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궁대오름
상태바
[오름이야기]궁대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3.28 23: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표고: 238.8m 비고: 54m 둘레: 1,858m 면적: 209.701㎡ 형태: 복합형

 

궁대오름

별칭: 궁대악(弓帶岳)

위치: 성산읍 수산리 4,711번지

표고: 238.8m 비고: 54m 둘레: 1,858m 면적: 209.701㎡ 형태: 복합형 난이도: ☆☆

 

 

활 모양의 산 체와 굼부리 안에 알오름을 지닌 이중식 화산체...오름 모양새를 두고 활처럼 생겼다고 해서 명칭이 붙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다른 연유로는 오름 기슭에 활 궁(弓)자 모양의 띠(帶)를 두른 모습이 나타난다고 해서 유래가 되었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한자 역시 궁대악(弓帶岳)으로 표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명칭을 정하는 과정에서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 같다. 세월이 흐르고 산 체의 대부분은 환경의 변화가 이뤄졌지만 과거의 모습을 그려보거나 추측할 때 그럴듯하게 여겨진다.

여느 오름들이 그러하듯 이 산 체 역시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다소 다르게 나타나는데, 남쪽 방향에서 바라볼 때는 명칭처럼 낮고 길게 누워 있는 형상으로 나타나면서 활(弓)을 추상할 수 있으며, 북쪽에서 보면 말굽형(북서향)의 굼부리가 펼쳐진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다.

구불구불 굽어졌다가 평평하게 이어지는 등성마루를 따라 양쪽 봉우리가 솟아오른 모습은 활의 모양새를 연상하게 되며 이로 인하여 명칭에 걸맞게 나타난다. 또한 굼부리 안에는 알오름이 있는데 산 체의 바깥쪽에서 알오름으로 이어지는 곳은 평지처럼 초지로 나타나면서 화구원(火口原)을 이루고 있어 이중식 화산체를 형성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굼부리의 일부는 밭으로 개간이 된지 오래되었으며 대부분은 침식이 이뤄진 상태이다. 전 사면을 따라 삼나무와 소나무가 자라면서 숲을 이루고 있고 기슭의 일부에는 잡목들이 차지한 곳도 있다. 근년에 탐방로 재정비가 이뤄지면서 사면을 따라 둘러볼 수 있게 하였으며, 특히나 수산리가 자연생태마을로 지정이 되면서 별도의 탐방로가 구성되어 이곳을 연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오름과 숲길을 포함하는 도보여행은 자연 탐방으로 최적의 효과를 얻게 되는데 수산생태 마을길 역시 궁대악과 후곡악 등 오름을 연계하게 탐방로가 이어져 있다. 제주의 정취와 자연환경이 우수한 곳을 따라 펼쳐지는 생태길의 중심을 차지한 궁대악은 오름 그 이상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탐방이 될 것이다.

또한 마주하는 후곡악(오름)을 비롯하여 돌리미와 낭끼오름 등 명칭만 들어도 특별하게 느껴지는 작고 낮은 산 체들이 주변을 차지하고 있어 함께 탐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소 거리는 있지만 동거문이를 비롯하여 좌보미, 백약이 등 내놓으라 하는 유명 오름들도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서 오르미들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 고민스러울 정도이다.

 

-궁대악 탐방기-

 

자연생태마을로 지정된 수산 2리의 탐방로는 자연으로 치닫는 행보가 이어지는 곳이다. 수풀이 무성한 곳과 오름 그리고 빌레왓과 목장을 따라서 걷는 산책로는 방문하는 누구나가 자연인이 되게 하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생태길이 만들어진 이 코스는 아직 미완성의 흔적들이 요소마다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그만큼 인위적인 구성보다는 자연 미가 넘쳐난다는 뜻이기도 하다. 궁대악이나 돌리미오름 정도는 오름꾼들에게는 알려졌지만 이를 연계하는 코스를 가는 데는 쉽지가 않다. 길이 험하지도 않고 난이도가 있는 곳도 아니지만 이정표가 없고 일부는 길이 아닌 길을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자연 속으로의 탐방이라고 애써 스스로를 달래면서 넘나들기에는 스스로에게 대단한 너그러움이 필요하다. 궁대악은 수산 생태길의 2코스에 해당이 된다.오름 탐방만으로 가는 것도 운치 있는 여정이 되는 곳이다. 물론 오름꾼들은 이곳과 주변의 좌보미오름이나 반대쪽 돌리미오름으로 이어가기도 한다. 

초입지에 들어서니 벚나무와 소나무 등이 보이며 잡목과 수풀들 사이로 길의 흔적이 보였다. 타이어매트 정도는 깔아줘도 좋으련만 풀밭이 이어지나 이 지점을 거니는 것도 잠시 동안이다. 궁대악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편백나무들이 늘어선 숲길이 이어지고 능선 중앙 부근까지 분위기 연출에 한몫을 단단히 하였다.

편백나무 잎들이 떨어져 수풀과 데크에 뒹굴고 있었는데 한발씩 내디디며 계단을 오르는 중간까지 이런 모습이 이어졌는데 레드 카펫이 부럽지 않았다.편백 잎은 떨어지고도 얼마 동안은 그 향을 간직하게 되는데 아직 마르지 않은 초록을 간직한 상태라 아깝게 느껴졌다. 

기슭을 따라 좀 더 진행을 하니 이번에는 도토리를 비롯한 참나무 군락이 펼쳐졌다. 밟을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도토리나무숲을 지나다가 제주에서는 흔하지 않은 밤나무 몇 그루도 만났다. 햇볕이 비교적 많이 드는 남쪽에는 야생화들이 모여있었다. 계절을 잊은 엉겅퀴도 한몫을 했고 꽃향유와 미역취 등은 아예 군락을 이루고 있으면서 발길을 멈추게 하였다.

 

등성에 도착하기 전 트인 공간에는 전망대를 겸하는 휴식용 벤치가 몇 개 놓여있어서 잠시 걸터앉았다. 썩 좋은 날씨는 아니지만 숲을 지나는 동안에 만났던 환경과는 다른 분위기라 심호흡을 가다듬으며 실컷 전망 놀이를 하였다. 거침없이 자라난 억새 띠와 잡풀들이 벤치 옆까지 차지를 하였지만 투정 부리지 않고 가만히 놔뒀다.

궁대악의 남쪽 정상 부근에 묘가 몇 기 있었다. 역시 이곳도 풍수지리나 다른 연유로 인하여 명당으로 여겼던 것 같았다. 보통의 오름 위에 있는 묘와 달리 산담(묘를 둘러 쌓은 돌)까지 견고하게 갖춘 묘도 있었고 이어지는 길목에는 공동묘지처럼 많은 묘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혼자 지나치기에는 왠지 불편한 생각도 들었지만 이내 편백나무 숲이 나오면서 반전은 이뤄졌다. 궁대오름의 지형 자체가 활(弓)자 모양의 띠가 둘러진 모습이고 한쪽 면이 길게 이어지기 때문에 정해진 탐방로에서는 두 차례 편백나무 숲을 만나게 되었다.

궁대오름만 둘러본다면 루트를 따라가는데 어려움이 없지만 수산 생태길 2코스는 목장과 빌레왓을 지나서 다시 돌리미오름으로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방향을 수정해야 했다.전반적인 여건을 감안할 때 궁대오름 탐방은 주변과 연계를 해야 어울리며, 이 경우 역시 선택의 폭이 넓은 만큼 후회 없는 여정으로 잡아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