합하여 문장을 만들면, 다양한 형태의 표현이 가능하게 된다.

 

[한문 대화체] 啊女郞 啊女郞 啊, 那裏 喲

[국문 대화체] 아女郞 아女郞 아, 亂離요

[사투리 표현] 아니랑 아니랑 아, 난리요

[본래의 의미]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 요

[한자적 해석] 아리랑 아리랑 안란리(安瀾裏) 요(喲)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가 한어로 암호화되면, ‘아뉘랑 아뉘랑 아나리요(啊女郞! 啊女郞! 啊那裏喲?)’가 되어 ‘아가씨! 아가씨! 어디 계십니까?’라는 뜻이 된다.

그런데, 한어에서 나(那)라는 글자는 얼화운이 적용되기 때문에 실제 발음에서는 날(那)로 발음된다. 따라서 아나리요의 구어체 발음은 ‘아! 날리요’가 되며, 우리말로는 무언가 난리가 난 상황을 뜻하는 ‘아! 난리(亂離)요’를 표현하고 있다.

즉, ‘啊女郞! 啊女郞! 啊那裏喲[아, 난리요]?’를 한어와 국어를 조합해서 우리말로 표현하면 “아, 女郞! 아, 女郞! 아, 난리요!”라는 뜻이 된다. 얼화운을 사용한 이유는 한어를 이용해서 또 다른 형태의 우리말을 동시에 표현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둘째 음절이 니은으로 바뀐 ‘아니랑 아니랑 아나리요’는 “아니랑께 아니랑께 아! 난리요”라는 전라도 사투리를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아리랑이 노랫말이라는 특성을 이용하면 대화체에서의 ‘아! 난리요’라는 발음이 노랫말에서는 ‘안난리요’가 된다.

즉, 노랫말에서 ‘아~’를 길게 발음하다가 뒤에 오는 ‘난리요’와 연결되면 ‘아~ㄴ 난리요’로 발음되는 음운적 특성을 활용한 것이며, 암호문 내에 있는 다른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따라서 암호화된 방법의 역과정으로 둘째 음절의 니은 음소를 리을 음소로 바꿔주면 안란리요(安瀾裏喲)가 되어, “물결이 고요해요?”라는 뜻이 된다. 원시 언어적 특성을 갖는 ‘아라리요’의 의미를 아리랑 노래를 암호화하는 과정에서 한자로 번역한 것이다.

암호화된 문장을 풀이하게 되면, 그 속에서 뜻을 잃어버린 본래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된다. 원래의 아리랑은 물결과 관련된 내용인데, “아가씨!”라는 구어체 형태로 암호화 되었다.

 

사설의 해독

중세 국어와 한어로 된 의사향찰 해독의 방법은 우선 제3행과 제4행을 중심으로 해독한 후 노랫말 전체에 대하여 분석하는 것이다.

즉 <아리랑>은 경기체가에서 변형된 중두(重頭) 기법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두 행의 문장 간에는 항상 ‘나[我]’와 상대방인 ‘너[你]’가 대비되어 나오고 있고, 각 문장은 완벽한 하나의 문장 구조를 갖고 있다.

 

[我] [你]

那兒把我立刻 告訴你們

그렇게 [나]를 …. [너]희들에게 말하…

[你] [我]

是你麽, 告訴我 把話柄亂道

[너]였니? [나]에게 말해봐요 …

 

제3행의 ‘가시는 님은’에 해당하는 ‘가오수니믄[告訴你們]’과 제4행에서 ‘못가서’의 ‘가오쑤워[告訴我]’가 대구(對句)가 되면서, 암호체계 시스템에서의 지령문 전달자와 수신자와의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나아가 제1행도 이러한 규칙체계에 있으므로, 암호문에 존재하는 규칙을 노랫말 전체로 확장하면 제1행과 제2행의 경우도 또한 완벽한 문장구조를 만들 수 있다.

 

[我] [你]

(我 尋找 阿女郞) 阿女郞 阿女郞 阿那裏呦

[나]는 아가씨를 찿는다 [너]아가씨, 어디 계십니까?

[你] [我(?)]

