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돌오름(상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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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돌오름(상천리)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7.11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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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865.8m 비고: 71m 둘레: 2,489m 면적: 406,036㎡ 형태: 원형

 

돌오름(상천리)

별칭: 석악(石岳)

위치: 안덕면 상천리 산1번지

표고: 865.8m 비고: 71m 둘레: 2,489m 면적: 406,036㎡ 형태: 원형 난이도: ☆☆☆

 

 

 

돌들이 있던 자리는 깊은 숲으로 변했고 잡목들의 터전이 된 산 체...

 

제주의 수많은 오름들은 이른바 알오름(새끼오름)이라고 부르는 곳 외에는 저마다의 명칭이 붙어있으며, 대부분은 외형이나 화산체의 특징을 비롯하여 마을 이름 외에 그럴듯한 사연과 연관 지어서 명칭이 정해졌다. 그러면서도 수많은 세월의 흐름 속에 변화로 인하여 당시와 다른 모습을 한 때문에 아리송하게 느껴지는 곳들도 있다.

침식이나 개간으로 인한 변화가 우선이겠지만 산 체를 채운 나무들이 숲을 이루거나 환경의 변화로 인한 경우도 많이 있다. 이런 때문에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게 되면서 예전에 정해진 명칭과 사뭇 다르게 나타나는 오름들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상천리에 위치한 돌오름 역시 이러한 변화가 이뤄진 오름 중 하나이며 과거에 정해진 명칭을 생각하면 다소 의외라는 생각도 들게 된다.

오름 등성이에 돌이 많은 것과 산 체를 따라 빙 둘러볼 수 있어서 돌오름(돌+오름)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온통 수림이 울창할 뿐 아니라 기슭 아래를 비롯하여 굼부리 일대에는 삼나무가 빽빽하게 숲을 이루고 있고 허리를 따라 정상으로 이어지는 대부분에도 잡목들이 빽빽하게 차지하고 있어 돌과 바위들을 가리고 있다.

간간이 바위나 돌들을 만나기는 하지만 오름의 심벌로 여기기에는 다소 미흡한 조건으로 여길 수밖에 없다. 바위를 비롯하여 탐방로가 지나는 일대의 돌 틈마저도 식물들이 터전으로 삼은 때문에 환경의 변화가 많이 이뤄졌음을 알 수가 있다. 과거에는 이 일대가 방목장으로 이용이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지금은 숲으로 덮여있어 화산체의 전반적인 상황을 살피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그나마 개간이나 훼손이 아닌 자연림들에 의한 성장의 진행으로 변화가 이뤄졌기에 다행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비고(高) 자체는 낮은 편이지만 면적이 말해주듯 덩치가 있어 돌오름과는 좀 떨어진 곳에서 바라볼 때 실감이 난다.

특히나 영아리(오름) 정상이나 가는 길목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며 같은 방향의 열린 공간 어디서나 산 체의 식별이 잘 되는 편이다. 근년에 들어 한라산 둘레길이 생겨나면서 돌오름 임도가 정비가 되었고 도보여행과 함께 오름 탐방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찾아가는 방법이나 과정이 비교적 무난한 편이다. 더욱이 일대가 자연림으로 에워싸인 만큼 탐방의 깊은 맛이 날뿐 아니라 숲길과 오름을 병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돌오름 탐방기-

 

한라산 둘레길 중 돌오름 임도는 비교적 수월한 구간이지만 돌오름을 포함하는 진행이라서 계절에 따라 다소 부담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깊은 숲을 사이에 두고 잘 다듬어진 임도를 따라가기 때문에 길이 뚜렷하게 나 있어서 큰 부리가 따르지는 않는다.

화산송이길과 계곡을 비롯하여 자연의 흙길을 따라서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데 이 임도는 표고버섯 단지가 밀집한 곳이라서 일찍이 차량이 다닐 수 있게 만들어졌다. 일제강점기에 한라산의 울창한 산림과 표고버섯 등을 수탈하기 위해 만든 병참로(하치마키 도로)를 포함하고 있다.

한라산 둘레길 중 이 돌오름은 오름과 숲길을 포함하고 있는데 오름 탐방이라기보다는 기점을 연결해서 돌오름을 돌고 다시 그 임도를 따라서 걷게 되며 구간은 선택의 폭이 있다. 어쨌거나 임도라고는 하지만 위치나 지역상 그 길과 일대 자체가 한라산 능선을 감싸고 있는 깊은 숲이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돌오름의 주변이나 정상부를 통하여 이렇다 할 돌무더기나 바위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보통의 오름에서 만나는 크고 작은 돌들이 있지만 오름의 명칭이라 하기에는 왠지 석연치 않은 부분도 있다. 삼나무를 시작으로 크고 빽빽하게 숲으로 덮여있으며 바닥 층 역시 조릿대와 잡초들이 차지하고 있다.

