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남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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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남송이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3.01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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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339m 비고: 139m 둘레: 2,513m 면적: 366,531㎡ 형태: 복합형

 

남송이

 

별칭: 남소로기. 남송악(南松岳)

위치: 안덕면 서광리 산33번지

표고: 339m 비고: 139m 둘레: 2,513m 면적: 366,531㎡ 형태: 복합형 난이도: ☆☆☆

 

 

 

자연 미를 간직한 고급스러운 분화구와 소나무가 살림을 차린 산 체...

 

분화구와 전망의 조건이 좋은 데다 산 체의 특성이 잘 나타나는 오름이건만 마땅히 명칭을 정하기가 고민스러웠을까. 남소로기는 풍수지리나 민속어원과 관련하여 붙여진 명칭이다.이 오름의 북쪽에 있는 저지오름을 새(鳥)오름이라고 한 것과 연관하여 남쪽에 위치한 연유로 남소로기(南+소로기)라고 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소로기(소레기)는 제주 방언으로 솔개를 일컫는 말이니까 새오름과 함께 관련을 하여 명칭을 붙인 모양이다. 지금으로서는 어느 방향에서 바라봐도 솔개의 모습을 그려보기는 힘들지만 과거에는 그런 그림이 떠올랐거나 솔개들이 거처로 삼는 등 이와 연관은 있었으리라 추측이 된다. 또한 오름의 남쪽 기슭을 중심으로 소나무가 많아서 남송이(악. 오름)라고도 하며 한자 역시 이를(南松岳) 따라서 표기하고 있다.

원추형으로 솟아 오른 봉우리 외에 깔때기 모양과 원형의 굼부리로 나눠진 특별한 화산체이며, 북쪽 기슭에 나지막한 알오름이 있어 보통의 오름들과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두 개의 굼부리 중 깔때기형의 대부분은 조림녹화 당시 삼나무를 식재하여 깊은 숲을 이루고 있으며, 자그마한 원형의 굼부리 역시 삼나무와 편백나무들이 식재되어 과거의 모습을 한눈에 파악할 수가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원형 굼부리는 쉽게 진입할 수가 있으며 현장에서 집터를 비롯하여 돌담과 대나무 등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흔적들을 엿볼 수가 있다.단순한 거처로 삼아서 지냈으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필시 이 주변을 터전으로 하여 생활을 했거나 다른 연유가 있는 것으로 추측이 된다.

 

전망대에 오르면 사방을 둘러 다 전망을 할 수는 없으나 한라산과 산방산을 비롯하여 해안은 물론이고 오름 군락들이 펼쳐진 모습을 볼 수가 있다. 특히나 현재까지 진입이 통제된 도너리(오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오름 풍경이 실루엣처럼 이어지면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오름에 올라 산과 바다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곳이야 흔하다 하겠지만 남송이의 매력은 전망과 함께 굼부리 탐방이 이뤄지는 과정이 추가된다.

지루함이나 힘겨움이 없이 느리게 산 체를 둘러보고 전진형으로 탐방을 하는 진행 역시 남송이가 안겨주는 이점이라고나 할까. 일반적으로 잘 나타나는 말굽형이나 원추형 등과 달리 복합형 화산체인 만큼 탐방의 맛이 나는 오름이다. 계절과 상관없이 어느 정도 날씨가 좋은 날 오른다면 분명히 뭔가를 얻어낼 수 있는 곳임이 확실하다. 찾아가는 방법은 네비의 안내가 친절하지만 어느 지역에서 출발을 하던지 오설록 방향을 숙지하면 된다. 도로 옆 진입로에 안내판이 있으며 안쪽까지 차량 진입이 가능하다.

 

 

 

-남송이 탐방기

-몇 차례 찾았던 곳이지만 남송이는 갈 때마다 매력을 느끼게 된다. 녹음이 짙은 계절에 다시 찾겠다는 다짐을 하지만 해마다 빗나가긴 했으나 특별히 계절을 논할 필요가 없다.입구에 도착을 하니 진입로 일부의 환경이 달라져 보였다. 근년에 재선충병 작업이 이뤄지면서 원래의 탐방로 외에 다른 길이 더 생겨난 것이다.

바람직한 건 역시 기슭으로 이어지는 옛길이며 선택의 폭이 있는 산책로 중에 하산 시 다른 쪽(좌측)을 이용해도 된다.오름 주변은 녹차밭으로 꾸려져 있고 기슭을 포함하는 일부는 방목을 겸하고 있다.딱히 목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마군(馬)들이 드나든 흔적이 여기저기에 보인다.저들 영역을 알리는 건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까지 매설을 해 놨다.남송이라 한 것은 소나무(松) 군락을 이룬 점을 포함하여 명칭으로 정해졌건만 몇 그루는 안타깝게도 솔수염하늘소의 횡포를 이겨내지 못했다.

