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건국훈장 애국장 추서..대흘2리 김재동 지사 추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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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건국훈장 애국장 추서..대흘2리 김재동 지사 추모비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4.02.2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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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디찬 흰 빛 밑에 눌리인 무리들아 고함쳐 싸우라고 피 흘린 동지였다.'

대흘2리 김재동 지사 추모비

위치 : 대흘리 612-1번지. 함덕공동묘지 입구
시대 : 일제강점기
유형 : 추모비

대흘1리_함덕공동묘지김재동추모비

 

본관은 김해, 김양수(金良守)의 아들로 신좌면(조천읍) 함덕리 1309번지에서 태어났다.

함덕리 출신 한영섭(韓永燮)이 동경에 유학 중 사회주의 운동을 하다 1931년 1월 15일 일본 도쿄(東京) 순천당(順天堂)병원에서 사망, 동월 19일 그 시신이 향리에 도착하여 동지장(同志葬)으로 할 것을 결의하였다.

상가(喪家)에는 '불평등한 사회를 타도하여 무산계급의 자유를 건설하려 한 그대는 갔지만 그대의 주의(主義) 정신은 동지마다 계승하여 분투할 것이니 고이 진좌(鎭座)하시라'는 만장(輓章) 등을 내걸었다.

동 22일 한영섭의 조부 한정권(韓程權)의 집에서 대흘(大屹)리 장지까지 행상하면서 동지들과 적기가(赤旗歌, 혁명가)를 합창하고 "한영섭 만세"를 삼창하였다.

청맹원(靑盟員=함덕청년동맹회원)들과 의논 끝에 비문은 송건호(宋健鎬)가 짓고 김진희(金晋熙)가 글자를 새겼다.

비의 표면에는 「同志 赤光 韓永燮 紀念碑」라고 쓰고 이면에는 '차디찬 흰 빛 밑에 눌리인 무리들아 고함쳐 싸우라고 피 흘린 동지였다.'고 썼다. 이에 일경이 비석의 문구가 불온하여 안녕질서를 방해하였다는 이유로 비석을 뽑아 내어 압류하고 그와 5명의 동지는 피체되었다.

1931년 5월 6일 조천 경찰관주재소 순사 2명이 함덕리로 출장, 고(故) 한영섭의 부친 한문옥(韓文玉)에게 찾아가 본서(本署)의 명령이니 아들의 관(棺) 속을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장지로 가서 흙을 파고 관 안을 수색하였으나 불온문건을 발견하지 못하고 다만 일경에 대한 적개심만 주민들에게 노출되었다.

김재동 지사는 동지 9명과 함께 체포되어 1931년 4월 12일 5명이 목포검사국으로 송치, 동 8월 5일 광주지법 목포지청에서 소위 보안법(保安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항소(抗訴)하였다.

동년 12월 8일 대구복심법원은 김두성에게 징역 1년 6월형을, 고종건, 김일준(金日準), 양구문(梁龜文), 김진희에게는 각각 1년에 집행 유예 5년을 선고하였다. 미결 기간 8개월여 동안 옥고를 치르고 압수한 조기(弔旗), 비석, 상장(喪章) 등은 몰수당하였다.

김재동은 1931년 8월 5일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청에서 소위 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1년형을 받고 항소(抗訴), 대구(大邱)형무소에서 심한 고문 끝에 옥사하자 항소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문에 그의 사망 일자는 1932년 3월 14일로 기록되었으나, 다른 동지 5명(고종건ㆍ김진희ㆍ김두성ㆍ김일준ㆍ양구문)에 대한 항소심 판결은 1931년 12월 8일에 있었고 그 판결문에는 그의 이름도 관련 사실도 적기(摘記)되어 있지 않다.(1931. 12. 8. 대구복심법원 판결문, 1932. 3. 15. 대구복심법원 판결문 참조)

이로써 보면, 그의 실제 사망 일자는 1931년 8월 5일 이후 12월 8일 이전의 어느 날인데 그의 옥중 사망 사실을 일제 당국에서 은폐하려다 뒤늦게야 사실을 공포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에서는 고인의 공훈을 기려 1993년 4월 13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74주년 기념일에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하였다.(국가보훈처, 제주인물대사전)

광복 뒤에 함덕리에 동지애도비를 세우면서 원래 한영섭의 기념비에 썼던 문구를 써서 한영섭, 송건호, 부생종 등 동지의 이름과 함께 애도비에 이름이 올라 있다.

제주도보훈청과 광복회 제주도지부는 2013년 3월 제주 지역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김재동 선생(1910~1932)을 선정했다.

대흘2리에 있는 함덕공동묘지 입구에는 순국선열 김재동선생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시신을 찾지 못하였으므로 추모비만 세운 것이다.
《작성 18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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