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낙지의 다리를 닮은 습지식물이 습지가 파괴되면서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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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낙지의 다리를 닮은 습지식물이 습지가 파괴되면서 사라지고 있다.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23.09.05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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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자취를 감추게 되면 제주와 같이 지역이 좁고 한정적인 곳에서는 더 이상 그 식물을 만날 수 없다

 

낙지의 다리를 닮은 습지식물이 습지가 파괴되면서 사라지고 있다.

동물의 이름을 빌려서 식물의 이름을 지은 것들이 있다.

식물 중에 초본식물(草本植物)에서만 찾아봐도 갖가지 동물들이 이름들이 등장을 한다.

 

그 이름들은 다음과 같다.

 

갈매기(갈매기난초)

강아지, 개(강아지풀, 개불알풀, 갯강아지풀, 검은개수염, 금강아지풀, 넓은잎개수염, 수강아지풀, 좀개불알풀, 큰개불알풀, 흰개수염)

개구리, 올챙이(개구리갓, 개구리미나리, 개구리발톱, 개구리자리, 물개구리밥, 올챙이고랭이, 올챙이솔, 털개구리미나리)

개미(개미자리, 개미취, 개미탑, 갯개미자리, 갯개미취, 들개미자리, 벌개미취, 삼수개미자리)

거미(거미고사리, 나도거미자리, 유럽개미자리, 좀개미취, 큰개미자리)

거북이(거북꼬리, 풀거북꼬리)

고슴도치(고슴도치풀)

 

고양이, 괭이(가지괭이눈, 괭이밥, 괭이사초, 괭이싸리, 금괭이눈, 누른괭이눈, 붉은자주애기괭이밥, 산괭이눈, 선괭이눈, 선괭이밥, 애기괭이눈, 애기괭이밥, 자주괭이밥, 큰괭이밥, 흰괭이눈)

공작(섬공작고사리)

기린(가는기린초, 기린초, 섬기린초, 속리기린초, 애기기린초, 태백기린초)

까치(갯까치수염, 까치꼬들빼기, 까치깨, 까치발, 까치수염, 물까치수염, 버들까치수염, 수까치깨, 진퍼리까치수엽, 큰까치수염, 홍도까치수염)

꿩(금꿩의다리, 꼭지연잎꿩의다리, 꽃꿩의다리, 꿩의다리, 꿩의다리아재비, 꿩의바람꽃, 꿩의밥, 꿩의비름, 둥근잎꿩의비름, 발톱꿩의다리, 산꿩의다리, 산궝의밥, 새끼꿩의비름, 섬꿩의비름, 세잎꿩의비름, 연잎꿩의다리, 은꿩의다리, 자주꿩의다리, 좀꿩의다리, 참꿩의다리, 큰꿩의비름)

나비(긴잎나비나물, 애기나비나물, 흰큰나비나물)

낙지(낙지다리)

 

노루(노루귀, 노루발, 노루삼, 노루오줌, 매화노루발, 분홍노루발, 새끼노루귀, 새끼노루발, 섬노루귀, 숙은노루오줌, 콩팥노루발, 호노루발, 홀꽃노루발)

다람쥐(다람쥐꼬리)

돼지(단풍잎돼지풀, 동강제비꽃, 돼지풀, 둥근잎돼지풀)

두루미(두루미꽃, 두루미천남성, 큰두루미꽃)

말(말털이슬, 말똥비름)

매(노랑매발톱, 매발톱, 하늘매발톱)

매미(매미꽃)

미꾸라지, 미꾸리(나도미꾸리낚시, 넓은잎미꾸리낚시, 미꾸리낚시, 왕미꾸리광이)

박쥐(게박쥐나물, 나래박쥐나물, 민박쥐나물, 박쥐나물, 박쥐란, 참박쥐나물)

방울새(방울새란, 큰방울새란, 흰큰방울새란)

뻐꾹이(뻐꾹나리, 뻐꾹채)

 

