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짙은 녹색 옹골찬 열매 그리고
나도밤나무 잎이 너풀거리는 숲 가장자리 하부에 무리지어 자란 진퍼리고사리들이 살랑거리는군요.
수분을 한껏 머금은 숲의 향기가 물씬 피어오르며 활력이 감돕니다.
점박이천남성이 어느덧 옹골진 열매를 매달고 있네요.
열매는 아직 녹색으로 반들거리지만 가을이면 빨갛게 익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하지만 그 유혹에 빠져들었다가는 큰 일 나는 식물이지요.
점박이천남성 잎 뒷면에는 매미의 탈피각이 매달려있습니다.
바람이 스쳐 지날 때마다 떨어질 듯 말 듯 곡예를 하네요.
그리고 그 위쪽 잎 위에서는 제주배꼽털달팽이가 느릿느릿 잎을 더듬으며 이동 중입니다.
달팽이가 재미있게 생겼지요?
나사모양의 층이 6. 5층으로 납작한 원뿔모양입니다.
패각은 옅은 황갈색으로 체층 둘레 가장자리에 예리한 각이 있고 그 끝에 가시 모양의 돌기가 있을 뿐만 아니라
전면에 많은 작은 각모상 돌기들이 많습니다.
점박이천남성 옆쪽으로 말나리가 슬쩍 고개를 내밀었는데 강렬한 빛깔로 떠나려는 발목을 잡아끌더군요.
말나리는 7월에 꽃을 피웁니다.
옆을 향해 피는 꽃은 황적색 바탕에 짙은 자갈색 반점을 지니고 있지요.
그리고 멀지 않은 곳 숲 바닥에서는 짙은 녹색 나도고사리삼이 길쭉한 포자낭수를 밀어올리고 있더군요.
주변에 짙은 녹색 잎을 가진 식물들과 섞이니 길게 솟아오른 포자낭수가 아니었으면 모르고 지나칠 뻔 했습니다.
점점 짙은 녹색으로 물들어가는 숲이 내뿜는 활기가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