阿女郞 곡애 너머, 我(?) 感戴

[너] 아가씨는….. [나]는…

[我] [你]

那兒 把我立刻, 告訴你們

그렇게 [나]를 …. [너]희들에게 말하…

[你] [我]

是你麽 告訴我 把話柄亂道

[너]였니? [나]에게 말해봐요…

 

제3행에서는 하나의 문장이 나[我]와 너[你]를 중심으로 주체가 분리되어 있고, 다음 문장인 제4행에서는 너[你]와 나[我]라는 형태로 주체가 바뀐다. 한문의 구성을 통해, 혼자서 독백하는 문장이 아니라, 두 사람 간에 대화를 하고 있는 형식이다.

그러면서도, 행과 행간의 문장에는 항상 ‘나[我]’와 상대방인 ‘너[你]’가 대비되어 나오고 있고, 각 문장은 완벽한 하나의 문장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러한 구조를 문장 전체로 확장하면 중두의 특성상 제2행의 문장 형태를 알아낼 수 있고, 중의시 형태의 문장 구성이 가능하게 되어 <아리랑>의 원형을 재구하게 된다.

한문의 구성을 보면 ‘얼화운[那兒, 勾勾兒著]’이 나타나고, ‘발병난다[把話柄亂道]’나 ‘버리고 가시는 님은[把我立刻告訴你們]’을 표현하기 위해 파자문(把字文)이 등장하는 등 중세 한어 문법이 사용되고 있다.

또한 가극에서 사용되는 사투리 용어인 ‘구구아탹[勾勾兒着]’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러한 한문이 사용되던 시기는 문학 장르상 <아리랑>과 같은 신성염곡의 노래가 가극에서 상연되던 14세기 후반의 상황이다.

<아리랑>에 나타나는 한문의 특성이나 중세국어 및 노랫말의 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아리랑>은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성립되던 여말선초(麗末鮮初)의 왕조 교체기에 개경의 두문동 사리골에서 만들어졌다.

노랫말의 원형을 통해 ‘아리랑 고개’는 땅 위의 고개가 아니라 ‘푸른 물결’을 뜻하는 ‘아리 이랑 곡애(谷涯)'의 발음기호로 물 위에 있으며, 그러한 이유로 ’아리랑 고개‘는 땅 위에 존재할 수 없었다. 원래의 ‘아리랑’은 ‘푸른 물결’을 뜻하는 ‘아리 이랑[蒼波 萬頃]’이며, ‘신성한 아가씨’를 뜻하는 ‘아아 리랑[阿! 女郞]’으로 암호화한 것이다.

고증을 통해 ‘아리랑’은 특정한 의미를 상징한다거나, 조선 초기에 나온 정치적 방임주의라든가, ‘아리랑’의 뜻은 ‘아리랑[阿里娘]’이며, 애조를 띠면서, 충신불사이군, 비밀결사(秘密結社), 생활의 만화경(萬畵鏡),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는 한(恨)의 노래 등의 성격을 규명할 수 있게 된다.

<아리랑>이 다양한 성격을 가진 노래라는 것은 특정한 시대의 정치적 상황을 묘사하게 되므로, <아리랑>의 본질은 참요에 해당하며, <아리랑> 원형의 재구를 통해 다양한 기록에 나타나는 성격들을 포함하게 됨으로써 노랫말이 뜻하는 텍스트 상황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아리랑’ ‘아라리요’ 라는 기본적인 뜻도 모르던 당시의 상황에서 <아리랑>의 원형을 재구한 것은 학술적인 경이(驚異)였다.

 

재현 : 아가씨(啊女郞!) 아가씨(啊女郞!) 어디 계십니까?(啊哪裏喲?)

재현 : 아가씨!(啊女郞!) 두 손을 모으고 몸을 구부려 부처님께 나무아미타불 기도하는 모습은(勾勾兒著南無,) 정말 감동적입니다(我感戴).

여랑 : 그렇게(那兒,). 사실과는 너무나 다른 말씀을 당신들에게 하는 사람이(把我立刻告訴你們,)

여랑 : 정말 당신이란 말입니까?(是你麽?) 말해보세요!(告訴我!) 자신에게 말꼬투리 잡힐 말씀을 함부로 말해보세요!(把話柄亂道!)

