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돔베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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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돔베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7.16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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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466m 비고: 36m 둘레: 1,275m 면적: 117,259㎡ 형태: 원형

 

돔베오름

별칭: 돔바롬. 정오름. 조악(俎岳). 정악(丁岳)

위치: 조천읍 교래리 산 62~63번지

표고: 466m 비고: 36m 둘레: 1,275m 면적: 117,259㎡ 형태: 원형 난이도: ☆☆☆

 

 

낮고 완만하지만 드넓은 굼부리의 모습에서 겉과 속이 다른 산 체 ...

 

돔베라 함은 제주 방언으로 도마를 말하는데 오름 모양새의 닮은꼴을 명칭으로 사용한 것이다. 이 돔베오름이 줄어들어 돔바름으로 부르기도 하며 한자로 대역하여 조악(도마 俎)으로 표기를 한다.

다른 뜻으로는 정(丁)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정오름(丁岳)이라고도 하는데 이러한 연유와 관련하여 곰베(고무래의 제주 방언)라고 한 것이 돔베로 들려서 잘못 표현했을 거라는 내용도 전해지고 있다. 어쨌거나 지금으로서는 변화가 이뤄진 만큼 과거의 모습과 달라서 추측으로 그려볼 수밖에 없다.

비자림로에서 삼다수목장으로 이어지는 교래 사거리에서 바라볼 때는 남~북으로 길게 이어지는 모습으로 확인이 되나 겉과 속이 확연하게 다른 산 체이다 불과 36m의 비고(高)가 말해주듯 낮은 화산체이나 빙 둘러 이어지는 등성의 내부는 지름이 200m 정도나 되는 넓은 굼부리로 이뤄져 있다.

입구가 열려 있어서 말굽형을 떠올 릴 수도 있으나 원형의 화구를 지녔으며 자연 초지로 변한 내부는 축구장이나 야구장 넓이를 방불케 하는 면적이다. 기슭의 일부와 아래로는 묘들 이 몇 기 있으며 그 주변과 굼부리 안은 억새를 비롯하여 초지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를 수확하여 마소들의 먹이로 활용을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완만한 경사를 이루는 등성마루를 따라 정상부와 바깥 사면은 자연림을 비롯하여 조림사업 후 자라난 소나무들이 어우러진 채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이런 환경으로 인하여 진입이 쉽지는 않으나 경사가 심하지 않아서 적당한 곳을 통하여 오를 수가 있다.

이 오름의 남쪽 기슭에는 한라산에서 발원한 소곡(川)의 한 지류(支流)가 있으며 아래에 위치한 산굼부리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등성의 한쪽에는 경방 초소의 흔적이 있는데 잡목들이 빽빽하게 들어서기 이전에는 산불예방 감시초소의 장소로도 이용이 되었음을 알 수가 있다.

낮은 산 체이나 외부로의 전망이 용이했음을 알 수가 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나무들이 많이 자라나는 등 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지금은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기슭을 따라 어느 정도 탐방이 가능하지만 빙 둘러 이어지는 화산체의 전부를 둘러보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소나무를 비롯한 잡목들이 우거져 있는 데다 가시덤불이나 덩굴 등이 빽빽하게 자리 잡고 있어서 방해를 하는 때문이다. 낮은 산 체이면서도 산책로가 없으며 환경의 변화가 비슷한 때문에 애써 전진형을 택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돔베오름 탐방기-

오름의 계절이라는 이 가을에 돔베를 만난다는 자체가 더러 아쉽기는 했는데 굼부리를 두른 등성의 전부를 따르지 못했고 이렇다 할 전망의 여건이 안 된 때문이다. 삼다수목장 건너편 방향에 연학목장이 있으며 진입을 위해서는 부득이 신세를 져야 했다. 입구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굼부리로 향하는 길을 따라 진입을 했는데 작업 차량이 드나들 수 있을 만큼 넓은 공간이라 이 때문에 원형의 굼부리를 말굽형으로 착각할 수도 있었다.

행여 관리자가 있으면 양해를 구하려 했지만 조용한 상황이라 묵묵히 안으로 향했는데 축사 옆으로 잘 생긴 말들이 몇 마리 보였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좀 더 모습을 보려고 했으나 이들은 천고마비의 계절인지라 거들떠보지도 안하고 오로지 먹는 데만 열중했다.

진입로를 따라 들어간지 불과 1분도 안 되어 굼부리의 정체가 드러났다. 마침 수확을 마친 시기라 드넓은 굼부리 안이 한눈에 파악이 되었는데 산 체의 모습을 외부에서 보고 예측을 했다가는 위대한 착각이라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등성을 둘러보기 위하여 화구의 우측 외부 쪽을 따라가다가 억새가 만발한 곳을 선택했는데 기슭으로 이어지는 비탈의 억새는 수확을 하지 않은 상태라 키재기를 할 만큼 높이 자란 상태였다. 잠시 멈춰 선 채로 다시 화구를 바라보노라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억새를 흔들어 댔다.

묘지가 있는 곳 옆을 따라 오르니 바로 울창한 숲으로 이어졌고 이렇다 할 산책로는 없지만 적당한 공간을 헤집으며 돔베의 어깨를 따라 느리게 전진을 했다. 외부와 완전히 차단이 될 만큼 빈 공간이 없어서 전망이라고는 기대조차 할 수가 없었다.

어디쯤이 비고점인지도 파악이 안 되어서 지나는 길에 만난 큰 소나무를 정상지기로 인증을 하였다. gps를 통해서 확인을 한 결과는 좀 벗어난 지점이지만 마침 근처에 경방 초소가 보인 때문이었다. 행여나 하고 주변을 살폈지만 역시나 전망은 여의치가 않았다.

지금처럼 숲이 울창하지 않았던 당시에는 대체적으로 전망이 용이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비슷한 양상의 환경인지라 더 이상의 전진을 포기하고 다시 기슭을 따라 굼부리 방향으로 이동을 했다. 반대편 화구와 더불어 편안한 진로를 통하여 건너편의 등성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굼부리에 발을 딛기 전에 그나마 오름 군락의 실루엣이 펼쳐졌지만 흐린 날씨인 데다 가시거리는 한계를 드러내 아쉬움이 컸다. 북쪽 등성으로 이동을 하니 묘역들이 보였는데 벌초 시기가 지난 지 얼마 안 된 때문인지 주변은 곱게 단장이 되어 있었다.

기슭에서 굼부리로 이어지는 곳의 일부는 자라난 억새들이 그대로 있었는데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면서 분위기를 돋우었다. 바람이 불었다. 가을이 불어왔다.​ 으악새가 소리를 내고 춤을 추었다. 바람은 소리를 내었고 으악새는 노래를 하였으며 가을은 나를 부르고 있었다.

특별히 다른 진입로가 없는 만큼 들어간 곳을 통하여 나왔는데 완전히 한 바퀴를 돌지는 못했지만 등성과 굼부리의 전부를 만난 셈이다. 전반적인 상황으로는 오름 탐방의 묘미는 떨어지지만 굼부리를 비롯하여 화산체의 형세와 변화의 과정을 파악하는 데는 성공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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