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옛날 무기의 본.. 철질려(鐵蒺藜)가 제초제로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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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옛날 무기의 본.. 철질려(鐵蒺藜)가 제초제로 사라지고 있다.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23.10.0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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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이 마름쇠와 비슷한데 씨에 세 개의 뿔이 있어서 찔리기 쉽게 생겼다.

 

 

옛날 무기를 만들 때 본을 삼았던 철질려(鐵蒺藜)가 제초제로 사라지고 있다.

옛날 전쟁은 대부분 개인용 무기로 전쟁을 치루는 게 대세였다.

우리나라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역사는 전쟁이 끊임없이 이어진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개인용 무기가 대세였던 삼국시대까지의 전쟁의 역사와 이 때 사용을 했던 무기들을 살펴보면

◆ 구석기시대에는 사람들이 들판, 강가, 바위그늘, 동굴 등에 살림터를 마련하고 수렵, 자연물 채집 등으로 식량을 마련하였으므로 작은 집단, 곧 혈연관계로 맺어진 20~30명 정도가 무리를 이루어 공동생활을 영위하였다.

이들은 대부분 수렵용 도구로 석기로 무기를 만들어 사용했다.

이 때 사용했던 무기들을 보면

주먹도끼 : 다목적 석기로서 찌르고 자르고, 짐승가죽을 벗기고 깎는 등 공격용 도구로 많이 사용되었다.

찍개 : 상대를 찍어서 타격을 주거나 자르는 등 당시로서는 가장 힘있는 무기였다.

찌르개 : 상대방을 찔러서 잡거나 구멍을 뚫는데 사용하였다.

골제 창 : 큰뿔사슴의 뿔로 만든 것, 야생마의 다리뼈로 만든 것, 큰뿔사슴의 정강이뼈로 만든 것 등이 있다.

◆ 신석기시대에는 사람들이 움집을 만들어 살면서 어로, 수렵, 채집 등으로 생활을 했다.

이 시대의 사람들도 개개인 상호간 또는 집단과 집단 간에 싸움이 있었는데 수렵도구인 활, 돌도끼, 돌창 등을 무기로 사용했다.

활 : 활은 나무나 뿔, 뼈 같은 물질로 만들었는데 이시기에 활은 사냥이나 전투에 있어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다.

돌창 : 원시사회에서 가장 위력적인 무기의 하나로 모습을 보면 뿌리가 있는 석창, 뿌리가 없는 석창, 유엽형 석창 등이 있다.

돌도끼 : 적과 싸울 때에는 육박전투의 무기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 무기다.

골각제무기 : 동물의 뼈, 뿔, 이빨 등을 가공하여 만든 무기다.

 

◆ 청동기, 철기 시대

이 시기는 고조선과 부여, 삼한을 비롯한 초기 국가시대에 해당되는데 생활용구의 일부가 무기로 전용되던 전시대와는 달리 사람을 상대로 하는 독립된 무기가 제작, 사용케 되었고 일부 무기는 대규모 전쟁이 성행한 삼국시대의 무기로도 이어지게 된다.

고조선의 전차 : 고조선 유물에는 전차의 바퀴가 대량으로 출토가 된다. 말이 끄는 전차이며 고조선의 주력 무기라고 할 수 있다.

원거리무기 : 원거리 무기에는 쏘는 무기인 활과 쇠뇌가 있다. 쇠뇌는 활보다 화살이 날아가는 힘이 매우 강한 무기다. .

근거리무기 : 근거리 무기에는 베는 무기인 마제석검, 청동단검, 골제단검, 청동도자, 철검, 철제대도, 철제단도 등이 있고 찌르는 무기에는 동모, 철모, 착형무기 등이 있다.

걸어당기는무기 : 동과, 유자무기, 철겸 등이 있고

내려치는무기 : 환상석부, 다두석부, 성형석부, 청동부, 철부 등이 있다.

 

◆ 삼국시대는 한국사에서 가장 많은 전쟁을 치른 시기다.

따라서 무기도 여러 가지가 사용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무기는 기능과 용도에 따라서 공격용무기와 방어용무기, 전투용구로 나눌 수 있다.

