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기고)더 뜨겁고 길어질 여름철 재해에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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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기고)더 뜨겁고 길어질 여름철 재해에 대비해야
  • 김지봉 중앙민방위방재교육원장
  • 승인 2013.08.2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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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봉 중앙민방위방재교육원장

김지봉 중앙민방위방재교육원장
 
금년 여름은 유난히 무덥고 힘든 계절이 되었던 것 같다. 심각한 전력 수급불안으로 인해 실시된 전반적인 냉방 제한조치가 체감 더위를 높인 측면이 있지만 기상기록을 살펴보면 실제로도 이번 여름이 그 동안 가장 더웠다는 1994년에 버금가는 뜨거운 날씨를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6월 하순부터 시작된 더위는 8월에 절정에 달해 전국에 걸쳐 연일 폭염경보와 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대구지역의 경우 49일간의 긴 폭염일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서귀포에는 45일째 열대야가 나타나고 있고 서울에도 8월에만 18일의 열대야를 기록하는 등 온 나라가 그야말로 찌는 것 같은 무더위로 몸살을 앓았다.

한편 울산지역의 낮 최고기온(비공식)이 기상관측 이래 최고기록인 섭씨 40.3도를 기록하였고, 경남 함양에서는 한반도에서 최초로 아침 최저기온이 30도를 넘는 초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는 등 새로운 기상기록들도 관측되고 있다.

장기간의 폭염으로 인한 각종 피해도 점차 커져가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더위에 열사병 등 온열질환자가 1천명 넘게 발생하여 치료를 받았으며 사망자도 14명에 달한다.

남부지방은 폭염과 가뭄으로 채소와 과일 등 농작물이 말라 죽어가고 있고, 닭과 오리 등 가축도 130여만 마리가 더위로 폐사하였다.

한편 낙동강과 영산강 등 주요하천에는 높아진 수온으로 녹조가 크게 번식하면서 식수원을 위협하고 있고, 바다에서는 적조가 남해안뿐만 아니라 동해안의 울릉도까지 확장하면서 양식장에서 키우던 물고기 2,700여만 마리가 집단 폐사하여 250억 원이 넘는 피해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올해처럼 무더운 여름이 예외적이고 일시적인 가상이변현상이 아니고 앞으로 더 뜨겁고 긴 여름이 정상적인 기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까지 뒤덮은 이번 여름 폭염의 주요원인이 서태평양의 수온이 예년보다 높아지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이 크게 확장하여 동북아지역을 오랬 동안 덮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는 데 이런 현상은 앞으로 지구온난화의 진전으로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평균기온은 지난 100년 동안 섭씨 0.7도 상승하였는데 기온상승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21세기 말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낮게는 1.5도에서 높게는 3.0도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반도는 기후변화 속도가 빠른 지역 중 하나로 지난 100년 동안 평균기온이 세계평균의 2배인 섭씨 1,7도 상승하였고, 해수면 온도도 매년 세계평균의 2배인 0.6도씩 상승하고 있어 2050에는 한반도가 겨울이 없어지고 여름은 더 뜨겁고 긴 아열대성 기후로 바뀌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후변화는 국민들의 생활양식과 농·수산업을 비롯한 산업전반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현재보다 훨씬 강력해진 폭염, 집중호우, 가뭄, 태풍 등 심각한 자연재해들이 국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보다 더 뜨겁고 길어질 여름철에 발생할 새로운 형태와 규모의 자연재해에 대비하여 필요한 연구를 실시하고 관련 시설과 시스템을 보완 하는 등 대비책을 분야별로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지봉 중앙민방위방재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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