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확장이 경제에 의미 가지는 시대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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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확장이 경제에 의미 가지는 시대 지났다”
  • 김태홍 기자
  • 승인 2018.08.2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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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지키는시민들, 김경학 의원과 면담 공개
 

최근 비자림로 확.포장공사로 삼나무를 무차별 벌목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들’(이하 ‘시민들’) 30여명은 26일 오후 5시 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공사 현장 지역구 의원인 김경학 의원과 2시간 30분간의 면담을 결과를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했다.

시민들에 따르면 김경학 의원은 모두 발언을 통해 “비자림로 확장사업으로 논란과 우려를 빚은 점 안타깝게 생각한다. 선출직 도의원으로서 입장 및 오해에 대한 팩트 확인은 말씀드릴 책임이 있다고 해서 이 자리에 왔다”며 “이미 2013년 비자림로 확장 공사에 대한 투융자 심사가 끝났고 2014년부터 차근 차근 예산이 편성됐다. 제2공항이 확정되기 전부터 이야기되던 사업을 제2공항과 연계시키지 마라. 그리고 2014년 내가 비자림로 확장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당시 나는 신규버스 노선 개설을 염두에 두고 평대에서 비자림으로 올라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한 선흘 주민은 “비자림로 확장 공사에 대해 들었지만 실재 상상하지 못했다. 나무가 베어진 현장을 보고야 현실을 체감했다”며 “시작은 제2공항과 연계 없이 시작했을 수도 있지만 지금에서는 연계를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도리 주민도 “2015년 제2공항 부지가 발표되기 전에 확정되었다하더라도, 지금은 제2공항 하겠다고 원 도정과 국토부가 의지를 가지는 상황에서 어차피 맞물려 들어갈 수 밖에 없다”며 “제주 청정 자연의 파괴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 대해 함께 고민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 의원은 “가치 지향의 문제로 생각한다면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답했다.

 

행원리 주민도 “환경파괴에 대해서는 분노하면서 개발을 찬성하는 것은 아이러니다. 도민들과의 충분한 공청회나 소통 없이 이렇게 진행되는 것에 화가 난다”며 “도의원이니까 도민들과 충분한 과정, 환경단체들과 토론의 과정이 있어야하지 않는가라고 묻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시 한 주민은 “최근 비자림로 관련 도시건설국 입장에서 분명 제2공항이 가시화되면 확장할 계획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현재 도의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이 도로는 성산과 구좌에서 강하게 염원해 온 것이고 지역의 요구와 제주의 가치를 지키는 것 중에 나는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며 “도의 해명은 부적절했다. 환경단체가 더 일찍 반대 입장을 내지 않은 것이 아쉽다. 매일 그 도로를 다니는 주민의 입장에서 교통사고의 위협을 항상 느낀다”고 답했다.

선흘 주민은 “제주도민 전체 심리상태가 오래전부터 개발에 대해 힘들어해왔다. 시민단체라고 해봤자 상시 감시하고 행동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 도민의 여론과 동떨어진 발언이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함덕 주민은 “넓히지 않더라도 다른 방법을 충분히 모색할 수 있었다. 비자림로를 계기로 해서 제주 도로정책에 대해 재고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은 “도로 정책 전반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기는 하다. 지금 뚫리고 있는 도로가 아주 많고 어마어마한 돈들이 들어가지만 어느 누구도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며 “도시 지역의 도로확장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고, 읍면지역의 불편함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다. 지역주민들은 자신들이 심은 쑥대낭 좀 밀어버리는 것을 크게 불편해하지 않는다. 인공조림한 삼나무가 어마어마하게 송당지역에 있다”고 말했다.

