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노란 꽃 속으로 빠져드는 검은 나비
조금씩 시들어가는 산수국 앞으로 노란색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비 그치고 구름이 걷히니 곤충들이 하나둘 꽃으로 모여들기 시작하는데 그중 제비나비 한 쌍이 다투는 것인지 서로 좋다는 것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어지러운 행동으로 나풀거립니다.
그렇게 제비나비 한 쌍이 지나가자 날개가 성치 않은 검은색 나비가 노란 꽃으로 살포시 내려앉습니다.
그리고는 커다란 날개를 고이 접어 길쭉한 꽃 속으로 조심조심 몸을 집어넣습니다.
나비가 뒤뚱거리며 꽃 속으로 파고들면 들수록 검은 날개에는 노란 꽃가루가 여지없이 묻어납니다.
나비는 노란 꽃가루를 온통 뒤집어썼지만 피곤한 기색 없이 더 많은 꽃 속을 헤매며 다닙니다.
느린 듯 빠르게 날개를 휘휘 저으며 노란 꽃 사이에서 고요한 파동을 일으킵니다.
나비가 지나간 자리로 다시 벌이 날아들어 잉잉거립니다.
그리고 휘청 늘어져 겹친 길쭉한 잎 사이로 반디밑들이메뚜기가 슬며시 숨어들었습니다.
노란 꽃은 더 많은 곤충들을 불러들이기 위해 고개를 꼿꼿하게 쳐들어 활짝 활짝 꽃잎을 펼칩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
저작권자 © 제주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