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들꽃] 파란 하늘과 닮은 들꽃..닭의장풀(Common Dayfl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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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들꽃] 파란 하늘과 닮은 들꽃..닭의장풀(Common Dayflower)
  •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
  • 승인 2022.10.17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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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장풀(Common Dayflower)

 

파란 하늘과 닮은 들꽃이다.

초록색 군졸인 무성한 잎을 거느리고 늠름한 모습으로 고개를 높이 쳐들어 하늘을 우러러 보는 들꽃이다.

하늘색과 닮은 들꽃이 가을 들판에서 하늘이 더 파란지 들꽃이 더 파란지를 내기라도 하는듯하다.

산이나 들에서 누가 키우지 않아도 저절로 자라서 꽃을 피우는 들꽃들을 야생화(野生花)라고 부른다.

야생화라고 부르는 들꽃들을 농부들은 잡초(雜草)라고 부른다.

제주도에서는 잡초를 검질이라고 한다.

검질은 농부들을 괴롭히는 존재이다.

농부들을 성가시게 한다.

밭에 이 검질인 들꽃들이 자라면 검질을 뽑아내려고 농부들은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옛날에는 호미나 낫으로 뽑아내거나 잘라내었지만 요즘은 손쉬운 방법으로 제초제를 사용하기도 하고 예초기로 잘라 내기도 한다.

 

제초를 한 밭은 검질들이 사라져 일시적이지만 평화(?)가 깃들게 된다.

그러나 이 평화(?)는 오래가지를 못한다.

비가 자주 내리는 여름철이나 초가을이 되면 검질들은 시련(?)을 딛고 다시 살아나서 밭을 야금야금 점령을 하므로 곡식을 키워야 하는 농부들은 애를 태우고 다시 바쁘게 만든다.

끈질긴게 검질(잡초)이라고 한다.

끈기와 인내가 이 들꽃의 생명인가 보다.

뽑아서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곳에 던져두어 다 말라비틀어진 걸 확인을 했는데도 비라도 내리게 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죽은 듯 했던 검질들이 생기를 찾고 다시 뿌리를 내리면서 살아나서 그 전보다 더 빨리 더 넓게 농사짓는 밭을 점령해간다.

글을 쓰다 보니 오래전 유명 가수가 불렀던 노랫말이 생각난다.

 

아무도 찾지 않는 바람 부는 언덕에 이름 모를 잡초야

한 송이 꽃이라면 향기라도 있을 텐데

이것저것 아무것도 없는 잡초라네

발이라도 있으면은 님 찾아갈 텐데

손이라도 있으면은 님 부를 텐데..(잡초노래의 일부분을 옮겨옴. 이하 생략)

 

잡초는 농부가 키워주는 식물이 아니다.

그러니 그들은 일정한 터전이 있을 수가 없다.

밭에서 자라니 농부의 호미 끝과 농약을 두려워하는 식물이다.

들판에서 자라자니 저보다 강하고 힘센 잡초들 등살에서 경쟁하면서 살아가기가 힘들다.

노랫말 가사처럼 잡초는 이것저것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식물이다.

검질이니 잡초니 하는 들꽃들을 찾아서 사진을 담으러 다니는 사람들은 검질이니 잡초니 하는 들풀들을 점잖게 야생화 또는 들꽃이라고 부른다.

 

들꽃이나 야생화는 같은 뜻을 가지 말로 들꽃을 한자어로 표기하면 야생화(野生花)가 된다.

