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도두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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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도두봉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6.2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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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65.3m 비고: 55m 둘레: 1,092m 면적: 80,253㎡ 형태: 원추형

 

도두봉

별칭: 도들오름. 도돌오름. 도두리악(道頭里岳). 도원봉(道圓峰)

위치: 제주시 도두동 산 1번지

표고: 65.3m 비고: 55m 둘레: 1,092m 면적: 80,253㎡ 형태: 원추형 난이도: ☆☆

 

 

잘 정비된 산책로와 전망의 조건이 좋은 제주 오름의 머리...

 

도두봉 외에 도들오름으로도 부르며 이는 오름의 머리를 뜻하는데 제주도의 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데서 붙은 명칭이며 이런 연유로 섬의 머리라고도 한다. 또한 도원봉수가 있던 자리와 관련하여 도원봉이라고도 하며 마을에 있음에 연유하여 도두리악이라고도 하나 잘 쓰지는 않는 편이다.

도두(道頭)는 예전에 '도두(島頭)'라 했다는 데서 '섬의 머리'를 의미한다는 설과 '한길의 머리'를 의미한다는 설, 또한 '돋아난(솟은)' 것을 의미한다는 설 등으로 전해지고 있다. 제주시를 기준으로 할 경우 동쪽은 사라봉과 별도봉이 있고 도들오름은 해안을 따라 서쪽 끝에 자리하고 있다.

정상부에는 도원봉수와 관련한 표석이 있는데 조선시대 때 이곳 봉수는 동쪽은 사라봉수, 서쪽은 수산봉수와 교신을 했다. 둥근 원형 모습을 하고 있으며 굼부리가 없는 원추형으로서 정상은 평평하고 아담하게 이뤄져 있으며 기슭과 등성에는 소나무들이 자라고 억새를 비롯한 수풀들로 덮여있다.

북쪽 해안으로는 부분적으로 숲을 이루고 있으나 경사가 심한 편이며 노두(露頭)가 발달되었다. 남사면 기슭에 마을제를 봉양하는 제단이 있는데 이 섬 머리 제단은 도두동이 설촌되고 일찍이 시작되어 전해 내려온 마을의 무사안녕과 풍년 풍어를 기원하는 제사를 모시는 곳이다.

지역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높이고 조상들이 행하여 온 미풍양속을 계승하고 있으며 새 단장이 된 후 지금까지도 연례행사로 제를 지내고 있다 기슭 아래의 진입로 옆에는 관음사원이 있는데 제주 불교 성지순례길 중 절로 가는 길에 포함이 되며 이 코스는 보시의 길이라 정하였다.

 

기슭을 비롯하여 곳곳에 묘들이 곳곳에 있는데 해안에 위치한 오름이지만 마을과 인접한 때문인지 면적에 비하여 많은 편이다. 제주공항과 가까운 거리이며 옆으로는 해안도로가 이어지면서 접근성이 좋고 근년에 산책로가 추가로 정비되어 여행객들을 포함하여 찾는 이들이 많아졌으며 제주올레(17코스)가 지나는 길목이기도 하다.

일찍이 제주시 숨은 비경 31곳에도 포함이 되었는데 화산체라는 입지를 떠나서 산책이나 힐링의 장소로 용이하고 전망이 좋은 것도 한몫을 했다. 사실, 도두봉은 가볼 만한 곳이라는 제목을 넘어서 '꼭 가봐야 할 곳'이라는 표현도 어울리는 곳이다.

제주의 북쪽 기슭을 책임지는 도들오름이라는 명분을 떠나서 동서남북의 전부를 전망할 수 있는 데다 정상에 서면 도두항과 마을 전경 그리고 고깃배들이 왕래하는 앞바다 등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남쪽으로는 한라산과 오름들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동쪽으로는 사라봉과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북쪽에 위치한 만큼 바람의 언덕이기도 한 도두봉은 정상에서의 전망 외에 시원한 기분을 느끼기에도 안성맞춤인데 계절풍에 실려 오는 쫍지롱한 바다 냄새마저 향기롭게 느껴진다. 산 체의 전반적인 특성은 잘 나타나지만 오름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고 산이라고 하기에도 모호하다. 그렇다고 공원이라고 하기에는 어울림의 정도가 있겠지만 환경이나 입지가 좋은 점은 확실하게 나타난다.

제주 국제공항과 가까운데다 이동성과 접근성이 좋은 때문에 추천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산책과 운동을 하기 좋은 환경이며 전망을 즐기기에도 좋을 뿐 아니라 일출과 일몰도 볼 수가 있다. 

 

 

-도들오름 탐방기-

 

보통은 장안사 입구를 초입으로 하지만 다른 쪽에 주차 공간이 있어 이용을 해도 된다. 어차피 정상을 오르는 것만이 아니고 산 체의 둘레를 따라 이동을 하면서 즐기는 것도 좋다.시간적 여유가 관건이겠지만 다홍치마를 걸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참고를 하는 것이 좋다. 곧바로 오르면 정상까지 불과 5분 정도면 되겠지만 하산을 할 때라도 비켜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출발이라 하기에는 너무 거창한 표현이지만 입구를 지나고 커다란 소나무 몇 그루가 있는 곳을 지나면 바로 계단이 이어진다. 정상을 눈앞에 두고 풀숲들이 빽빽한 곳에서 계요등을 만났는데 새촐 등 수풀들이 우거졌지만 유독 눈에 띄어서 허리를 굽혔다. 급하게 오르느라 숨이 찬 상태였는데 쉬어가는 핑곗거리로 안성맞춤이 되었다.

정은 가지만 꽃 향이 퀴퀴한 닭똥 냄새처럼 풍기는 때문에 코끝을 가까이하지는 않았다. 꽃 이름을 달리 계(鷄)요등이라 하였겠는가. 정상에 도착을 하고 남쪽을 먼저 선택하였는데 날씨 탓에 한라산은 희미하게 보였고 어승생악을 시작으로 시내권의 남조순오름과 괭이오름 등은 뚜렷하게 보였다.

연이어 이착륙을 하는 항공기들의 굉음은 차라리 시청각의 현장을 방불케 했다는 표현이 좋을 것 같았다. 슬그머니 동쪽으로 눈길을 향하니 사라봉과 시내 정경이 펼쳐졌고 이어서 자리를 떠 북쪽을 주시했다. 바다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벤치가 놓여 있는데 주인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잠시 앉아서 약한 계절풍을 맞았다.

여름날 밤이면 한치 잡이를 위해 훤하게 불을 켠 어선들을 볼 수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영주십경에서는 사라봉을 사봉낙조라 하여 일몰의 명소로 알려졌으나 도두봉도 만만치 않다. 해가 긴 여름에는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광경을 볼 수 있고 동절기에는 좌측으로 숨어들어간다.

내려갈 때는 갈림길에서 애써 비포장길을 선택했다. 좀 더 내려가면 편안한 데크와 친환경 매트가 깔려 있지만 옛길을 따라 간 것이다. 수풀들이 자란 때문에 길의 흔적이 더러 가려졌지만 일찍이 사람들이 다녔던 길이기도 하다. 아래쪽보다 높은 위치인지라 도두 마을을 바라보는 풍경은 더 나았으니 결코 잘못된 선택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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