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도청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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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도청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7.0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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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00.5m 비고: 70m 둘레: 1,482m 면적: 152,322㎡ 형태: 말굽형

 

도청오름

별칭: 도청악(道淸岳)

위치: 표선면 표선리 2,450-6번지

표고: 100.5m 비고: 70m 둘레: 1,482m 면적: 152,322㎡ 형태: 말굽형 난이도: ☆☆

 

 

 

 

크고 넓은 굼부리를 사이에 두고 함께 어우러졌으나 심하게 변화한 산 체...

 

오름의 명칭만을 생각한다면 뭔가 사연이 있거나 특별한 상황이 있을 것으로 짐작이 되지만 의외이다. 오름의 유래에 관하여 정확한 자료는 없고 추측으로만 나돌고 있는데 한자 풀이를 통하여 대역하는 것이 전부이다. 그러나 이 역시 근거는 되지 않은 데다 대안이 마땅치 않아 사용한 것 같다.

소화산체이기는 하나 옆의 매오름(매봉)과 이어져 있으면서 마치 하나처럼 보이는데, 이를 연관 지어서 도(渡)와 청(淸)이라 하여 매오름을 지나(건너) 맑고 푸른빛이 나는 화산체 정도로 표현을 한 것으로 추측할 수도 있으나 다소 애매하기는 하다.

무엇보다 하나로 이어진 산 체를 사이에 두고 과거에는 푸른빛을 띠며 다소곳이 내려앉은 모습에서 명칭과 관련하여 특성과 주변 환경을 그려볼 수 있는데 지금은 많은 변화가 이뤄진 때문에 어울리지가 않는다.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성에는 전경부대가 있어 오름의 일부는 빛을 잃었으며 매오름과 이어지는 기슭과 등성의 일부는 공동묘지로 변해있다.

전 사면에 걸쳐 소나무를 비롯한 잡목들이 우거져 있으며 깊은 숲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으로 인하여 대체적으로 외부로의 전망은 어려운 편이다. 따라서 함께 만나는 매오름 정상에 올라서 전망을 즐겨야 하며 탐방로가 비교적 잘 정비가 되어 있어서 산책을 겸한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두 오름 사이로는 크고 넓은 굼부리가 있는데 어디까지가 도청오름의 영역인지 구분이 힘들 정도이다. 따로 또 같이 어우러진 두 화산체인 만큼 어느 곳을 먼저 선택하더라도 더불어 함께 둘러보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해안선에 가깝게 위치한 오름들 중에 정상부가 깊은 숲을 이루지 않은 곳은 비교적 탐방이 수월한 편이다.

이러한 오름들은 비고(高)가 높이의 절반을 넘는 게 보통인데 탐방의 묘미가 있고 비교적 전망도 좋은 여건이 된다. 매봉과 도청오름은 이런 입지와 여건을 갖췄으며 산책과 전망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오름이다. 이 화산체는 바다와 다소 떨어져 있지만 오래전 해안 지역에서 형성된 천해성 수중 분화구로 알려졌는데 이런 상황을 그려보면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다.

 

정리하자면 수중 분화에 의하여 매오름이 생성되었고 육상으로 바뀐 후 도청오름이 생긴 것이며 도청오름은 매오름이 거닐고 있는 꼴이다. 외부에서 바라볼 때는 정상을 중심으로 길고 넓게 늘어선 하나의 오름으로 보이지만 남동쪽(바다 방향) 사면에 말굽형 분화구를 지닌 화산체는 별개의 도청오름이다.

이른바 알오름(새끼오름)이라 하지 않고 서로 다른 독립형 화산체이면서 어엿하게 명칭을 지니고 있으니 충분히 존재감을 알 수가 있는데 변화가 이뤄지기 전의 모습을 그려보면 그 느낌이 살아난다.

 

-도청오름 탐방기-

 

행정구역 상 표선리에 위치하지만 도로상으로는 세화 교차로를 지나면서 초입지가 있다. 산 체가 넓어서 몇 곳으로 진입이 가능하나 전반적인 탐방의 묘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정해진 곳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시간이나 체력적 부담이 된다면 일행이 있을 경우 양 방향 주차 후 둘레를 돌거나 건너편으로 가는 여정도 바람직하다.

입구에 차량 몇 대 정도 주차할 공간이 있으며 정상까지 정비가 되어 있어서 길을 찾는데 별 어려움은 없다. 진입로를 들어서면 바로 우거진 숲을 만나게 되는데 겨울이 지나는 길목이라 타이어 매트로 정돈이 된 산책로 주변은 솔잎을 비롯하여 떨어진 낙엽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키가 크고 울창하게 늘어선 나무들 아래로는 자금우가 군락을 이뤘고 겨우내 동안 빨간 열매를 선보이는 이들 옆에는 백량금도 합세하여 우쭐거리고 있었다. 변화가 이뤄지는 산책로는 언제나 기분이 좋게 마련이다. 타이어 매트 길을 지나면 자연의 흙길이 나오며 다시 친환경 매트로 단장한 길이 이어지고 행여 미끄러질 것에 대비하여 굵은 밧줄로 방지 칸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체육시설이 있는 곳을 지나면 경사가 이어지나 목재를 이용하여 무난하게 오를 수 있도록 단장을 해놓았다. 오름 동아리나 동네 주민들의 수고가 있었기에 찾는 이들에게는 더없이 편안함을 느끼게 하였다. 정상으로 향하는 오름 사면에는 송신탑이 있으며 그 옆으로 시멘트로 포장이 된 좁은 길이 있다. 우마차뿐만 아니라 가끔 차량의 통행도 있는 것으로 보였다.

 

정상으로 바로 가기 위해서는 좌측 편을 이용하면 되는데 도청오름을 살피기 위해서 우측 소로를 따라갔다. 도청오름 정상부는 군부대가 있고 철조망으로 가려진 부대 안을 들여다보니 경계병은 없고 흑염소 세 마리가 보였다. 잠시 눈싸움을 하더니 흑염소들은 일제히 이리저리 이동을 하면서 소리를 질렀다. 저들도 질서가 있고 군기가 들었는지 동시에 움직이고 일정한 장소를 정하여 민첩하게 행동을 했는데 이 모습을 바라보며 일행들과 한참을 웃었다.

남향의 굼부리를 확인하기에는 다소 힘든 여건이라 건너편으로 이동을 해서 바라봤지만 도청오름의 이렇다 할 특징을 살피는 데는 한계가 따랐다. 더욱이 기슭 한쪽에는 망자들의 안식처로 변해있어 더 이상의 전진을 포기했다. 숲 안으로 들어가면 대나무 숲 산책로와 이어지는데 일전에 하절기에 찾았을 때는 분위기도 그러하고 산책의 맛이 났지만 역시나 계절은 발목을 막았다.

도청오름의 상세한 정보를 챙기지도 못 한 채 매봉의 정상으로 향했는데 행여 높이가 있어 도청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상에 오른 후 맨 먼저 도청오름 방향을 주시했지만 역시 허사였고 군부대의 모습만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다음을 기약한들 변화가 심하게 이뤄진 이상 이렇다 할 특징을 살필 수가 없다는 생각에 다소 아쉬움을 느꼈다. 대신하여 매봉 둘레를 따라 여유 있는 산책을 진행했는데 꿩 대신 매를 잡았다고나 할까. 매봉의 정상에서 이어지는 대나무 숲길은 힐링 산책로의 조건이 잘 갖춰져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가 있다. 더욱이 오름의 둘레를 돌거나 전진 코스로 이어지면서 들머리와 말머리의 선택을 정할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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