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픔 중에 가장 큰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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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픔 중에 가장 큰 아픔
  • 김용남
  • 승인 2013.11.2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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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남 제주보건소 주무관

김용남 제주보건소 주무관
아픔 중에 가장 큰 아픔은 무엇일까?
바로 아픈데도 아프다고 말 못하는 아픔이 아닐까?

1980년대 미국 프로농구(NBA)를 주름잡던 매직 존슨의 후천성면역결핍증(HIV/AIDS) 감염 소식은 미국을 충격에 빠뜨렸다. 지금도 물론이지만 당시로서는 후천성면역결핍증은 ‘20세기의 흑사병’으로 불릴 만큼 걸리면 무조건 죽는 병이라는 인식이 컸다. 여기에 “감염자와 악수만 해도 옮는다.”라는 등의 잘못된 소문과 편견으로 감염인 들은 감염 사실을 말도 못하고 그렇게 암환자 호스피스 병동을 부러워하며 쓸쓸히 생을 마감하였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953명(하루 2.6여명)의 감염인이 우리나라에서 새로 신고 되었고, 누적 감염인은 총7,788명에 이른다고 한다. 국내 감염인 중엔 30년 이상 생존한 감염인 존재하며, 매직 존슨 역시 현재 우리에게도 친숙한 미국 프로야구(MLB) LA 다저스의 구단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바로 눈부시게 발전한 치료법 때문이다. 일명 칵테일 요법으로 불리는 치료법은 후천성 면역 결핍증을 걸리면 죽는 급성 감염병이 아니라, 에이즈도 관리하면 사는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 감염병으로 바꿔놓았다.

발전된 연구의 결과로 인하여 인체면역결핍 바이러스(HIV)는 사람 몸 밖으로 나가면 바로 비활성화 되거나 사멸하며, 섭씨 71도의 열을 가하거나, 체액이 건조 되어도 사멸한다고 알게 되었다. 또한 염소에 특히 약해 염소가 포함된 수돗물만 닿아도 바로 감염력이 상실된다. HIV는 이처럼 아주 약한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포옹, 가벼운 키스 등의 신체 접촉이나 식사 등의 공동생활을 통해선 전파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후천성면역결핍증을 바라보는 시선은 아직도 80년대 미국 농구선수를 바라보는 그것에 머물러 있어 보인다. 오는 12월 1일은 제 26회 세계에이즈의 날이다. 이젠 후천성면역결핍증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버리고 만성 감염병이라는 올바른 인식이 우리 사회에 확대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보건소에서는 전담 상담인이 있어 개인정보 없이 무료로 에이즈 검사가 가능하니 백번의 검색보다 한번의 검사로 건강을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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