 

젊은 남녀가 남녀혼성 듀엣이라는 형태로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는 불사이군을 주제로 대화하는 것이다. 1392년 7월 28일,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성립된 지 11일이 지난 시점에서 두문동에 있던 고려 유신들에게 새로운 왕조에 복귀하라고 요청하는 상황에서 이를 거부하는 내용의 아리랑을 만들어 가극으로 상연한 것이다.

역사적 기록을 통해 <정선 아리랑>에 나타나는 충신불사이군의 이야기라든가, 님 웨일즈의 저서 『Song of Ariran』에 나오는 비밀결사의 노래라는 측면과도 일치한다.

그렇지만 과연 망국의 시절에 이런 형태의 주제를 함부로 얘기할 수 있었을까? 그럴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했을까?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자신들을 가장 타락한 모습으로 위장함으로써 비밀결사의 의지를 숨기게 된다.

그런데 의사향찰로 구성된 아리랑을 당시 언어로 발음해보면, 사실은 또 다른 형태의 우리말인 것을 알 수 있다.

 

아리랑 아리랑 아날리요

아리랑 것구러져 나마간다

날 바아리곡 가오 스니믄

스니마 가오 쑤아발 화병난다

 

여말선초에 우리글이 없었으므로 고려어와 중세 한어를 이용하여 우리말을 표현했던 것이다. 아리랑은 “아가씨!” 아날리요는 “아, 난리요” 등은 물론이고, 것구러져, 나마간다, 바아리곡은 베리고, 스니믄은 스님은, 쑤아발은 씨-발, 화병난다 등으로 재구하면 의미를 완전하게 알 수 있다. 스님과 아가씨의 대화체로 바뀌게 된다.

 

스 님 : 아가씨! 아가씨! 아, 난리요?

스 님 : 아가씨! 꼬꾸라져 넘어간다.

아가씨 : 나를 베리고 가오, 스님은!

아가씨 : 스님아, 가오! 쑤아발! 화병난다!

 

장소는 당시의 수도인 개경 외곽에 있는 만수산 두문동 절간이다. 깊은 곳에서 스님이 불도에 정진하는데, 요염한 아가씨가 찾아온다. 방으로 쳐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스님이 말하기를, 아가씨께서 흥분돼서 난리군요. 소승을 유혹하기 위해 제 위로 꼬꾸라져 넘어가시는군요. 그러자 아가씨가, “나를 베려놓고 가오 스님은!”이라고 말하는데, 스님은 아가씨의 요구를 거절한다. 성불하십시오! 그러자 아가씨는, “스님아! 가오! 씨-발! 화병난다!”라는 상황이다.

충신불사이군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없었으므로 외형적으로는 스님과 아가씨라고 하는 비정상적인 남녀의 애정을 표현한 남녀상열지사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황현의 『매천야록』에 나오는 신성염곡의 특성이라든가, 와다텐민의 후정화적 성격 등의 기록과도 일치한다.

당시 불교는 원나라에서 들어온 라마교의 영향 등으로 일부 세속화된 측면도 있었다고 전해지지만, 이 스님은 흙탕물에서도 피어나는 연꽃같이 타락하지 않은 고려 불교의 양심이었다.

가극 내용은 이러한데, 그 주제가인 노래도 이와 같이 불렸을까? 이런 가사는 차마 무대에서도 부르기가 민망한데, 백주 대낮에 그것도 온 동네 이곳저곳에서 부르기는 지나친 표현이 아닌가? 어린애들도 있고 부녀자들도 있고.

그래서 의사향찰로 표기된 한문의 내용을 동일한 의미의 다른 표현으로 바꿔준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곡애 나마간다

 

아리랑의 원형에 대한 해독을 통해, 아리랑이라는 발음에는 아아 리랑과 아리 이랑이라는 두 종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아 리랑은 신성한 아가씨라는 뜻이며, 아리이랑은 푸른 물결이라는 뜻이다.