사전을 보면 “들에 저절로 피는 화초를 들꽃(야생화)”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들꽃을 찾아서 들판을 헤매다 지금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새로운 들꽃을 보게 되면 심마니가 오래된 산삼을 만난 것처럼 도시어부가 월척을 낚은 것처럼 들꽃 사진을 찍으러 다닌 보람을 느끼면서 셔터를 연신 누른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잡초인 들꽃들을 찾아서 들판을 헤매는 사람들이 수가 해가 갈수록 늘어만 가고 있다.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분명 희소식이나 들꽃들에게는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을 찍는다면서 들꽃들을 훼손하거나 사람들이 몰려다니면서 보다 멋지게 담는다고 주변을 정리하면서 주변 환경을 망가뜨리기도 하고 들꽃들이 서식지로 계속해서 몰려드는 발길에 짓밟혀서 들꽃들이 다음해 활착하는데 지장을 주기도 하고 욕심을 내어서 뽑아가거나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들꽃들이 터전을 하나 둘 들꽃지도에서 이름을 지우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문명의 이기인 카메라가 대중화되었고 카메라의 기능이 사람의 눈처럼 또는 일부 카메라는 사람이 눈으로는 판별하지 못하는 물체까지도 뚜렷하게 보여주니 지금껏 꽃이 크기가 너무 작아서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았던 꽃들을 볼 수 있게 되자 일부 사람들은 들꽃에 더욱 빠져 버린다.

아무도 찾지 않는 바람 부는 언덕에 피어난 아주 작아 눈에 띨까 말까할 정도의 크기를 가진 잡초지만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라고 노래한 나태주 시인의 말처럼 경건한 마음으로 잡초(검질)를 대하게 된다.

가을을 상징하는 파란 하늘색을 닮은 들꽃을 닭의장풀 또는 달개비라고 한다.

 

닭의장풀.

닭의장풀은 닭의장풀과 닭의장풀속의 한해살이 풀이다.

닭의장풀은 계장초라고도 하는데 닭의장풀 줄기가 닭의 창자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닭장 근처에서 자라던 꽃이라고 그 이름을 붙여 주었다고도 하며 또, 꽃과 이파리의 모양이 마치 수탉이 회를 치는 듯도 하고 꽃잎 모양이 닭의 벼슬을 닮기도 해서 '닭'과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으니 '닭의장풀'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고도 한다.

다른 이름으로는 닭의밑씻개, 닭기씻개비, 닭의꼬꼬, 압척초 달개비, 수부초, 압식초, 압자채, 로초, 람화초라고도 부른다.

닭의장풀의 꽃말은 '짧았던 즐거움'이라고 한다.

꽃이 핀 후 하루면 시들어 버리는 꽃이므로 따가운 햇살을 벗삼아 피면서도 햇살이 너무 뜨거우면 한 나절을 버티지 못하고 시들어버리는 꽃이니 “짧았던 즐거움”이라고 하나 보다.

전국의 길가, 밭, 공터 등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들꽃이다.

꽃은 8~9월에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줄기 끝의 꽃턱잎(포)에 싸여 한 개의 꽃줄기에서 한 개의 하늘색 꽃이 핀다.

파란색이 주색이나 흰색이나 보라색, 꽃잎마다 다른 색으로 색칠을 하기도 하는 재미있게 꽃이 피는 식물로 3개의 꽃잎이 있는데 2개는 크고 둥글고 나머지 하나는 피침모양이고 작다.

잎은 어긋나게 달리고 달걀모양으로 잎 끝이 뾰쪽하며 아랫부분은 막으로 된 잎자루가 칼집 모양으로 되어 줄기를 감싸고 있다.

줄기는 30cm 내외로 자라는데 아랫부분은 옆으로 비스듬히 자라면서 마디에서 뿌리를 내려 식물체를 지탱하고 여기서 가지가 많이 갈라진다.

열매는 길쭉한 원 모양인데 칸으로 나뉘고 칸마다 한 개의 씨가 들어 있는 열매로 열매가 마르면 3등분으로 갈라진다.

 

 

한비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은..

   
한비 김평일 선생

한비 김평일(金平一) 선생은 지난 40여년동안 도내 초등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했다.
퇴직 후 (사)제주바다사랑실천협의회를 창설, 5년동안 회장직을 맡아 제주바다환경 개선에 이바지 했으며 지난 2015년도 한라일보사가 주관한 한라환경대상에서 전체부문 대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전국 실버인터넷경진대회(2002년)에서도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교직근무시에는 한국교육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에 취미를 가지고 풍경사진 위주로 제주의 풍광을 담아 오다 제주의 들꽃에 매료되어 야생화 사진을 촬영하고 있으며 현재 한라야생화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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