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 주교는 “지금 우리는 상상도 못한 폭력으로 갑자기 목숨을 잃은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하고, 유가족들의 슬픔을 나누고자 한다”며 “헌신적이고 열심히 하시던 분이 이런 일을 당하다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고인은 교회 울타리 안에서만 활동하신 것이 아니라 프란치스코 교종의 생태계와 환경을 지키라는 호소와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동네 클린하우스를 찾아다니며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를 청소하는 일까지 하셨다”고 소개했다.
강 주교는 “저는 오늘, 생전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영문도 모른채 무참히 살해된 이 분도 이 시대의 순교자라고 선언하고 싶다”면서 “그는 우리 시대의 과욕과 죄악 때문에 희생된 티없는 어린 양과 같은 제물로 주민께 봉헌되셨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제주도는 지난 여러해 동안 급격히 증가하는 방문객. 관광객으로 인해 자연과 사람들 모두 몸살을 앓고 있다. 인구가 다해봐야 60만 조금 넘는 이 작은 섬에 지난 한 해 동안만 서울시 인구 전체와 맞먹는 1200만의 타지인들이 와서 며칠씩 머물고 갔다”며 “자기집은 단칸방인데 동네사람 다 부르고 지나가는 길손들 다 불러온 결과가 오늘 제주의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벌써 여러해 전 부터 개발의 열병에 걸려 무제한 투자와 무차별 개발, 대규모 관광이 지상과제인 것처럼 정책을 펼쳐왔다. 정신 차리고 보니 제주의 깊숙한 속살이 벗겨지고 상처를 입고 있다. 자연도 사람도 난도질 당하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고 비판했다.
강 주교는 “죄 없고 티 없는 영혼의 소유자가 당한 죽음의 탓을 외국인들에게 돌리기보다는, 경제적 성장과 수익만을 분에 넘치게 추구한 자신들의 탐욕에 탓을 돌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