아리 이랑은 문자가 있기 전부터 있어온 원시언어이다. 고구려어로 아리는 푸르다는 뜻이며, 한자로는 압록이다. 이랑은 물결의 골짜기 또는 물결을 뜻하는 곡애(谷涯)이다. 따라서 아리 이랑에서 이랑에 곡애라는 한자로 주석을 달아주면 아리 이랑은 아리이랑 곡애가 되어 푸른 물결이라는 뜻이 되고, 한자로는 창파만경이 된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땅 위에 있는 것으로 생각되던 아리랑 고개가 사실은 푸른 물결이라는 뜻을 갖는 아리이랑 곡애(谷涯)의 발음기호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원초적인 아리랑 고개, 즉 아리이랑 곡애는 물 위에 있다. 그러한 이유로 아리랑 고개는 땅 위에 존재할 수가 없었다.

따라서 아리랑 쓰리랑은 푸른 물결이라는 뜻의 아리 이랑을 신성한 아가씨라는 뜻의 아아 리랑으로 바꾸기 위해 만들어진 암호열쇠임을 알 수 있다. 유사한 것으로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아리랑 시리랑, 아리랑 대리랑이라는 형태도 존재한다.

내용의 일부를 바꾸기는 했지만, 아직도 노랫말에는 스니문이라든지 지금의 X발에 해당하는 고려시대 욕인 쑤아발 등이 남아 있어 노래로 부르기에는 내용이 노골적이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곡애 나마간다

나랄 바리고 가시- 니문

시니마 가 쑤아발 화병난다

 

노랫말의 내용을 순화하기 위해 스(是)님을 시(是)님으로 바꿔준다. 당시에 사용된 음운에는 스와 시간에 교환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은 아니 아니랑 시니 시니랑으로 바뀐다.

또한 가오에서 오는 한어 노래의 특성상 약화되어 발음이 무시된다. 또한 한어로 표기된 고려어 가시-에는 조사가 생략되었으므로 실제 발음으로는 ‘가시는’이 된다. 농자천하대본(農者天下大本)이라는 한문을 우리말로 표현하면 農者는 天下의 大本이라 등과 같이 우리말로 된 조사가 살아나는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노랫말의 많은 부분이 바뀌기는 하였지만 아직도 시니마라든가 쑤아발 등의 욕이 남아 있어 수정이 필요하다. 시니마에서 마 이하 부분을 한 자리씩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암호문이므로 추가적인 규칙이 적용되는 것이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곡애 나마간다

나랄 바리고 가시- 니믄

시니이 마까수어 발화병난다

 

마까수어를 중국식 음운 중의 하나의 절운(切韻)이라는 형태로 표기하면 마까서가 된다. ‘수어’를 절운 표기하면 ‘서’가되는 것이다. 또한 지금의 발병을 고려인들은 발화병이라고 했음을 알 수 있다. 발에 불이 나는 화병(火病)이었으므로 발화병이라고 한 것이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곡애 나마간다

나랄 바리고 가시- 니믄

시니이 마까서 발화병난다

 

이것이 바로 고려어로 된 아리랑의 원형이다. 그렇지만 아리랑은 예언의 노래 참요이다. 노랫말 그대로 신이 막가서 발병 나는 것은 당연한데, 뭔가 숨겨진 뜻이 있지 않겠는가?

또한 아리랑이 문학 형태상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를 가극으로 연출하는 원곡(元曲)에서 자주적으로 발전한 형식이다. 따라서 문어체가 아니라 완전한 구어체를 사용하게 되고, 나아가 특정한 지역 사투리까지도 쓰는 특성이 있다.

과연 어떤 사투리를 써서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하고 싶었던 말을 할까?

바로 전라도 사투리를 쓰고 있다. 그러니까 아리랑 쓰리랑이라는 열쇠만으로도 족한데,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이라는 형태를 추가로 만든 것은 또 다른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려고 한 것이다.

즉 아리랑을 변형하는 과정에서 스님이 시님으로 바뀌는 규칙에 따라 아리랑을 푸는 열쇠도 아니 아니랑 시니 시니랑으로 바뀐다. 여기에 께를 붙여 전라도 사투리를 만들면, 아니 아니랑께 신이 신이랑께, 아 난리가 났네가 된다.