다른 맥락으로는 오름 주변을 빙 돌 수 있어서 돌오름이라 했으니 차라리 그럴듯하게 느껴졌는데 그런 상황의 전개를 참고하며 오르기 시작했다. 임도 갈림길에서 이정표를 따라 조금 이동을 하면 초입지가 있는데 다른 곳을 통하여 진입을 할 수도 있지만 하절기에는 다소 무리이다.

겨울 등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서는 리턴 시 반복되지 않은 곳을 따라 내려올 수도 있다. 조릿대가 방해를 하고 잡풀들이 진로를 막는 데다 바닥을 식별할 수가 없어서 막대기를 휘저으며 전진을 했다. 그나마 일부 구간은 길의 윤곽이 뚜렷하여 진행에 부담을 덜어주었고 하절기가 막 지나는 즈음인 만큼 숲은 살아 있었다.

9월의 중심인지라 애써 킁킁거리지 않아도 숲 향이 코끝으로 스며들었다. 피톤치드 공장은 노조 파업이 없이 잘 가동이 되고 있었고, 음이온 마트는 찾는 이가 없어도 대 바겐세일을 하고 있었다. 돌오름의 허리 부분이 가까워지면서 조릿대의 횡포는 더욱 심해져서 쓰러진 나무의 가지를 꺾어 앞을 휘저으며 전진했고 얼마 후 인증 포인트 바위에 도착을 했다.

예전에도 그러했지만 돌오름을 상징하기에는 이 모양새를 지닌 돌이 가장 그럴듯하다고 여겼었다. 허리에서 어깨선으로 이어지는 곳은 잡목들이 차지를 하면서 환경의 변화가 이뤄졌고, 경사가 있는 만큼 거친 숨소리도 나오게 마련이지만 바닥을 뚜렷하게 볼 수가 있어서 차라리 편안했다.

 

 이제쯤은 풋풋한 향을 다 날려버린 상산 나무들이 호위를 하듯 탐방로를 채웠고 한쪽에서는 독초인 천남성이 군락을 이룬 모습도 확인이 되었다. 산딸나무는 돋보이는 열매를 매단 채 우쭐거리고 있었고 정상을 앞두고는 급히 오르기 시작했는데 무언가 발견을 하고는 급하게 다시 돌아섰다.

그리고 다소곳이 무릎을 꿇었다. 제 계절에 곱게 피어난 한라돌쩌귀와의 만남을 위함이었는데 오르는 동안 지녔던 긴장을 반전시키기에 너무 충분했다. 정상에 도착을 했고 역시나 텅 빈 전망 터이자 휴식 장소이다. 천천히... 느리게... 이제 여유를 갖고 전망 놀이를 즐기면 되는데 애당초 전망에 있어서 가시거리를 기대하지는 않았다.

한라산도 인색하고 오름 군락도 실루엣을 기대하지 못 하게 만들었으며 낮고 진하게 깔린 구름층이 대신 시야를 빼앗아버렸다. 아쉬움이야 당연히 있었지만 더 이상은 사치라 여기며 추풍에 실린 가을 냄새를 실컷 맡았다. 좌측으로 돌아서니 그나마 산 체의 식별이 잘 드러났는데 삼형제 오름을 시작으로 뚜렷하게 나타나는 일부 오름들에서 작은 탄성을 터뜨렸다.

겨울 어느 날..... 백설에 덮인 모습을 포함하는 그림을 만나러 다시 찾겠노라고 다짐을 했고 정상 쉼터에서 하산하는 몇 개의 길목 중 올라온 방향을 두고 애써 다른 곳을 선택하였다. 진입하기도 전에 성가실 정도로 빽빽하게 막아서는 잡목들이 있었지만 이미 아는 길이고 상황이기에 진행을 이어갔다.

상산나무 군락을 지나니 다시 조릿대가 아우성이었는데 이들은 다른 식물의 진입조차도 철저하게 방해를 하지만 사람들이 지나는 길목도 쉽게 내주지 않았다. 한라산 일대를 점령한 조릿대는 이제 골칫거리의 한계를 넘어섰고 처방이나 대처를 하기에는 너무 턱없이 부족하고 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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