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60대여 피습...개발열병 부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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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60대여 피습...개발열병 부른 결과”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6.09.2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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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일 주교, ‘억울한 죽음 외국인에 돌리기 보다, 개발 탐욕의 탓 돌려야’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21일 제주시내 한 성당에서 중국인관광객에 의해 희생된 여성신자 고(故) 김 모 씨의 장례미사에서 “이번 사건은 제주도 개발열병 시대의 과욕이 부른 결과”라고 지적했다.

강우일 주교는 “지금 우리는 상상도 못한 폭력으로 갑자기 목숨을 잃은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하고, 유가족들의 슬픔을 나누고자 한다”며 “헌신적이고 열심히 하시던 분이 이런 일을 당하다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고인은 교회 울타리 안에서만 활동하신 것이 아니라 프란치스코 교종의 생태계와 환경을 지키라는 호소와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동네 클린하우스를 찾아다니며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를 청소하는 일까지 하셨다”고 소개했다.

강 주교는 “저는 오늘, 생전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영문도 모른채 무참히 살해된 이 분도 이 시대의 순교자라고 선언하고 싶다”면서 “그는 우리 시대의 과욕과 죄악 때문에 희생된 티없는 어린 양과 같은 제물로 주민께 봉헌되셨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제주도는 지난 여러해 동안 급격히 증가하는 방문객. 관광객으로 인해 자연과 사람들 모두 몸살을 앓고 있다. 인구가 다해봐야 60만 조금 넘는 이 작은 섬에 지난 한 해 동안만 서울시 인구 전체와 맞먹는 1200만의 타지인들이 와서 며칠씩 머물고 갔다”며 “자기집은 단칸방인데 동네사람 다 부르고 지나가는 길손들 다 불러온 결과가 오늘 제주의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벌써 여러해 전 부터 개발의 열병에 걸려 무제한 투자와 무차별 개발, 대규모 관광이 지상과제인 것처럼 정책을 펼쳐왔다. 정신 차리고 보니 제주의 깊숙한 속살이 벗겨지고 상처를 입고 있다. 자연도 사람도 난도질 당하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고 비판했다.

강 주교는 “죄 없고 티 없는 영혼의 소유자가 당한 죽음의 탓을 외국인들에게 돌리기보다는, 경제적 성장과 수익만을 분에 넘치게 추구한 자신들의 탐욕에 탓을 돌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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