이것의 의미는, 신하인 이성계는 어디까지나 신하랑께이다. 그런데 왕이 되었으니 난리가 났다는 것인데, 역성혁명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왕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아리랑 노래는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아니랑께 아니랑께 아 난리(亂離)요

아니랑께 고려가 구라져 너머간다

나랄 바리고 가시- 니믄

역적 신하 이(李)가 막가서 발화병난다

 

고려어에서 것구러져와 구러져는 같은 의미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것구러져는 것 구러져로 분리되며, 고려가 꼬꾸러져라는 뜻이 된다. 또한 바리고는 스스로 버리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빼앗기는 것을 말한다. 서산에 지는 해는 지고 싶어 지나, 날 바리고 가시는 님 가고 싶어 가나. 따라서 나랄 바리고는 나라를 양위하고라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빼앗기고라는 의미가 된다.

나아가 발화병의 또 다른 의미는 화병(火倂)이다. 화병이란 일부 고어 한자에서만 희귀하게 사용되는 용어로, 원래는 같은 조직에 있던 사람들이 내분이 일어나 두 편으로 갈리고, 서로 죽고 죽이는 싸움이 일어나 그 중에 한쪽이 다른 쪽을 잡아먹는 것을 말한다. 즉 역적 신하인 이(李)가 나라를 빼앗고 임금을 잡아먹을 것이라는 내용이 된다.

결국 위화도 회군으로 우왕, 창왕이 목숨을 잃은 것은 물론, 나라까지 빼앗기고 정처 없는 유랑길에 있던 공양왕 왕요는 2년 뒤 목숨까지 잃는다. 예언의 노래가 현실이 된 것이다.

고려가요 아리랑은 이러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예언의 노래인 동시에 망해버린 조국의 부활을 염원하는 애국의 노래로 단순한 민요가 아닌 참요였다. 그렇지만 이러한 이야기를 함부로 쓸 수는 없기 때문에 고대 시가에서 흔히 사용하는 방식인 노랫말 중의 일부 어휘를 다른 단어로 대치한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곡애 나마간다

나룰 바리고 가시- 니믄

십리도 몯 가서 발화병난다

 

‘시니이 마’가 ‘십리도 몯’으로 바뀌면 노랫말의 내용은 공녀(貢女) 이야기가 된다. 한번 잡혀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머나먼 길을 걸어서 끌려가는 처참한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고려인들의 한 맺힌 이야기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아리랑은 이렇게 만들어졌으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아리랑의 원형이다. 아리랑이 만들어지고 만수산 두문동에서 아리랑 아라리요라는 노래가 울려 퍼지기 시작하자, 전국적으로 온갖 형태의 참요들이 이에 화답하며 자신들만이 이해하는 통신 체계로 비밀스러운 대화를 시작한다.

 

강강수월래과(나를 따라왔단다) 늴리리야(넌 어느 편이야?) 에루하(어떤가?) 쾌지나칭칭나네(감빵 갔다 나왔네) 지화자(계획하자?) 어기여차(돌아간다) 에야노야노야(노를 저어라)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아니 아니랑께 역적 이는 임금이 아니고 신하랑께) 마득사리(괜찮아요?) 다롱디리(다 모여라!) 얄리 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밤이 되니 더욱더 쓸쓸해진다, 눈물이 자꾸만 흘러내린다)

 

고려는 망했지만 참요 속에서 고려는 살아 있었고, 두문동의 비밀지휘본부는 아리랑 지화자 계획을 세워 무력으로 고려를 찬탈한 반란군을 몰아낼 그날을 기다리며, 아리랑이 만들어진 1392년 7월 28일부터 1394년 11월 16일까지 약 2년에 걸쳐 반역성혁명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1394년 11월 17일, 아리랑 규칙 체계의 일부분이 조선군에 풀이되어 참요의 중심에 있던 두문동은 불태워져 말살된다. 이때 비밀지휘본부는 작은 배를 타고 한강을 따라 탈출하여 물길이 끝나는 지점인 강원도 정선에 도착한다.

이러한 대탈출의 과정은 <정선 아리랑>에 다시 숨겨져 있는데, 이를 풀이하면 강원도 민요인 <한 오백년>의 가사가 된다. 또한 특수한 문장을 사용하여 대화하던 전통은 조선 후기까지 이어져 인접한 영월 출신 김삿갓의 풍자시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두문동이 말살되면서 고려의 흔적은 모두 사라진다. 그러나 아리랑은 살아남아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기 시작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세월의 흐름과 함께 변화도 겪는다. 참요의 노래가 민요화되는 과정에서 강이나 바다의 푸른 물결을 뜻하던 곡애는 땅 위의 고개라는 개념으로 사람들에게 오해되기 시작한다.

