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물오름 (하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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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물오름 (하례리)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7.09.27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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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474.3m 비고:149m 둘레:2,224m 면적:273,067㎡ 형태:원추형

 

물오름 (하례리)

별칭: 수악(水岳)

위치: 남원읍 하례리 산 10번지

표고: 474.3m 비고:149m 둘레:2,224m 면적:273,067㎡ 형태:원추형 난이도:☆☆☆

 

 

물이 없는 화산체이면서 기슭의 송이를 빼앗겼지만 복구가 되고 전망이 좋은 오름.

 

수악교 남쪽에 위치한 오름으로서 명칭과 달리 물웅덩이가 없으며 산정화구호를 찾을 수가 없다. 5.16도로(제1횡단도로) 변에는 공교롭게도 물오름(수악)으로 부르는 화산체가 두 개이나 어느 곳도 물이 고여 있지는 않다. 고문헌에는 물과 관련한 내용들이 실려 있는데 과거에 산정 화구호가 있었으나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 파괴 작용이나 침식 등으로 인하여 변화가 이뤄진 것으로 추측할 수가 있다.

정확한 유래는 알 수가 없지만 입구에서 조금 들어가면 연중 물이 흐르는 곳이 있었다고도 전해지지만 지금은 그 흔적을 찾을 수가 없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현(縣) 서쪽 45리에 위치했으며 봉우리 위에 용추(龍秋)가 있는데 깊이를 헤아릴 수 없다. 가물 때에 기우제를 지내면 영험이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제주삼읍전도와 정의군지도 등에는 무수악(無水嶽)으로 표기를 하여 물어신(물없는)오름이라 기록되었고 이후 일제 강점기의 지도 등에는 수악(水嶽. 물오름)으로 표기되었는데 원래 무수악이던 것이 수악으로 변한 것임을 알 수가 있다.

무수악 북동쪽에는 유수악(有水嶽)으로 표기를 했던 화산체가 있는데 오늘날에 동수악으로 부르고 있으며 이 둘은 서로 비교가 되고 있다. 한라산 남쪽 자락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해송과 삼나무가 조림되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는데 정상부에는 산불 감시용 초소가 있고 이동통신사에서 만든 기지국이 있는 만큼 서귀포를 중심으로 남원읍까지 이어지는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서귀포와 그 앞바다뿐만 아니라 한라산의 능선과 몇몇 오름을 조망할 수가 있는데 날씨가 좋을 때 찾으면 오름 탐방 그 이상의 묘미를 느낄 수가 있다. 한편, 이 화산체 기슭의 일부는 과거 심하게 파헤쳐 졌다가 다시 복원이 되기도 하였다.

 

1960년대 5·16도로(제1횡단도로) 개설 공사 당시에 필요한 송이(스코리어)가 다량 채취되어 기층재로 사용되었는데 그 결과 오름의 원형이 크게 훼손되었으나 현재는 삼나무 등을 식재하여 복구되었다. 엄밀히 달하자면 복원이나 복구가 아니라 숲을 조성하여 분위기와 환경을 바꿨다고 할 수 있다.

5·16 도로에서 서쪽 오름 방향으로 비포장도로가 있어 오름에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이곳의 초입 지점은 한라산 둘레길(수악길)과 연계가 되고 있는데 건너편과 더불어 각각 돈내코 탐방안내소와 한남리 쓰레기 매립장으로 이어지는 중심지이다.

탐방로 입구에 정자와 함께 주차장이 있어서 저븐성이 좋으며 다른 큰 불편함은 없다.

 

-물오름 탐방기-

동부권 오름 사냥에 이어서 5,16도로를 이용한 귀가 중에 물오름을 찾았다. 5,16도로 서귀포 방향에서 올라가는 우측에 정자와 간이주차장이 있어 잠시 쉬어 가려다 내친김에 잠시 오르기로 한 것이다. 도로변 옆으로 자연림이 우거져 있고 비포장길이 나 있다.

삼나무를 사이에 두고 걷기 편하게 정비가 잘 되어 있고 진입로는 화산송이와 현무암석 알맹이들로 구성이 된 자연의 길이다. 햇살이 비치는 오후의 날씨이고 숲 안은 바람소리가 없어서 이내 구슬땀이 났지만 그윽한 숲 향기가 밀려오며 위로를 해줬다.

 

150m 가까운 비고(高)이지만 입구에서 정상까지의 난이도나 시간 등은 염려할 바가 못 된다. 화산체의 아래쪽에서 기록을 한 만큼 5.16도로변에서 출발을 할 경우 그만큼 높이나 거리 등이 줄어드는 셈이다. 전체적으로 경사가 심한 곳은 없으며 정상 부근에 도착을 할 즈음에 낮은 오르막이 있을 뿐이다

정상에 도착을 앞두고 산불감시용 초소와 이동통신 기지국이 보였다. 얼핏 봐도 이런 시설물이 있다면 전망이 용이한 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상 고온 현상과 해무 등으로 인하여 산행을 하거나 좋은 가시거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태이지만 그래도 정상인지라 열린 공간을 통하여 전망을 시작했다.

해안을 거친 마파람이 약하게 불어오면서 더러 시원함을 느끼게 해줬다. 서귀포 앞바다의 섶섬(숲섬)과 문섬에 이어 다른 방향으로 한라산 정상의 능선이 보였다. 날씨가 좋은 날 주변 도로를 지나다 다시 찾겠지만 경방 초소의 존재는 그만큼 전망이 좋다는 것을 알고도 남음이 있었다.

물오름은 절대 백(back) 코스를 이용하게 된다. 삼나무가 양쪽으로 늘어선 곳을 따라 돌아 나오는데 딱따구리의 절도 있는 외침과 다른 새들의 노랫소리가 어우러지면서 경쾌하게 들려왔다. 날씨가 좋은 날에 즉흥적으로 만나도 좋은 화산체이며, 한라산 둘레길 걷기를 전후한 시점에서 풍경 놀이를 위한 탐방도 어울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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