범(가는범꼬리, 구름범의귀, 꽃범의꼬리, 나도범의귀, 눈범꼬리, 범꼬리, 범부채, 씨범꼬리, 호범꼬리)

뱀(둥근배암차즈기, 배암차즈기, 뱀딸기, 뱀무, 뱀톱, 참배암차즈기, 큰뱀무)

벌(들벌노랑이, 벌노랑이)

벼룩(개벼룩, 벼룩나물, 벼룩이울타리, 벼룩이자리, 큰벼룩아재비)

병아리, 닭(고깔닭의장풀, 나도닭의덩굴, 닭의난초, 닭의덩굴, 닭의장풀, 점박이구름병아리난초, 덩굴닭의장풀, 구름병아린난초, 병아리난초, 병아리다리, 병아리방동사니, 병아리풀, 자주닭개비, 좀닭의장풀, 청닭의난초, 큰닭의덩굴, 큰닭의장풀)

빈대(누운땅빈대, 땅빈대, 애기땅빈대, 큰땅빈대)

사마귀(사마귀풀)

새(한라새둥지란)

새우(금새우난초, 다도새우난초, 새우난초, 신안새우난초, 여름새우난초, 한라새우난초)

소, 쇠(소귀나물, 쇠털이슬)

여우(여름여우구슬, 여우고리풀, 여우오줌, 여우주머니, 여우콩, 여우팥, 큰여우콩)

오리(오리방풀, 오리새)

자라(자라풀)

잠자리(개잠자리난초, 넓은잎잠자리란, 잠자리난초, 나도잠자리난초)

 

제비(개제비란, 고깔제비꽃, 금강제비꽃, 긴잎제비꽃, 나도제비란, 낚시제비꽃, 넓은잎제비꽃, 노랑제비꽃, 단풍제비꽃, 둥근털제비꽃, 뫼제비꽃, 각시제비꽃, 산제비란, 삼색제비꽃, 서울제비꽃, 선제비꽃, 알록제비꽃, 왕제비꽃, 왜제비꽃, 왜졸방제비꽃, 자주알록제비꽃, 자주잎제비꽃, 잔털제비꽃, 장백제비꽃, 제비꽃, 제비꿀, 제비난초, 제비동자꽃, 제비붓꽃, 제비쑥, 제비콩, 족제비쑥, 주름제비란, 줄민둥뫼제비꽃, 콩제비꽃, 흰민둥뫼제비꽃, 흰젖제비꽃, 흰제비꽃, 흰제비란, 털낚시제비꽃, 털제비꽃, 큰제비꼬깔, 큰졸방제비꽃, 흰털제비꽃, 호제비꽃, 태백제비꽃, 하늘산제비란, 포태제비란)

조개(붉은조개나물, 조개나물, 주름조개풀)

족제비(광릉족제비고사리)

쥐(넓은잎쥐오줌풀, 미국쥐손이, 분홍쥐손이, 산쥐손이, 섬쥐깨풀, 섬쥐손이, 세잎쥐손이, 좀쥐손이, 쥐깨풀, 쥐꼬리망초, 쥐꼬리새풀, 쥐꼬리풀, 쥐방울덩굴, 쥐손이풀, 쥐오줌풀, 쥐털이슬, 큰세잎쥐손이)

지네(지네고사리, 지네발란)

참새(참새귀리)

토끼(붉은토끼풀, 산토끼꽃, 선토끼풀, 애기노랑토끼풀, 진홍토끼풀, 토끼풀)

파리(파리지옥, 파리풀)

해오라비(해오라비난초)

황새(꽃황새냉이, 두메황새풀, 애기황새풀, 황새냉이, 황새풀)

 

이처럼 우리주변에는 동물들의 이름을 빌어서 식물의 이름으로 정한 식물들이 많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동물의 이름을 빌리게 된 것은 식물의 특징이 동물의 생김새나 움직임, 소리 등에서 닮은 부분이 있다고 하여 이름을 지을 때 사용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꽃과 열매, 줄기가 낙지의 다리를 닮아 이름이 붙여진 초본식물(草本植物)이 있다.