또한 개경에서 한양으로의 천도로 인해 방언의 성격이 바뀌면서 나마간다는 너머간다로, 나라 또는 나루를 뜻하던 나룰[津]은 나를[我]로, 바리고는 버리고로, 발화병은 발병으로 바뀐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곡애- 너머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니믄

십리도 몯 가서 발병난다

 

여말선초의 아리랑은 망해버린 고려를 부활시키려는 애국의 노래로 조선의 성립을 부정했고, 조선은 아리랑을 철저히 박해함으로써 말살시키려 했지만, 조선 후기에 왕실에서 조선의 노래로 국가적으로 공인하게 됨으로써 민족의 노래로 성장하게 된다.

민간에서 비밀리에 구전되던 아리랑은 1894년에 매천야록에 아리랑(阿里娘)이라는 표기로 나타나기도 하고, 1912년의 민요조사에 나타나기도 하다가 1926년 10월 1일부터 상영되기 시작한 영화 아리랑에 주제가라는 형태로 나타나 자리를 잡는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이 나네

 

금지곡으로 전래되는 과정 속에서 당시의 사회적 현상이나 언어에 의해 ‘가시는’이 ‘가는’이라는 형태로 바뀌기도 하고, ‘발병난다’는 ‘발병이 나네’라는 구어체 형태로 변형이 되는 과정에 있었는데, 그러한 상황에서 영화 ‘아리랑’에 사용된 것이다.

그렇지만 ‘십리도’가 ‘십 리도’로 오해되어 예상치 못한 내용으로 바뀌면서 텍스트 상황을 알 수 없는 후렴구의 노래로 바뀌고 말았다.

즉 십 리라는 거리는 명사십리 해당화 등과 같이 먼 거리를 뜻하게 되고, 이것과 결합되는 조사는 짧거나 모자라는 경우에만 쓰이는 도가 되어 십 리도 자체가 잘못된 표현이 된 것이다. 그렇지만 영화 아리랑에서 채용한 사람들로 이런 생각까지는 못했고, 노래를 부르는 우리 자신도 지금까지 몰랐다.

결국 역적 신하가 막가서 임금님이 잡아먹힌다는 참요가 십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는 공녀의 한 맺힌 내용을 거쳐, 십 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나네라는 뜻 모르는 유행가로 바뀌는 순간이다.

일부 지역에서 변형되어 전래되던 노랫말이 영화 아리랑에서도 수정되지 않은 채 전달되기는 하였지만, 노래라는 것은 일정 부분 원형으로 돌아가는 성질이 있다. 즉 가시는 님, 발병난다 등의 형태로 돌아온 것이다.

아리랑의 원형을 재구하게 되면 기록에 나타나는 다양한 모습들을 알 수 있게 된다. 즉 ‘아리랑’은 특정한 의미를 상징한다거나, 조선 초기에 나온 정치적 방임주의라든가, ‘아리랑’의 뜻은 ‘아리랑[阿里娘]’이며 신성염곡(新聲艶曲), 곡연음희(曲宴淫戱), 애조를 띠면서, 충신불사이군이고, 남녀상열지사의 변풍(變風), 비밀결사(秘密結社), 생활의 만화경(萬畵鏡),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는 한(恨)의 노래, 물과 관련된 노래 등을 포괄하는 다중의시로 재구할 수 있게 된다.

 

(다음 호에 계속)

 

 

조용호(趙容晧)박사는..

조용호(趙容晧)박사

 

문학박사(文學博士). 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 『아리랑 원형연구』 및 『아리랑의 비밀화(話)원』, 『아리랑 영웅(英雄)』, 『아리랑 연구사(硏究史)』, 『아리랑 원형학』, 『아리랑 연구사』, 『아리랑 연구총서 1』, 『아리랑 연구총서 2』 등 저자(著者).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집필진. 숭실대학교 한국문학과예술연구소 아리랑 연구기획위원장. 민요학회 임원. 모바일 반도체그룹 본사부사장. 한국지사장. 시인.

(블로그) '아리랑의 비밀話원, 그 오랜 세월을 당신을 기다리며'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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