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평화를 위해 제주 찾은 일본인들 "잘못된 역사, 되풀이하지 말아야.."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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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포커스) 평화를 위해 제주 찾은 일본인들 "잘못된 역사, 되풀이하지 말아야.." 강조
  • 고현준
  • 승인 2023.10.23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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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코쿠의 가가와지역에서 활동하는 민간인들의 모임 ’한국평화여행 2023 가가와‘ 제주방문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지 지배로 인해 피해를 본 한국을 비롯한 많은 아시아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소통에 나서고 있는 일본인들이 제주를 찾았다.

일본 시코쿠의 가가와지역에서 활동하는 이 민간인들의 모임은 ’한국평화여행 2023 가가와‘라는 팀이다.

지난 20일 서울과 광주를 들른데 이어 제주를 찾았던 15명의 일본인들은 지난 21일 제주흥사단(대표 고건일) 회원들과 함께 제주4,3평화공원과 이중섭미술관, 알뜨르비행장, 귀덕1리마을 등 하루종일 버스로 이동하며 방문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버스 이동중 이들은 서로 상견례를 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는데 직업군도 다양하고 부부가 함께 온 경우도 있었고, 현직 다까마쓰시 시의원인 오까다 마나미 씨는 물론 교사를 지냈다는 이 모임 최고령자인 올해 82세인 모리시타 사요꼬 씨 등이 눈에 띄었다.

 

 

 

이들을 인솔했던 나까오 시노부 씨는 “일본이 태평양전쟁 전 주변 국가와 국민들에게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준 걸 기억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소통에 나서고 있다”고 이 모임의 성격을 설명했다.

이들 중에는 제주를 처음 방문하는 경우가 많았다. 첫 방문지로 4,3평화공원을 찾았을 때 우리나라에서는 이곳에만 있다는 동-서독을 가로막았던 베를린장벽을 실물로 보고 놀라워 했고, 실내로 들어가서는 그동안 이들이 배웠던 4,3사건에 대한 피해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는 사실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해설은 고영철 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이 맡아 하면서 본인의 아픈 가족사까지 설명하는 등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설명해 줘 현실감이 더했다.

 

 

이어 이중섭 미술관을 찾은 이들은 일본에서 공연됐던 화가 이중섭에 대한 연극 ’떠나는 가족'을 보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며 일본에서 공연됐던 포스터를 직접 가져와 이중섭미술관측에 기증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중섭의 주거지와 미술관을 돌아보며 화가 이중섭에 대한 큰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는데 아마 이중섭의 부인이 일본인이었다는 점도 이들의 감성을 자극했을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었다.

특히 이들 모두 한국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으며 배우 이병헌이나 공유를 더 좋아한다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알뜨르비행장을 향해 가다가 송악산 입구해변에 있는 해안동굴진지를 멀리서 바라보며 놀라워했고, 알뜨르비행장에서는 제주도민들이 너무 고생을 했을 것 같다며 송구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나까오 시노부 씨는 여행을 마친 후 “오늘 현장을 돌아보고 그동안 4,3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고 왔지만 이렇게 잔혹한 일이 있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됐고 정말 가슴 아픈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제주흥사단 김성보 부대표는 이날 행사 취지에 대해 “일본사회에서 진보적인 생각을 갖고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피해당사자들과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제주를 방문한다고 해서 제주흥사단 입장에서도 함께 토론하고 교류하면 좋겠다는 취지로 이런 기회를 가졌다”고 전했다.

기대효과에 대해서는 “우선은 교류”라고 말하고 “우리도 일본사회에 대해 잘 모르고 이분들도 이번에 제주에 오면서 한국어를 배우려고 하는 그런 열정도 보여줬다”는 점을 평가하고 “4,3평화공원은 물론 태평양전쟁에 대한 해설을 들을 때 열정적인 입장으로 메모도 하논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는 대립이 아닌 우리 이웃 국가들 간에 더 많은 교류가 필요하다는 점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한국에 많이 와서 민간인과의 교류룰 통해 한일관계를 평화롭게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들 모임은 한국에 온 후 제주를 3번째 여행지로 정했다고 한다. 한국에 온 첫째날에는 관동대지진 100주년을 기념해서 ‘은폐된 조선인 학살'이라는 주제로 도꾜에 있는 고려박물관이라는 곳에서 전시회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전시회를 공동으로 주최한 서울의 식민지역사박물관 김영환 선생을 만났고, 21일에는 광주로 가서 광주5.18 유적지를 돌아보고 참배한후 밤늦게 제주에 도착, 2박3일의 빡빡한 제주일정을 소화한 후 23일 일본으로 돌아갔다.

제주흥사단 회원들에게 선물로 준 다까오까 히로꼬 씨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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