봉개 주민은 “내가 들어있는 단톡방에서는 제주도민들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막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비자림로는 제2공항과 연관되어 있고 공공재이다. 4대강 반대할 때도 해당 주민들의 숙원이라는 이야기가 강했다”며 “공공재이고 보존할 가치보다는 항상 그런 것들이 우선시 되었다. 삼나무든 무슨 나무든 나무는 그 자체로 똑같은 가치가 있다. 정치인이 큰 차원에서 지역민들에게 간담회를 하고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치인으로서 어떤 책임을 느끼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 의원은 “다른 나무를 심더라도 지금보다 더 멋진 경관을 만들 수 있지 않은가? 어차피 도로는 확장하는 것이고 그걸 넓혔다고 해서 숲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라고 답했다.

 

이에 예례동 주민은 “도로확장이 경제에 의미를 가지는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soc 사업이 경제성장에 도움을 준다는 사고는 이제 유효하지 않다”며 “정치인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가는 중요한 점이다. 농수산물 유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도로를 확장하겠다는 해명자료를 보고 비자림로 확장 공사에 들어갈 돈을 유통구조 개혁에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일도동 한 주민도 ‘생태도로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느냐“ 물었고 김 의원은 ”아직 원지사로부터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신촌 주민은 “제2공항 막으려는 많은 사람들이 이 싸움에도 함께 하고 있다. 제주도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인 도의회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 제발 제주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함께 해 달라. 송당 주민들을 설득하고 이 싸움에 함께 해달라고 사정한다”고 호소했다.

관광객인데 우연히 참여했다고 밝힌 한 시민은 “제주가 개발되면 발전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제주의 정치인들이 제주의 경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정주민은 “비자림로는 송당 주민만의 것도 아니고 우리 모두의 것, 공공재 커먼즈로서의 가치가 존재한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그 길의 파괴가 가져올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태초에 있었던 곶자왈마저도 사라져버렸는데, 그것은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인간의 손으로 살릴 수 없는 것을 제주는 너무 많이 파괴했다. 이제 제주의 가치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귀포시 주민은 “개발주의 팽창주의 접근법을 중단했으면 좋겠다. 갓길 주차나 주차 등 찾을 수 있는 방법을 다 찾아봐야 한다. 주민들에게 좀 불편한 이야기를 해주셔야 한다. 국민 여론을 의식해서 우리가 전향적인 방법을 찾아보자고 이야기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고은영 제주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경관이 가지고 있는 가치에 대해 무시하는 우리들의 오늘. 반대하지 않으면 진행하는 사업 결정과정의 폐쇄성을 보고 지역 정치는 왜 존재하는가? 고민하게 된다”며 “제주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할 시점에 왔다. 비자림로를 시작으로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이야기할 때가 왔음을 알아주길 바란다. 과연 생태도로가 무엇인지? 조경전문가와 생태전문가를 불러놓고 하지 말고 폭넓은 시민들의 의견 참여과정을 마련해 달라. 중재의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김 의원은 “과거에는 마을이 투자유치에 목말라 했지만 수년전부터는 마을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변화를 더 이상 바라지 않는 흐름이 만들어지기는 했다”며 “도로 확장이 개발이고 사람이 많이 몰려오는 일이라고 등식화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것은 해소해주는 것이고 그 나머지 개발에 대한 규제는 그대로 해나갈 수 있다고 본다. 삼나무 숲에 대한 부분은 인식차가 마을 주민과 시민 사이에 너무 크다”고 답했다.

면담을 마친 ‘시민들’은 “비자림로와 제주 미래, 생태도로에 대한 찬반의 다양한 의견들이 충돌하는 공론화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이에 김 의원은 “집행부에게 반대 의견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라고 제안할 수는 있지만 의회차원에서는 이미 예산 심의도 다 마치고 결정한 일이어서 거슬러 올라가 공론화 자리를 마련하기는 어렵다. 제2공항과의 연계성을 떼어놓고 보면 다른 방향을 모색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에 한 시민은 “의회에서 결정되고 집행될 예산을 재고해서 다시 토론해달라는 요청이다. 다 결정된 사안이기 때문에 의회가 할 일이 없다고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고 면담은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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