낙지다리다.

낙지다리.

낙지다리는 돌나물과 낙지다리속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경기도, 강원도, 경상도, 제주도의 습지에 서식하는 수중식물이다.

세계에서는 2종이 있고 그 중 한국에는 1종이 서식을 한다.

꽃은 7월~8월 황백색 꽃이 달리지만 위쪽으로 치우쳐서 달리기 때문에 낙지다리처럼 보이고 잎은 어긋나며 잎자루가 없고 잎 양끝이 좁으며 가장자리에는 잔 톱니가 있고 키는 50cm 정도로 곧게 자라며 줄기 윗부분에서 가지를 치고 열매 속은 여러 칸으로 나뉘며 칸마다 많은 씨가 들어 있고 9월에 익는다.

 

낙지라는 어류는 제주도에서는 볼 수 없고 육지의 갯벌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연체동물(軟體動物)이다.

낙지라는 이름이 어떻게 해서 붙여진 이름인지가 궁금해진다.

문헌을 찾아보니 문헌에 낙지라는 이름이 자산어보(玆山魚譜)에 등장을 한다.

자산어보(玆山魚譜)는 언제 누가 지은 책인가도 알아봤다.

자산어보(玆山魚譜)는 조선시대인 1814년(순조 14) 정약전(丁若銓)이 3권 1책으로 쓴 책이 이름이다.

조선후기 문신인 정약전(丁若銓)은 전라도에 속한 절도(絕島)인 흑산도(黑山島)에 귀양을 갔었다.

귀양을 간 정약전(丁若銓)은 귀양살이의 어려움속에서도 흑산도(黑山島) 연해(沿海)에 서식하는 바다에 사는 생물인 수족(水族)을 관찰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필사본(筆寫本)으로 저술(著述)한 책이 자산어보(玆山魚譜)다.

※어보(魚譜)란 어류에 관해 계통과 순서를 따라 분류하여 기술한 책.

책이름을 ‘자산어보(玆山魚譜)’라고 지은데 대해 정약전(丁若銓)은 책머리에 ‘자(玆)’는 흑(黑)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므로 자산(玆山)은 흑산(黑山)과 같은 말인데 흑산(黑山)이라는 이름이 음침하고 어두워 보여 가족들에게 편지를 보낼 때는 흑산(黑山) 대신에 자산(玆山)이라는 말을 썼는데 책을 만들면서 자산(玆山)이라는 말을 책의 제명(題名)에 사용하게 되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는 자산어보(玆山魚譜)를 쓰게 된 경위도 밝히고 있다.

“흑산도(黑山島) 해중에는 어족(魚族)이 매우 많지만 외부로 이름이 알려져 있는 어족(魚族)의 수가 너무 적어 박물자(博物者)가 마땅히 살펴야 할 바이다. 나는 어보(魚譜)를 만들기 위해 섬사람들을 널리 심방하였다.

※ 박물자(博物) 【명사】 온갖 사물에 대하여 많이 아는 사람.

그러나 사람들마다 어족의 이름에 대해서 제각기 다른 말을 하기 때문에 어느 말이 정확한 말인지 분간을 할 수가 없었다.

당시 섬 안에 장덕순(張德順, 일명 昌大)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두문사객(杜門謝客)하고 고서(古書)를 탐독하고 있었는데 집안이 가난하여 서적이 많지 않은 탓으로 식견은 넓지 못하였다고 한다.

※ 두문(杜門) 【명사】 밖으로 나다니지 않으려고 방의 문을 닫아 막음.

그는 성품이 차분하고 정밀하여 초목(草木)과 조어(鳥魚)를 접하는 대로 모두 세찰(細察)하고 침사(沈思)하여 그 성리(性理)를 터득하고 있었으므로 그의 말은 믿을 만하였다고 한다.