공격용무기 : 적의 병력과 전투기재를 소멸하는데 쓰이는 무기이고

방어용무기 : 적의 공격으로부터 자기 병력을 보존하는 데 쓰는 무기이며

전투용구 : 전투를 보조하기 위한 여러 가지 기재 즉 통신기재, 수송기재 등을 말한다.

◆ 고구려의 무기

고구려는 중국의 강한 나라들과 요하 일대의 이민족들과 수차례에 걸쳐 전쟁을 치렀으므로 뛰어난 전략 전술과 함께 발달된 무기를 보유하였다.

대량의 철갑과 말찰갑, 마구들이 출토되며 말을 탔을 때 사용한 창과 극이 출토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에는 원거리 무기인 활과 근거리 무기인 대도, 환두대도, 단도, 손칼, 쇠창, 갈고리, 쇠낫, 쇠도끼 등이 있다.

 

◆ 백제의 무기

백제의 공격용 무기 중 원거리 무기인 활과 근거리 무기인 대도, 환두대도, 단도, 도자, 철모, 착형무기, 철구, 철겸, 철부 등이 있다.

◆ 신라의 무기

신라의 공격용 무기 중 길이가 매우 긴 창인 장창당이라는 무기가 있다.

신라의 무기에는 공격용 무기로 쏘는 무기인 활이 있고, 베는 무기인 검과 도, 찌르는 무기인 철모, 철창, 착형무기가 있으며, 걸어당기는 무기인 유자무기, 철겸이 있고, 내려치는 무기인 철부 등이 있다.

◆ 가야의 무기

가야는 철의 산지인 만큼 철제 칼과 마구와 철갑 등이 있는데 공격용 무기로 쏘는 무기인 활과 베는 무기인 검, 도, 찌르는 무기인 철모, 철창, 착형무기 등이 있었고, 내려치는 무기인 철부 등이 있다.

◆ 고려시대에 들어서면서 화약이 무기로 사용되면서 무기체계가 급변을 하게 된다.

 

질려자(蒺藜子 또는 蒺藜茨)라고 불리 우는 식물(풀)이 있다.

여기서 질(蒺)은 아프게 한다, 려(藜)는 날카롭다, 자(茨)는 가시라는 뜻이라 한다.

이 식물(풀)의 열매는 매우 날카로운데 이 식물의 열매에 있는 가시에 사람이 찔리면 매우 아프기 때문에 굴인(屈人), 지행(止行)이라고 한다.

중국어 사전을 보면 굴인(屈人)이라는 말은 “이유 없이 남을 압박하다. 또는 터무니없이 남을 억누르다.” 라는 뜻을 가진 말이고 지행(止行)은 “다니는 걸 그치다, 또는 다니는 걸 끝내다. 그만두다, 폐하다, 금(禁)하다.” 라는 뜻을 갖고 있는 말이라고 한다.

굴인(屈人), 지행(止行) 이라는 말만 들어도 이 식물(풀)의 열매에 달린 가시가 사람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는 걸 알 수가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에서는 질려자(蒺藜子 또는 蒺藜茨)가 길이나 들판에 무성하게 자라고 번식력이 강한 식물(풀)이므로 사람들이 오가는 길이나 들판마다 널리 퍼져 사람들이 통행을 하는데 성가시게 하고 방해를 하는 식물인 것이다.

 

이 식물(풀)이 열매에는 마름모 모양으로 생긴 가시가 나있고 이 가시가 살을 꿰뚫을 만큼 강해서 맨발이거나 짚신 등을 신고 다니던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여간 성가신 식물(풀)이 아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식물(풀)이 무성하게 자란 곳을 다닐 때는 가시에 찔릴 염려가 없도록 나막신을 신고 다녔다고 한다.

나막신을 신고 다니지 않을 경우에는 가시가 살에 잘 박히고 한번 박힌 가시는 함부로 쓸어 내면 가시가 더욱 깊숙이 박혀서 상처가 커지므로 사람들은 이 가시에 찔렸을 경우에는 가시를 일부러 빼내려고 쓸어내리지 않고 바로 의원을 찾아서 조치를 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당시 사람들에게 위험한 식물(풀)로 여겨지던 식물(풀)이다.