그래도 여전이 기슭과 등성으로 이어지는 곳은 소나무가 대세이다. 소나무 외에 편백나무를 비롯하여 잡목이 우거진 틈 사이로 난 탐방로는 환경의 변화가 이뤄지는 때문에 묘미가 있다. 비고(高)가 말해주듯 이마에 땀이 좀 나며 거친 숨소리도 들리지만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 경사도가 심하지는 않다. 허리를 따라 오르는 자체는 운동이나 힐링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그런 느낌을 지닌 채 오르다 만나는 정상부의 전망대를 볼 때면 한없이 뿌듯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국토 최남단 마라도를 비롯하여 송악산과 산방산은 전망의 중심에서 기본점이다.군산과 다래오름을 향하며 시기와 질투가 섞인 가시거리에 투덜거려보지만 역시나 그 빈정대는 시간은 오래지 않는다. 애써 외면하려 하지만 골프장 주변 공사가 이뤄지는 현장은 못내 마음을 씁쓸하게 하였다. 청정의 마파람을 맞으며 머뭇거리기를 반복하지만 곶자왈의 일부를 포함하는 자연 생태의 변화는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한라산 아리랑 ♬설경의 산을 보면서는 이내 탄성이 나왔다.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남송이에 올라 바라보는 느낌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모자람 없는 가시거리와 풍경이기에 구태여 하얀 구름이 두둥실 떠 있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사치일 뿐이었다. 전망대 자체가 비고(高)점은 아니지만 아래로 경방 초소가 있으며 이곳에서 절반의 풍경 놀이가 가능한 것처럼 감시 역시 그 폭이 된다.

전 사면을 돌며 반대쪽도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조림사업 이후 숲이 울창하여 불가능하다. 산 체의 어깨를 지나는 동안에 화산탄을 비롯하여 여기저기에 자리를 차지한 바위들을 만나게 된다. 폭발이 이뤄질 당시에 남겨진 흔적이지만 일부는 힘으로 밀어 볼 경우 흔들거릴 만큼 그대로 있는 게 참으로 흥미롭다.정상부에서 이동하는 경로는 한 곳이며 오래전 깔아 놓은 타이어매트가 있다. 세월을 말해주는지 그 위에까지 잡풀들이 차지를 하여 부드러움을 더 느끼게 해줬다. 굼부리 입구에 도착을 했다.

제주의 많은 오름들 중에 굼부리 안을 탐방하게 구성한 곳은 많지 않다.트인 굼부리 안을 그냥 들어갈 수가 있는 오름도 있지만 계단이나 기타 시설물을 한 곳은 몇 곳이 되지 않는다. 전망과 굼부리 구경을 함께하는 1막 2장의 진행이 가능한 곳이 바로 남송이 오름이다.탐방로를 따라 내려가다가 만나는 공간이 굼부리 안이라는 사실을 알면 놀랄 수도 있다.평상 몇 개가 놓여있고 편백나무가 중심이 되어 작은 숲을 이루고 있다.

지반 아래의 습한 기운도 느껴지지만 햇살을 받은 편백나무 향이 더 다가왔다. 익은 계절도 아니 건만 한낮의 햇살을 머금은 채 저만의 특유의 향을 뿜어대고 있었다. 굼부리와 그 주변에도 삼나무와 편백나무를 식재하여 숲을 이뤘다. 시기가 제법 오래되었지만 수령에 비하여 굵기나 크기가 모자라게 보이는 까닭은 역시나 토양을 비롯한 현장 환경의 조건 때문이다.

안쪽으로는 대왓(대나무 숲)이 차지하고 있다.제주의 곳곳에서 만나는 대왓 중 일부는 사람들이 살았었음을 입증하는 근거가 된다.집 주변에 대나무를 심어 생활품의 한 자재로 사용을 하였던 것이다. 쌓았던 돌담의 흔적이 그대로 있는 데다 대나무까지 가세를 하니 영락없는 삶의 터전이었음을 알게 되었다.어떤 연유로 이곳을 선택했을까.

이제쯤은 이와 관련한 내용을 알리는 안내문 하나라도 세워졌으면 좋으련만 없으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굼부리 중 원형 굼부리 입구에는 유독 탱자나무들이 많이 보인다.생활의 터전으로 활용을 할 당시에 식재를 했을 것으로 추측이 되지만 왜 하필 탱자나무인지는 모르겠다. 이런 환경이라면 토종 밀감나무 몇 그루도 보일만 한데 없다.수많은 오름들이 유혹을 하지만 남송이는 반드시 만나야 할 멋진 산 체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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