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참 곱다.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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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참 곱다.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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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1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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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참 곱다. 그치?”  

 

 

               

 

 

가을아침, 단풍잎 곱게 떨어진 산책로에서 큰부리까마귀 두 마리가 총총거리며 장난을 치는 모습이 정겨워 보이더군요.

 

 

 

 

맑은 햇살이 들이치는 단풍나무숲의 풍경이 아름다웠습니다.

 

 

 

 

뒤에서 강하게 내리쬐는 광선이 나무의 뒷면을 무겁게 눌러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어도 울긋불긋해진 가을풍경은 더욱 인상적인 그림이 됩니다.

 

그래서 커다란 곰솔 그늘에서 까마귀들이 한가로이 노니는 모습이 아름다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곰솔 곁을 지나 단풍나무숲으로 들어서면 넓은 잔디밭이 펼쳐집니다.

그 가운데 팥배나무 한그루가 자신의 키보다 조금 더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지요.

 

 

 

 

빛을 등지고 홀로 서있는 팥배나무를 바라보니 단풍드는 나무 위로 달이 흰 점처럼 파란 하늘 가운데 찍혀있습니다.

평온한 풍경이지요?

 

 

 

 

단풍잎이 우수수 바닥으로 떨어진 광장의 한구석에는 잠시 쉬었다 가라고 나무의자가 놓여있는데 그곳에 앉아 각도를 달리하며 숲을 감상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의자에 앉아 단풍을 감상하다 때죽나무 두 그루가 수문장처럼 서있는 길 안쪽으로 들어서면,

 

 

 

 

형형색색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는 나무들 곁을 스쳐 지나며 또 다른 감상에 빠져들게 됩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곰솔이 군락진 곳과 단풍든 활엽수들이 서있는 갈림길 사이에서 잠시 고민에 빠지기도 하지요.

 

물론 시선이 닿는 곳이면 어디든 아름답습니다.

 

 

 

 

단풍나무숲을 빠져나오는 길목에서 아쉬운 마음에 뒤돌아보았더니 다정하게 거닐던 노부부가 빨간 단풍나무 앞에서 감탄사를 연발하며 쉽게 그 자리를 떠나려 하지 않더군요.

 

오래 매달려있지 않을 단풍을 생각하면 고운 빛을 감상할 수 있을 때 한껏 즐겨야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단풍은 단풍나무숲에만 든 것이 아닙니다.

 

 

 

 

우연찮게 중년부부의 뒤를 따라 걷다가 양치식물원 길목에 서있는 단풍나무 앞을 지나며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아내에게 나직하면서도 감성적인 목소리로 말을 건넵니다.

“참 곱다. 그치?”

아내는 대답대신 흐뭇한 표정으로 응대를 하였지요.

정다운 부부의 모습이 고운 풍경 안으로 녹아들었습니다.

 

(글 사진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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