질려자(蒺藜茨)의 열매는 가시가 뾰족한 마름쇠(마름쇠 : 도둑이나 적을 막기 위해 땅에 흩어 두던 날카로운 가시가 네다섯 개 달린 쇠못) 같이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옛 사람들은 이 식물(풀)의 열매 모양을 보고 전쟁 시 무기로 만들어서 사용을 했다고 한다.

이 당시 전투용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이 식물(풀)의 열매를 본떠 길에 깔아 놓는 무기를 만들어 사용했는데 이를 철질려(鐵蒺藜)라고 불렀다고 한다.

 

한국고전용어사전에는 철질려(鐵蒺藜)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철질려(鐵蒺藜)는 끝이 날카롭고 뾰족한 질려(蒺藜) 모양의 무쇠 5개를 노끈으로 가운데를 연결하여 만든 방어용 무기로 적의 침입(侵入)로에 뿌려 놓아 적의 침입을 저지하는 데 쓰였다고 한다.

이 무기는 중국 송대(宋代)에 처음 만들었는데 소척(小尺) 1자에 1개를 진열하고 1보(步)에 5개를 연결하여 한 세트를 만들었다고 한다.

대통에 철질려를 넣고 똥물과 독약을 섞어 놓으면 적군이 이것을 밟고 발에 찔려 살이 썩게 되는데 이것을 귀전(鬼箭)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질려(蒺藜)는 본래 약초의 이름인데 모양이 마름쇠와 비슷한데 씨에 세 개의 뿔이 있어서 찔리기 쉽게 생겼다.

서양에서는 모양새가 뾰족하기 때문에 악마의 눈썹(devil’s eyelash)이나 악마의 가시(devil’s thorn)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고 고양이 머리(cat’s head)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고 있다.

 

질려자(蒺藜茨)를 우리나라에서는 남가새라고 부른다.

남가새는 우리나라 남해안 일부지방과 제주도 모래밭에서 자라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희귀한 식물이 있다.

이 식물은 제주 일부 지역 해안가 모래밭에서 자란다.

기록에 비양도에서 자란다는 기록이 있지만 정작 비양도에서는 볼 수가 없는 식물이다.

남가새는 건조한 모래땅에 뿌리를 내리고 줄기는 많이 갈라져 사방으로 납작 엎드려 기어가는 모습을 하면서 자라는 식물이다.

잎은 언뜻 보기에 콩과의 황기속 식물과 비슷한 모양새를 가졌으며, 짧고 긴 털이 많다.

잎겨드랑이에서는 자루가 있는 앙증맞은 노란색 꽃이 한 개씩 핀다.

열매는 다각형의 여러 조각으로 갈라지며 날카로운 가시돌기가 많아 잘못만지면 찔리기 십상이다.

그런데 갑자기 궁금해 졌다. '남가새'란 이름의 의미는 뭘까? 왜 이렇게 독특한 이름을 붙였을까?

그러나 어디에도 '남가새'란 이름에 대한 유래를 설명하는 문헌은 없었다.

한자표기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우리말사전에서는 그 뜻을 유추할 수가 없다.

다만 남가새의 다른 이름으로 '납가새', '백질려', 악마의 가시(devil's thorn), 염소머리(goathead), 구멍내는 덩굴(puncture vine), 압정풀(tackweed), 浜菱(빈릉, ハマビシ, 바닷가마름) 등 모두 다 열매의 특징을 표현한 이름인데 특히, 영어이름 중에 'caltrop'이라는 이름이 있는데 이는 '마름쇠'를 칭하는 단어다.

그럼 마름쇠는 뭘까?

마름쇠란 마름열매(菱角) 꼴로 만들어져 적의 침투를 저지·지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지면에 깔아 사용하는 방어용 무기의 일종이다.

능철(菱鐵), 여철(藜鐵) 철질려, 쇠마름, 말밟쇠, 납가새 라고 한다.

처음에는 이 식물의 이름을 '납가새(=마름쇠)'라고 하다가 발음의 편의상 '남가새'란 이름으로 변형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남가새는 남가새과 남가새속의 한해살이풀이다.

열매가 매우 날카로우며 열매에 있는 가시에 찔리면 매우 아프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다른 이름으로 납가새, 백질려(白蒺藜), 자질려(刺蒺藜)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남해안지방과 제주도지방 해변 모래땅에서 자란다.

