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들위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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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들위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7.31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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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542.4m 비고: 47m 둘레: 1,212m 면적: 47,825㎡ 형태: 말굽형

 

들위오름

별칭: 들리오름. 천망봉(天望峰)

위치: 제주시 오동동 158번지

표고: 542.4m 비고: 47m 둘레: 1,212m 면적: 47,825㎡ 형태: 말굽형 난이도: ☆☆

 

 

자연 미가 넘쳐나는 넓은 들판 위에 솟아났으나 변화로 대부분을 잃어버린 화산체...

 

오름의 명칭과 관련하여 정확한 내용은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전래에 관하여 짐작이 가는 부분도 있다. 쉽게 생각하자면 들+위 즉, 들판 위에 솟은 봉우리 정도로 가늠할 수가 있는데 화산체가 있는 오동동 마을에서 이어지는 능선이 넓은 들판을 이루고 있는 것에 연유하면 어느 정도 맞게 느껴진다.

한자로는 다른 맥락으로 천망봉(天望峰)으로 표기를 하고 있는데 이는 오름 주변의 묘비들에서 확인할 수가 있는 만큼 오랜 전부터 전해지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이러한 별칭은 천국을 바라보는 염원에서 망자들을 맡기면서 표현을 한 것인지 아니면 그런 장소이기에 묏자리로 이용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처럼 주변에 건물이 들어서기 이전에는 들판과 벌판을 포함하여 자연 미가 넘쳐나는 곳이었기에 그렇게 표현한 것으로 짐작할 수가 있다.

이곳과 가까운 장소에는 관음사 야영장과 등산 코스 입구가 있으며 특전사 휴양소 등이 들어서면서 변화가 이뤄졌고 산록도로를 연계하면서는 탐라교육원을 비롯하여 여러 건물들이 들어선 상태이면서 차량 통행도 제법 많아진 상태이다. 군 휴양소가 들어선 이후에는 산록도로변을 따라 이동을 한 후 진입을 하게 되지만 산 체의 규모와 비고(高)를 비롯하여 입지 등이 그러한 만큼 찾는 이들은 별로 없는 상태이다.

굼부리 안과 주변 역시 변화가 이뤄진지 오래되었으며 대단위 목장과 더불어 일부는 농지로 사용이 되고 있다. 사면을 따라 잡목들이 자라고 있으며 정상부와 일대는 소나무가 주축이 되어 큰 나무들과 덤불들이 가로막고 있어서 전망은 비교적 약한 편이다. 동서로 평평하게 이어지는 등성 또한 큰 경사가 없어 정상을 구분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탐방의 맛이 떨어지고 전망 역시 빈약한 상태라 오름으로서의 입지는 떨어지지만 그 옛날 변화가 이뤄지기 이전의 모습을 그려보면 들위나 천망이라고 한 까닭을 충분히 느낄 수가 있다. 월평동 소재의 들레오름의 유래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면 들레는 드르(들)의 변화로 풀이를 해서 일대의 들판을 추상하기도 한다. 들위 역시 다른 뜻을 포함하고 있기는 하나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를 할 수 있다.

사면을 따라 별도의 조림 사업은 하지 않았지만 기슭과 등성을 따라 소나무를 비롯한 잡목들이 있어 숲을 이루고 있다. 특히나 덤불과 넝쿨들이 울창하게 번져 있어서 하절기를 전후한 시기에 찾는다면 어려움이 따른다. 북쪽 경사면은 가파르게 이어지면서 휘어진 활이나 반달 모양처럼 산 체의 형세가 나타나는데 그 길이가 만만치 않다.

기슭 아래 굼부리의 일부는 개간이 되었으며 도로가 포함되어 있어 진입에 큰 문제는 없으나 부득이 사유지를 이용하여야 한다. 정상에는 기지국이 있으며 별도의 산책로는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적당한 곳을 선택하여 오르내리면 된다. 기슭의 서쪽 아래는 표고버섯 농장이 들어서 있어 소로를 따라 들어가도 가까이 가기 전에는 오름으로 구분을 하기가 힘들 정도이다.

 

 

-들위오름 탐방기_

 

오래전 탐방을 했어도 자료가 없거나 허접한 오름 또는 저평가되는 오름들 찾다가 빠진 것을 보고 주변을 연계하여 찾았다. 탐방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너무 낮거나 개간이 심하게 이루진 곳은 외면을 당하기 일쑤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찾는 이들이 없고 저평가 되는 산 체들도 막상 찾아 나서면 무언가 보고 느끼는 바가 확실히 있다. 특히나 변화가 이뤄지기 이전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상상하면 더러 애착이 가고 세월과 문명의 이기에 아쉬움도 느끼게 된다.

관음사 주차장을 지나 서쪽으로 산록도로를 조금 더 이어가면 오름으로 이어지는 소로가 있다. 이 도로는 마을 길과 목장을 비롯하여 농지 등으로 이어지며 조금 들어가면 버섯 농장이 있다. 적당한 공간을 이용하여 진입을 하면 되는데 줄이 묶이진 않은 개들이 많아서 여간 불편한 점도 있다.

하절기에도 인근을 찾으면서 탐방을 노렸지만 수풀이 우거진 데다 가시덤불들과 넝쿨들이 빽빽하여 포기를 했었다. 초겨울에 들어서면서 기슭과 능선은 차라리 허술한 환경이라 바닥과 주변을 살피며 여유롭게 오를 수 있었다.

몇 그루 안 되는 소나무들이 떨어뜨린 잎들을 비롯하여 잡목들의 잎사귀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는데 소유주는 그렇다 치고 찾는 이들이 없는 때문에 오히려 자연미는 더 느낄 수가 있었다. 정상부에 도달하는 것은 오래지 않았고 적당한 곳을 찾아 선 채로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동쪽의 열린 틈으로 삼의악이 보였는데 얼른 바라봐도 산 체의 크기나 높이 등 들위오름과는 비교를 할 수가 없었다. 반대편으로는 열안지 오름이 있지만 숲에 가려 전망이 불가능했고 이 두 오름은 비교적 인기가 있는 반면 들위오름은 외면 당할 수밖에 없다.

이렇다 할 특징은 없고 리본이나 다른 표식들이 있어 살피니 소나무 재선충병과 관련한 것들이었다. 솔수염하늘소의 만행은 열악한 환경의 들위오름도 가만두지를 않았던 것이다. 그나마 일부는 곧고 높게 자라서 등성을 잘 지키고 있었다.

 

철조망으로 울타리를 만든 내부 한쪽에는 철탑이 높이 솟아 있었는데 이동통신 기지국에서 구성한 시설물이었다. 거목 아래 가지에는 선 님들 매달아 놓은 리본 몇 개가 매달려서 정상부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허접하고 저평가 되는 곳이라 할지라도 외면하지 않고 드나든 흔적이라 반갑기도 했다.

주변에 군부대(특전사)가 있는데 그 지점 높은 곳에서 바라본다면 산 체의 외부와 특성을 보다 더 살필 수 있겠지만 여건 상 쉽지 않은 일이고, 소로에 나와서 등성을 본 모습 역시 뭔가 허전하고 쓸쓸하게 느껴졌다.

더욱이 기슭 아래에는 농지와 농장이 들어선 만큼 자연 미가 넘쳐나는 너른 들판 위의 화산체를 식별하는 것은 상상으로 그칠 수밖에 없었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열안지 오름이 있어 찾는 이들이 많은 것에 비하면 들위오름은 고고한데 처한 숨은 오름이라 할 수 있지만 차라리 자연 그대로를 간직한 채 더 이상의 변화가 없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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