 

정약전(丁若銓)은 그를 맞아들여 연구하고 서차(序次)를 강구하여 책을 완성하였다고 한다.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해금(海禽)과 해채(海菜)도 다루어 후학들이 공부를 하는데 도움이 되게 하였다.”

※ 해금(海禽) : 바다에 서식하는 새, 해채(海菜) : 미역

총3권으로 구성된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제1권 인류(鱗類), 제2권 무인류(無鱗類) 및 개류(介類), 제3권 잡류(雜類)로 되어 있다.

※ 인류(鱗類) : 비늘이 있는 고기, 무인류(無鱗類) : 비늘이 없는 고기, 개류(介類) : 갑각류, 복족류, 성게류, 패류, 해삼류 등, 잡류(雜類) : 해충(海蟲), 바다새, 바다에서식하는 동물, 해초(海草)

이상과 같은 분류법은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과학적 분류법의 관점에서 본다면 유치하고 비과학적이기는 하지만 당시만 해도 구미 선진국에서도 과학적으로 동식물을 분류하는 방법이 확립되지 않았던 때이므로 자산어보(玆山魚譜)는 획기적인 활동이었음을 알 수 있다.

원래 생물학자가 아니었던 정약전이 시도하였던 것을 볼 때 그의 학문적 태도는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낙지를 한자어로 낙제어(絡蹄魚)라고 쓰고 있다.

 

이는 ‘얽힌(絡) 발(蹄)을 지닌 물고기(魚)’라는 뜻으로 8개의 낙지 발이 이리저리 얽혀 있는 것을 보고 지은 이름이다.

사람들은 같은 음으로 읽히는 낙제(落第)를 경계하여 수험생들에게 낙제어(絡蹄魚)를 먹이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반대로 북한에서는 “오징어를 낙지로, 낙지를 오징어”라 부른다고 한다.

한때 남북 간의 교역을 했던 때가 있었는데 이 때 낙지의 이름 때문에 수산업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수산업자들은 북한에서 수입을 한 ‘낙지’ 상자를 열어보니 그 안에 ‘오징어’가 가득 들어있었다고 한다.

북한에서 발간한 조선말 대사전에는 ‘낙지는 다리가 10개로 머리 양쪽에 발달한 눈을 갖고 있다’고 되어있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오징어를 낙지로, 낙지를 오징어”라고 부르고 있다.

 

낙지는 연체동물문 문어목 문어과에 속하는데 갯벌이나 조간대 하부에서부터 수심 100m 전후의 깊이까지 서식을 하는 연체동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도 해안에서 많이 잡힌다.

투우 대회를 앞둔 싸움소들이 훈련을 할 때 소 주인은 소의 입을 벌려 큼직한 낙지를 넣어주어 소의 기력을 북돋아 준다고 한다.

낙지라는 이름이 붙은 낙지다리라는 초본식물은 전국 습지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금은 각종 개발 사업으로 인해 습지가 급격히 사라지면서 전국적으로도 해가 다르게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특히, 제주에는 낙지다리가 서식하는 습지가 매우 한정적인데 그 습지가 관광지 인근에 있기 때문에 난개발이 이루어져서 십여 년 전만해도 습지에서 흔하게 보이던 낙지다리라는 식물이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한번 자취를 감추게 되면 제주와 같이 지역이 좁고 한정적인 곳에서는 더 이상 그 식물을 만날 수 없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낙지다리가 사라진 곳에는 멋들어져 보이는 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서고 있다.

이 모습이 제주의 현재의 모습이다.

이제는 볼 수 없게 된 낙지다리를 회상하며 옛날 찍었던 사진을 들춰본다.

낙지다리 모습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기에는 역부족인 들꽃이다.

화려하고 멋진 들꽃에 비해서는 너무도 초라해 보이는 들꽃이다.

그러나 사라져 버린 지금은 초라한 모습이라도 다시 보고 싶어진다.

이걸 보려고 육지지방으로 다녀 올 수 도 없고......

제주의 식물들은 제주에서 잘 보호하고 보존하는 방안이 강구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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