국립수목원은 희귀식물(멸종위기종)로 분류하고 있다.

꽃은 7~8월에 노란색으로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짧은 대 끝에 1개씩 피고 꽃받침은 5개로 달걀 모양인 긴 타원형으로 끝은 뾰족하고 꽃받침 뒷면에는 복모(伏毛 : 식물체의 잎 따위 기관에 난 털)가 빽빽이 나 있다.

잎은 짧은 잎자루가 있는 깃 모양의 잎인데 끝부분 뾰쪽한 세모모양의 턱잎이 있고 잎 뒤에는 백색 털이 나 있으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줄기는 가지를 치며 갈라져서 옆으로 자라는데 50cm ~ 1m 정도까지 자라며 원줄기에는 꼬부라진 짧은 털과 펴진 긴 털이 있다.

열매는 5개의 조각으로 갈라지고 각 조각마다 2개의 뾰족하고 도드라진 돌기와 가시가 있다.

이 가시를 가진 열매를 채취하여 볕에 말린 다음 약용으로 사용하는데 이 열매를 한약재 백질려(白蒺藜)라고 한다.

백질려는 지양(가려움증을 멈추게 함), 결유(젖이 아주 적게 나오거나 완전히 나오지 않음. 산후에 젖이 잘 나오지 않음), 현훈(어지럼증), 명목(눈을 밝게 함), 두통, 나력(목뒤, 귀뒤, 겨드랑이, 사타구니 쪽에 크고 작은 멍울이 생기는 것, 결핵성 임파선염), 풍진(풍진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으로 생기는 법정 전염병(얼굴과 몸에 홍반성구진, 미열동반)), 습창(다리에 나는 습진이나 부스럼, 다리나 발목에 생긴 습진), 유암(유방암), 적취(체증이 오래되어 뱃속에 덩어리가 생겨 아픔) 등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이진명 시인은 남가새를 보면서 다음과 같은 시를 썼다.

 

'납가새꽃'

 

바닷가 모래알

납가새 핀다.

소금 바람 맞으며

메마른 모래 뭉치 속에

키 작게 키 작게

바다 물결 갈피에

노란 꽃 숨기고

여름날 긴 해를 넘긴다.

지난날 내 짧았던 사랑

한해살이풀

고르지 못한 잎의 시간을 달고

하늘, 바다, 여름 해

그 길 없는 우주를 껴안아도

인색한 사랑

발치를 적시지 않는다.

끄트머리 바다에까지 나아와

모래 먼지에 쌓여 쓰러질 뿐인

납가새,

지난날 버려진 사랑.

 

남가새가 제주 땅에서 이제는 거의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의 일부지방 해안가 모래밭에서 군락을 이루면서 잘 자라던 남가새가 하나둘 사라지더니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식물이 되었다.

원인은 두 가지로 분석을 할 수 있다.

하나는 제주도에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해안가마다 관광시설이 들어서면서 남가새가 자라던 터전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골칫거리로 여기는 식물인 남가새에 지속적으로 제초제를 살포했기 때문에 사라진 것이다.

올해도 남가새가 자생을 하는 유일한 곳을 찾아가 보니 벌써 밭 임자가 제초제 폭탄을 투하하여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몇 그루 남지 않은 남가새들이 사라졌다.

 

남가새는 다른 들꽃에 비해 꽃 모습이나 식물 모습에 귀여운 구석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다른 들꽃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식물이다.

그런데 남가새에 열매가 달리면 사람들이 함부로 처치하기 곤란한 식물로 변질을 하는 식물이다.

그러나 남가새는 제주특산식물이므로 관계기관에서는 남가새가 사라져가는 문제를 강 건너 불 보듯이 쳐다보지 말고 이를 보전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이제는 식물주권시대다.

국가적으로도 우리나라 토종식물들을 보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식량은 ‘무기’로서 부각되고 있다.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서서 한 국가의 생존과 직결되는 안보 문제라는 것이다. 그 식량은 결국 ‘씨앗’에서 나온다.

우리 종자를 확보해 잘 지키는 것이 오늘날 주요 국가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종자주권(種子主權)이다.

남가새가 몽 땅 사라지기전에 종자를 확보해야한다.

후세에 남가새가 사람들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이용가치가 높은 약용식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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